본문듣기

검찰 내부게시판에 '윤석열 물러나라' 글 올라와

4급 수사서기관, 장모·배우자 의혹 및 조 전 장관 수사 거론하며 이프로스에 글 게시

등록 2020.04.07 17:18수정 2020.04.07 17:23
43
원고료로 응원
a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검찰 공무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배우자와 관련된 의혹,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 최근 불거진 '검언유착' 논란 등을 거론하며 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이프로스(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7일 오후 글을 올린 수원지검 소속의 수사서기관(4급)은 "총장님이 받는 의심은 다른 직원들이 받는 의심과는 차원이 다르다"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총장님과 총장님 가족 분들이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조직과 총장님이 사랑하시는 일부 후배 검사님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또 총장님의 가족을 위해서 그만 직에서 물러나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그동안 단일 사건으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그 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수사하고, 그 많은 압수수색과 언론플레이..."를 거론하며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암시하는 내용을 글에 담았다. 그러면서 "(정부가) 수사를 방해한다는 프레임을 내세우면서 (검찰) 인사를 못하도록 언론과 합작해 공작을 했다"라며 "그게 혹시 사실이라면 '그동안 총장님이 하신 수사들은 모두 그런 방식으로 했나'라는 생각까지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언론과 사람들은 '제보자가 과거 어떤 사람이니까' 하면서 비난하는 것을 봤다"라며 최근 채널A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검언유착 논란을 지적하는 듯한 내용도 글에 담았다. 그는 "(MBC에 이 사안을 제보한) 제보자가 어떤 사람이든 우리는 당연히 (검언유착 논란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이 나쁜 것이지 왜 제보자를 비난하는지 모르겠다. 혹시 제보자에게 잘못이 있다면 그건 별개로 확인해 처벌하면 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웅 전 부장검사를 비판하는 듯한 내용도 글에 담겼다. 글쓴이는 "엊그제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던 그는 지금 무엇을 하시는지요"라며 "(그에게) 공감을 표시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왜 모두들 조용하신지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저는 개인적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님을 존경한다. 함께 근무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중략) 장관님과 상사를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우리 조직을 위해 자신을 버리셨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데 지금 총장님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님이나 국회를 무시하는 것 같고 장관님을 무시하시는 것 같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조직의 수장이시라면 적어도 새로운 법안들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단점이 보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장관님과 대통령님, 그리고 국회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수사권조정 등에 반발한 검찰을 지적하기도 했다.

글 말미에 글쓴이는 "제가 아는 검찰은 군대가 아닌 그냥 일반 행정부에 속하는 공무원 조직의 하나이다"라며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00(우병우 지칭-기자 주) 사단, 윤석열 사단이라고 하는 기사들이 올라온다. 이건 공조직이 사조직화 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임은정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이 글에 단 댓글을 통해 "녹취록 상의 채널A 기자 발언에 따르면 선거개입의 심각한 범죄여서 신속하게 수사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은지, 총장님의 최측근은 <한겨레> 기자 등을 고소한 총장님처럼 왜 고소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긴 했다"라며 "고위 공무원의 공무상 기밀 누설,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부작위는 사실 인정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이는 "자유게시판에 글을 자유롭게 쓰는 것은 어떨지 모르나 조직의 수장에 대해 거리낌없이 글을 올리는 것은 왠지 씁쓸하게 느껴진다"라며 "무슨 까닭일까. 지금 선거철이고 공무원은 선거중립 의무가 있는데 어느 분위기에 편승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댓글4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AD

AD

인기기사

  1. 1 "상중에 가릴 게 있고!" 기자에 버럭한 이해찬
  2. 2 '박원순 저격수'였던 강용석 행보가 우려스러운 이유
  3. 3 박 시장 자필 유언장 "모든 분께 죄송하다... 모두 안녕"
  4. 4 "빌어먹을 S코리아, 손정우 보내라" 미국민들 이유있는 분노
  5. 5 박원순 장례 '서울특별시장 반대' 국민청원 등장... 5시간만에 7만 넘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