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그린란드 순록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겠는가

[디카시로 여는 세상 시즌3 - 고향에 사는 즐거움 55] 조혜경 디카시 '그린란드로 가자했다'

등록 2020.04.13 09:39수정 2020.04.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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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경 ⓒ 이상옥

    
순록의 뿔, 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이 있는 곳으로
하지만
천 개의 하늘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별은 하늘색
- 조혜경의 디카시 '그린란드로 가자했다'
 
이 아름다운 지구별은 인간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는 공간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 앞에서 다시 한번 생태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인류의 문명사적 대전환을 요구받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국면이다.

코로나19 같은 역병이나 자연 재해는 생태 질서의 교란과 파괴로 생태적 다양성을 잃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북아시아 해수면의 수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도 경제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개발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일본, 중국이라는 경제대국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그 주범의 하나이다.

오늘 소개하는 '그린란드로 가자했다'는 생태 환경 디카시이다. 교의적인 메시지를 직접 드러내는 고발 환경 디카시가 아니고 아주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표현한 텍스트성이 짙은 작품이다. 이 디카시의 구도의 웅장함 또한 경이롭다.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육지가 그만큼 사라지는 현상도 지구 온난화의 폐해로, 동북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 문제이다. 그린란드 순록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생존 터전을 잃고 있다. 그린란드 순록은 매년 겨울에는 해안가에서 이끼를 먹고, 봄과 여름이 되면 다시 내륙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자라는 북극식물을 먹고 번식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서 생태계 파괴로 순록이 주기에 따라 북극내륙에 돌아올 무렵엔 딱딱한 식물만 납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순록 또한 디아스포라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디카시의 영상은 먹이를 찾아 떠난 디아스포라 순록들이 고향 그린란드로 향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순록의 뿔의 환유로 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순록떼의 장관을 보인다. 이 대목이 정말 놀랍다. 얼마나 웅장한 스케일인가. 그러나 이 디카시에서는 천개의 하늘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언술함으로써 엉컬어진 하늘, 바로 생태 환경 파괴를 표상하고 있다. 그래서 디아스포라 순록의 하늘은 이별을 상징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pandemic)으로 다시 한번 생태 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인용한 디카시 '그린란드로 가자했다'는 생태 환경 문제를 정면으로 다른 것이다. 터전을 잃은 순록을 형상화하고 있지만, 이것이 어찌 그린란드 순록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겠는가. 문명사적 대전환의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세계의 패권국이라는 미국이 제일 아프게 지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덧붙이는 글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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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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