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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15총선709화

벽보 찢고, 돌 던지고... '여성혐오' 반복되는 선거판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 벽보 훼손, 돌 맞은 여성의당 자원봉사자... "경찰·선관위 뭐하나"

등록 2020.04.08 11:52수정 2020.04.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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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페미니스트’ 슬로건을 건 여성 국회의원 후보 기본소득당 신민주 후보(서울 은평을)가 붙인 벽보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여성 혐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 신민주 페이스북 화면갈무리

  
"누군가 칼로 (사진 속) 제 얼굴을 여러 차례 그어 벽보를 훼손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다른 남자 후보자들의 벽보는 멀쩡하게 붙어있었습니다. 저는 은평을 지역구에 출마한 유일한 여성이자 20대, 페미니스트입니다. 어제는 많은 시민분들의 응원 속에 선거운동을 진행했지만, 오늘은 여성혐오적인 세상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신민주 기본소득당 서울 은평을 후보가 7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글이다.

'당신의 페미니스트'라는 슬로건을 내건 여성 국회의원 후보가 붙인 선거벽보가 찢기는 등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여성 혐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민주 후보는 글과 함께 훼손된 벽보 사진을 페이스북·트위터 등에 올리며 "현재 훼손된 벽보는 경찰이 수거해간 상황이다, (특히) CCTV가 없는 골목의 벽보만 훼손된 것으로 볼 때 다분히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도 지치지 않고 여성혐오적인 세상 속에 열심히 싸워보겠다, 여러분들도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여성 후보자 벽보 훼손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당시 신지예 녹색당 후보의 벽보와 펼침막을 담뱃불로 태우거나 커터칼로 찢는 등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범인을 검거한 바 있다. 신 후보 또한 당시 '페미니스트' 슬로건을 걸고 성폭력·성차별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시 검거된 30대 남성 A씨는 "여권이 신장되면 남성 취업이 어려워질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여성의당 선거유세 중 돌 맞기도... 여성연합 "선관위·경찰, 제대로 대응해야"

'여성'이라는 이유로 돌멩이를 맞은 경우도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와 여성의당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 홍대입구역 9번 출구 근처에서 이지원 여성의당 비례대표 후보 선거 유세를 돕던 당원 A씨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으로부터 돌멩이를 맞았다. 돌을 던진 남성은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되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현장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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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당 후보 유세 중 당원이 돌에 맞기도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를 두고 ‘여성혐오 범죄’란 지적이 나온다. ⓒ 트위터

  
'여성혐오 범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련해 "여성 후보들과 봉사자를 상대로 한, 위협을 실행에 옮긴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라며 "경찰이 이를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하지 않으면 결국 더 큰 위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걸 막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성명을 냈다. 이들은 지난 3일 '여성의당 후보 선거운동에 대한 폭력,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공직 선거 후보자에 대한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범죄"라며 "여성 후보자들은 남성이 독점한 정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이유만으로 선거 벽보가 훼손되고 온라인 협박에 시달리고 물리적 폭력에 노출돼왔다, 이는 차별과 혐오에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여성의당 #신민주 #여성혐오 #성차별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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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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