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연재코로나192182화

"아베가 총리인 것 자체가 일본의 위기상황"

코로나19 일본은 지금... PCR검사 98% 거부당한다? 조금 과장된 주장

등록 2020.04.13 14:27수정 2020.04.13 14:32
1
원고료로 응원

신주쿠 광장 신주쿠 구코마극장 앞의 광장 ⓒ Kwangchul Joung

"아베 총리, 당신이 총리로 있는 것 자체가 일본의 위기상황이다."

12일 일요일 아침에 방영되고 있는 TBS선데이모닝에 오랜만에 코멘테이터로 나온사카다 마코토상이 한 말이다.

정곡을 찌른 말이라고 생각한다. 한 달 전 한국이 코로나19로 위기 상황이었을 때 매일같이 일본의 종편에서는 한국의 심각한 상황을 보도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기준이 되고 있는 한국의 성공사례에 대해서 보도를 하고 있는 종편은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 현재 일본에서 그나마 제대로 보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3개 정도라고 생각한다.

우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8시에 방영되고 있는 모닝그쇼,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30분에 방영되는 TBS보도특집, 그리고 위에서 소개한 TBS선데이모닝 정도다.

개인적으로 모닝그쇼의 제작PD와는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고, TBS보도특집의 카네히라상은 대학원에서 저널리즘 지도를 받았던 관계로 꼭 체크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20년을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 가장 많이 변화한 것으로 느끼는 점은 일본의 저널리즘의 붕괴라고 생각한다. 20년 동안 일본을 대표하는 논객이나 지식인이 안타깝게도 많이 사망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정부를 비판하는 저널리스트들은 종편에서 사라졌다. 얼마전의 한국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언론계, 교육계, 연예계 등 정부를 피판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대중매체에서 조금씩 조금씩 사라졌다.

아베 정부를 비판하는 대표적인 인터넷 미디어로 리테라를 뽑을 수 있는데, 발간인은 알 수 있지만 활동하고 있는기자명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 내에서 일본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은 쉽지 않다.


리테라의 최근 기사에 의하면, 내각부가 2020년도 예산안에 '국제홍보 강화'라는 명목으로 36억 5600만 엔을 편성한 것으로 나왔다. 여기서 국제홍보란 아베 총리가 사령탑으로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를 기반한 정보발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후생성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콜센터와 홍보를 위해 35억 엔, 그리고 내각에서 정확한 정보관리를 위한 명목으로 4억 2400만 엔을 계상했다.

100억 엔 이상의 예산이 현 정부를 방어하기 위한 정보조작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내각부 이하 모든 관계부처가 아베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듯이 촌탁(사전적 의미로는 남의 마음을 미루어서 헤아림, 지시가 없어도 윗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행동함을 가리킴)을 한다고 비판을 했다.

아베 정부의 정치를 대표하는 말 '촌탁(忖度)'

촌탁, 데이터 삭제, 데이터 변경, 데이터 부재 ,성희롱 등... 아베 정권이 들어서고 난 뒤에 많은 관료들의 부정 비리가 폭로되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학스캔들을 폭로했던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을 2019년 말에 필자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한때 관료의 최고 직위에 있었지만 비리를 폭로하고 옷을 벗은 그에게 "왜 이렇게 아베 정부에 들어와서 관료들의 부정 부패가 많아 졌나"라고 질문을 했다.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 ⓒ Kwangchul Joung

그는 아베 정부가 장악한 내각인사국에서 고위 관료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 지켜왔던 관료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눈치만 보는 관료들이 고위직에 발탁되었고 데이터 위조같은 문제는 정부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촌탁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응을 보면, 일본 전 국민에 한 세대당 천마스크 2장을 지급하는 데 466억 엔을 쓴다고 발표했다. 거의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말을 하지만, 이것이 지금의 일본 정부와 관료의 관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일로 보면 된다. 관료가 촌탁을 하고 아베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으며 정부는 그 관료의 보고를 통해 현안을 바라보고 있기에 현실이 보이지 않는 상황. 이것이 지금의 일본 정부조직이다.

일본의 PCR 검사가 98% 거부당한다?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수는 매일같이 늘고 있다.

도쿄도는 10일 189명이 감염되었고, 77%에 달하는147명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고 발표했다. 매일같이 늘어나고 있는 일본 코로나19 감염자수의 70~80%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는 것은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상담건수와 PCR검사실시건수' 자료가 얼마전에 후생노동성의 홈페이지에 공개되었다. 자료에 의하면, 도쿄의 경우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4만 1105건의 상담자중 의사의 진단을 받은 수가 1727명이고, 그중에 PCR검사 실시수는 964건이다.

한국 언론에서 나온 '일본의 PCR검사가 98% 거부당한다'라는 주장은 아마도 이 자료를 가지고 말한 것 같다. 하지만, 상담자 중에는 단순하게 걱정이 되어 문의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검사에 대한 방법을 확인하러 전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니 상담을 한 전원이 발열이나 증상을 호소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일본의 PCR검사가 98% 거부당한다'라는 것은 조금 과장된 주장이라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검사수는 부족하다. 아베 총리가 검사수를 1일 2만 건으로 늘린다고 했지만, 4월 8일의 검사수는 5597건이다. 3월 18일 NHK의 보도에 의하면, 의사가 진단을 한 뒤에 보건소에 PCR검사 의뢰를 했지만 거부를 당한 것이 290건이 있었다고 일본 의사회에서 밝혔다고 했다. 일본 정부도 PCR검사가 각 지방자치에서 적절히 실시되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4월 3일 발표했다. 잘못된 기준과 컨트롤 타워의 부족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 되었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와 지자체장들의 갈등도 시작이 되었다.

4월 7일 아베 신조 총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긴급사태선언을 발표하였다. 지금의 일본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감염자수가 2주 뒤에는 만 명, 한 달 뒤에는 8만 명을 넘을지도 모른다고 위기감을 표명했다. 그러므로 일본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요청하며, 세계 최대급의 경제대책으로 108조 엔을 지출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대대적으로 밝힌 108조 엔에는 세금 및 사회보험료 1년 납부 유예 금액까지 포함되어 있다. 일본 중앙정부 예산으로 집행하는 재정지출만 보면 39조 엔이고, 정부의 협조에 동참하는 가게들의 경제적 손실에 대해서는 보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내용없는 긴급경제대책 발표라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 지자체장들이 정부와 다른 움직임을 나타냈다. 먼저, 도쿄도는 11일부터 영업중지대상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가게나 기업에게는 협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도쿄는 재정상황이 좋아 자체적으로도 해결할 수 있으니 중앙정부의 만류를 무릅쓰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도쿄도와 근접한 카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도 12일에 기자회견을 통해 도쿄도와 같은 방안을 취할 것이고 예산이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표명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임시적인 영업정지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매일 감염자수 불어가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해지고 지금 동참을 하지 않으면 손님들의 피해도 크다고 판단을 했기 떄문이다. 하지만 쉬는 동안에 발생하는 모든 인건비, 세금, 임대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처음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 일본을 떠나 타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인 친구들의 SNS를 보면 내가 세월호 사태를 보면서 느꼈던 그런 감정들이 있는 것 같다. 일본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의도치 않게 코로나19 대책은 그 정부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일본 #관료 #아베정부 #저널리즘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부산출신. 군복무,대학졸업후2000년 부터 동경에 거주. 일본건축회사의 개발부, 부동산 컨설팅영업직 경험. 2009년 현재의 사진스튜디오 회사를 설립. 사진가.취미는 복싱. 와세다대학원 정치학과 졸업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