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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르다"... 외신이 주목한 정은경의 4가지 방역철학

정 본부장이 밝히는 외국과의 차이점... "발생자 수 줄었지만 대폭발 경계해야"

등록 2020.04.10 20:48수정 2020.04.1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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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가 고위험 집단시설 종사자와 간병인 등 1431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 음성’으로 나타났다 ⓒ 아산시

 
최근 일부에서 '대폭발 전조' '2차 파도가 온다' 등의 경고음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번 주 신규 확진자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우리나라는 최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고 있지만 국경봉쇄와 통행금지를 비롯해 식당과 카페, 학원 등에 대해서도 완전 봉쇄정책을 펴는 나라와 달리 신규 확진환자가 줄고 있다. 그들과 우리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에게 물었다.

[차이점 ①] 50명, 5%

우선 방역당국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하면서 목표치를 하루 50명 이하의 신규 환자 발생, 감염경로 알 수 없는 '깜깜이 전파' 5% 이내라는 두 개의 수치를 제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첫날인 지난 6일 신규 확진자는 목표수치 이내로 떨어졌다. 47명이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검사자 수가 평일보다 적었기 때문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7일에도 47명이었다. 8일에는 53명으로 목표치를 살짝 넘기는 했지만 9일에는 다시 39명으로 떨어졌다. 10일엔 27명이 됐다.

방역당국이 제시했던 신규환자 발생 목표치를 거의 5일째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깜깜이 감염은 어떨까?

정은경 본부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환자 1118명 중에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아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례는 40명으로 전체 3.6% 정도에 해당한다"며 "이 부분은 감염경로나 다른 역학적인 연결고리를 계속 조사하고 있기에 수치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폭발적인 확진 사태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최근 코로나19를 관리 가능한 수치로 묶어두는 데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경봉쇄와 통행금지 등의 강력한 봉쇄조치들을 취하는 유럽과 일부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현재까지 코로나19를 관리할 수 있었을까?

[차이점 ②] RO값 5의 위험성

정은경 본부장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질문에 답하면서 또 다른 수치를 제시했다. 'RO값 5'이다. 기초감염재생산지수(RO)는 한 명의 감염자가 몇 사람을 전염시킬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최근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의 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5.7이라고 발표했다. 사스 3, 메르스 4보다 높다.

정 본부장은 "아주 경증일 때 환자들이 느끼기도 어려울 정도의 경미한 초기증상 또는 무증상시기의 전염력이 상당히 높고 RO 값을 5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노출되면 발병률이 30%, 40% 이렇게 감염이 될 수가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환자 수가 적더라도 환자들이 어떤 환경에 노출이 돼서 어떤 집단발병을 일으키느냐에 따라서 전파의 규모가 굉장히 급격하게 그렇게 커질 수 있고 2차, 3차 전파를 통해서 대규모 유행으로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는 그런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환자수가 적더라도 절대 안심할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방심하지 않았다는 점이 외국과 달랐다.

[차이점 ③] 시기

코로나19 발생 초기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은 연일 '중국 봉쇄'를 외쳐댔다.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를 막는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이에 따르지 않았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검역을 강화하는 기조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주목했던 것은 봉쇄의 강도보다 봉쇄의 시기였다.

정 본부장은 "유럽은 저희보다는 굉장히 강력한 봉쇄정책을 펴고 있지만 봉쇄정책을 시작하는 시기가 조금 늦었다"면서 "지역사회에 감염이 굉장히 많이 전파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통제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봉쇄만으로 감염자를 다 없앨 수는 없다"라면서 "봉쇄는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해서 전파를 차단하는 것인데, 이미 감염자들은 발병하고 있고, 그중에는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 방역당국은 국경을 봉쇄하거나 통행금지 등의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검역 강화의 시기가 외국보다 빨랐다. 방역당국은 해외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서히 검역 강도를 높여왔고, 최근 모든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14일 지침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국경 봉쇄에 준할 정도의 입국자 수 감소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또 통행금지 등 강력한 내부 봉쇄조치를 취하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찍부터 시행하면서 집단 전파의 고리를 차단해왔다. 지난 2월 18일 31번째 환자가 발생하면서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신천지 사례가 폭발했지만 10일 0시 기준으로 대구 지역 신규 확진자는 '0명'이었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는 조금 더 일찍부터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격리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서 "다른 나라가 취한 강력한 봉쇄정책까지는 펴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를 해주시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이점 ④] 빠른 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

정 본부장이 마지막으로 꼽은 외국과의 다른 점은 빠르고 광범위한 검사이다.

정 본부장은 "강력한 검사와 사례추적, 격리정책을 통해서 우리는 (코로나19를) 통제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검사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과 이탈리아가 무서운 속도로 검사를 하고 있어서 우리보다 규모는 많지만, 시기가 많이 늦었다. 이는 '깜깜이 감염' 수치로 드러난다. 유럽과 미국의 경우는 역학조사가 무의미할 정도로 지역사회 전파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방역당국은 국내 1만450명의 확진자 중 81.8%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역학조사를 통해 8552명이 집단 발병으로 인해 감염됐다고 확인한 것이다. 전술했듯이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는 3.6%정도였다. 그럼에도 정확하고 철저한 역학조사를 위한 방역당국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도 "기존에는 개별적으로 휴대폰에 대한 위치추적이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하려고 담당부서별로 정보를 요청드린 뒤 이런 자료를 취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면서 "지난 3월 26일부터는 국토부가 지원한 역학조사지원시스템을 구축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변수는 시간이다. 세계가 우리나라의 성공적 방어를 추켜세우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계속해서 경증-무증상 전파 속도보다 더 앞서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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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왼쪽)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4.7 ⓒ 연합뉴스

 
[경계] "언제든 대폭발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정 본부장은 경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다잡고 있다. 조용한 전파 때문이다.

"신규 발생자 수가 줄어들어도 저희가 방역당국이 안심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일부의 환자들, 조용한 전파라고 말씀드렸는데 무증상, 경증 감염자들이 지역사회에 쌓이면 어느 순간 대폭발이라고 얘기하는 유행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폭발력을 가지고 있기에 계속 예의주시하고, 지금까지 했던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정 본부장에게 두 가지 추가 질문을 던졌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이 정 본부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 것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코로나19를 대응하고 있는 것은 저희 방역대책본부만의 일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과 정부, 지자체의 총체적 위기대응 역량과 사회적 연대 때문이라고 밝혔다.

"위기단계를 심각단계로 격상하면서 총리님 주재 하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구성돼서 여러 부처, 특히 복지부, 행안부가 중심이 돼서 적극 참여하고 있고 각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중략) 또 보건의료인들과 사회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참여, 이런 민관의 협력 또는 사회적인 연대를 통해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관계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것은 국가, 정부와 지자체의 위기 대응 역량의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역 당국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정 본부장의 방역 철학에 대해 물었다.

그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면서도 "항상 과학적인 근거와 전문성, 엄밀성을 기반으로 감염병 관리를 하는 게 저희 기관의 철학이고 존재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과학적인 감염병 관리 철학을 가지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겸손한 자세로 일하는 방역 수장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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