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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첫날 자중지란... 막말에 무너지는 통합당

차명진 '제명' 대신 '탈당 권유'에 수도권 동요... "이런 식인데 어찌 숨은 보수표 바라나"

등록 2020.04.10 19:31수정 2020.04.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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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막말' 윤리위 소명 마친 차명진 후보 '세월호 막말'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사전투표 첫날, 미래통합당의 대오가 흔들리고 있다. 차명진 후보의 '막말'을 옹호하는 강경보수와 비판하는 중도보수가 갈렸기 때문.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는 지난 6일 녹화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성관계를 뜻하는 은어) 사건이라고 아시나?"라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하며 또 다시 '세월호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기사: 차명진 '세월호 망언' 또 터졌다... 통합당 "제명")

그러자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대노하며 차 후보의 '제명'을 공언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관련 기사: 차명진 막말에 고개 숙인 김종인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정당 소속 지역구 후보가 제명될 경우,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 자격도 상실된다. 황교안 대표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사과했다. (관련 기사: 황교안, 차명진 '또' 막말에 직접 사과 "매우 부적절하고 그릇된 인식")

그러나 정작 차명진 후보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10일 오전, 차 후보는 통합당 윤리위원회에 출석한 뒤 기자들 앞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그치지 않는 차명진 막말 "세월호 우상화 막으려 ○○○ 사건 폭로") 차 후보의 소명을 들은 당 윤리위원회 역시 '제명'이 아니라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다. (관련 기사: 통합당, 차명진에 '제명' 대신 '탈당권유'... 태극기가 김종인보다 쎘나)

엇갈리는 내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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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역 부근에서 동작구갑 장진영 후보 지원유세를 하기 위해 유세차량에 올라 안경을 바로 쓰고 있다. ⓒ 권우성

 
"선거가 참 어렵게 됐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통합당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쉽지 않은 선거인데, 더 어렵게 됐다"고 한탄했다. 해당 관계자는 "보수에게 중요한 가치가 '품격' 아니겠느냐"면서 "저렇게 일반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당에서 놔두면, 어떻게 유권자에게 통합당을 찍어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차 후보의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당에서는 잡음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당장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윤리위 결정이 한심하다"라며 "그 사람(차명진 후보)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역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같은 날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리위는 윤리위대로 독자적인 권한이 있어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라며 "좀 더 숙의하고 관계 등을 살펴 상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같이 협의해보도록 하겠다"라며 사실상 차 후보가 선거를 뛸 수 있는 시간을 준 셈이다.

통합당 내 주요 스피커의 메시지가 엇갈린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걸까? 일각에서는 당의 이번 결정을 강성 보수 지지자들의 비례 투표를 의식한 결과로 해석한다. 우리공화당, 친박신당, 기독자유통일당, 한국경제당 등 군소 우파 정당이 난립하는 가운데, 자칫 차명진 후보에 대한 중징계가 강경보수의 표심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당장 기독자유통일당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비판하며 '제명 철회'를 요구했다. 기독자유통일당에서 활동 중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차명진 후보의 발언을 옹호했다. 통합당 탈당 후 한국경제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은재 의원도 해당 이슈에 숟가락을 얹었다. 심지어 통합당 내 일부 당직자도 공개적으로 차 후보의 제명 결정에 반발하는 의견을 SNS 등을 통해 표출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다른 수도권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결국 '아스팔트 우파'에게 중앙당이 굴복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온다"면서 "유권자들을 뵐 면목이 없다, 비례 투표 몇 표 얻겠다고 수도권 지역구 후보를 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대로는 (여당 우세인) 여론조사 결과 그대로 투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당에서 메시지가 나가는데 어떻게 숨은 보수표가 투표장에 나오겠나"라고 하소연했다.

"통합당에 투표할 동력 떨어트리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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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구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이희훈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연구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윤리위의 이번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이어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투표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조차도, 통합당에 투표할 동력을 떨어트리는 행위"라고 짚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역시 "일련의 막말 사태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득표에 오히려 1~2%p가량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우세'라는 대세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당사자인 차명진 후보는 "윤리위원회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라며 "통합당 후보로 선거 완주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차 후보는 "제가 선거에서 이기면 당도 저를 못 쫓아낼 것"이라며 "자유우파 국민, 부천소사 유권자께서 차명진을 살려 주시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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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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