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을 '학교 급식'이라 부르지 못하게 된 사연

[주장] 교육청의 혼란이 학생과 교직원을 감염병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등록 2020.04.09 14:17수정 2020.04.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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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육청에서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을 인정하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학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긴급 돌봄에 참여하는 학생과 교직원뿐 아니라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도 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 했다. 하지만 공문에서 말하는 급식은 학교급식법에서 정하는 학교급식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교육청에 이어 7일 세종교육청도 교직원만의 급식을 인정하면서도 학교 급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급식 아닌 급식 세종시교육청 공문 제보자 제공 사진 ⓒ 권정훈

 
첫째는 '학교급식은 학교 또는 학급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고 정의한 학교급식법 2조와 4조를 피하기 위해서다. 학교급식법 위반은 피했어도 학교급식법 시행령 위반까지 피하지 못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경북지부 유미경 영양교육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학교급식법 시행령의 영양교사 직무는 학교급식이다. 돌봄급식과 교직원 급식은 학교급식이 아닌데도 일부 교육청이 영양(교)사에게 급식을 하라고 부당지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학교급식일 경우에 학교급식법, 학교급식법 시행령,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시도교육청 학교급식기본방향의 많은 내용을 모두 지켜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다.

학교급식이 아니라고 해서 학교급식 관련 법규 위반 논란은 피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학생과 교직원의 감염병 위험 노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학교급식 관련 규정은 학생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영양기준부터 시설기준까지 복잡하고 섬세하게 정하고 있다. 특히 학생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급식종사자들은 6개월에 한 번찍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2월 교육부는 코로나19 업무로 인해 전국 보건소의 건강진단 업무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의무적 건강검진을 유예했다. 유효기간이 끝났지만 건강진단을 받지 못하는 급식종사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이유다.

이대로 학교 급식이 진행되면 학생과 교직원은 감염병 전염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대한영양사협회가 3월 27일 보낸 학교급식종사자 건강진단 유예 알림 ⓒ 대한영양사협회

 
이런 이유로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뿐만 아니라 긴급돌봄 급식 시행도 어렵다는 목소리가 학교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급식종사자의 건강검진 없이 급식을 시행할 경우 학생과 교직원이 감염병 사고 위험에 노출되며 식품위생법과 학교급식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경북교육노동조합연석회의도 9일 "일부 학교에서 시도하는 집단급식은 식중독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고 보상체계도 불분명하므로 도교육청이 행정지도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교육청이 섣부르게 급식 허용 공문을 보내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인 현실에서 학교급식 법규 위반 논란과 학교 혼란을 부추기고 학생과 교직원을 감염병 전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학교현장 노동자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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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북 경산진량초 행정실에 근무하고 있으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이며 경북교육연대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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