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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투표함 열어보니 질병관리본부는 여당 찍었다?

지방 이전 공공기관 위치한 동네 유권자들 원주민과 다른 '투표 성향' 나타내

등록 2020.04.17 18:17수정 2020.05.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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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253곳의 대표선수를 뽑는 총선은 통상 각 지역의 전통적인 정치 성향이 두드러진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전멸한 대구·경북 지역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지역 선거'에선 원주민의 전통적인 정치적 관성이 크게 발휘된다고 해석 가능하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정부 부처가 위치한 곳, 즉 '외지인'이 유입된 곳은 원주민과 다른 선택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우선,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서 있는 질병관리본부나 국민건강보험공단 구성원들의 선택을 살펴봤다. 질병관리본부(아래 질본)는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보건산업진흥원 등과 함께 충북 청주시로 이전했다. 

질본 앞 아파트단지 투표소 개표결과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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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전경. ⓒ 연합뉴스


질본이 위치한 곳은 흥덕구 오송읍, 지역구로는 '청주시흥덕구'에 속한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번 총선 때 총 7만4900표(55.8%)를 얻어 5만7656표(42.95%)를 얻은 정우택 미래통합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곳이다. 오송읍만 국한해서 보자면, 도 후보가 정 후보보다 1886표를 더 얻었다.

물론, 이 결과를 두고 질본 구성원들의 표심이 온전히 여당 후보를 향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으로 파악한 오송읍 내 7개 투표소 개표 결과를 보면 대체적으로 질본 구성원들이 도 후보를 택했다는 추론은 가능하다. 질본 앞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4·5·6 투표소의 개표 결과 때문이다.

일단, 그 외 투표소 4곳에서 도 후보가 정 후보를 이긴 곳은 단 2곳이었다. 그 격차도 10표, 107표로 미미했다. 다른 2곳에선 정 후보가 각각 156표, 65표 차로 도 후보를 꺾었다. 이들 투표소 4곳의 표차를 종합하면 107표 차이로 정 후보가 도 후보를 앞선 셈이다.

그러나 4·5·6 투표소의 개표 결과는 달랐다. 도 후보가 최소 285표에서 최대 442표 차로 정 후보를 앞섰다. 이들 투표소 3곳의 표차를 종합하면 도 후보가 정 후보를 1039표 차로 꺾었다.

'외지인' 표심의 행방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 대한석탄공사, 대한적십자사 등과 함께 원주 혁신도시(반곡관설동)으로 이전했다. 지역구로는 '원주을'이다. 송기헌 민주당 후보가 4만8772표(53.88%)를 얻어 3만9089표(43.18%)를 얻은 이강후 통합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 역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혁신도시로 이전한 외지인들의 표심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소초면·흥업면·판부면·신림면·개운동·명륜1동·명륜2동·봉산동·행구동 등 지역구 소재 다른 투표소의 개표 결과를 보면, 송 후보는 이 후보에게 472표 차로 패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위치한 반곡관설동과 배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단구동을 중심으로 역전했다. 송 후보는 이 두 곳에서 각각 4206표, 2545표 차로 이 후보를 꺾었다.

이는 지난 20대 총선 때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송 후보는 당시 지역구 전체 44.28%를 득표해 43.82%를 얻은 이 후보를 어렵게 꺾었다. 이때도 반곡관설동 유권자들은 이 후보(36.54%)가 아닌 송 후보(51.03%)를 택했다.

박대출 통합당 후보가 3선에 성공한 경남 진주갑 지역구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는 2015년 말 주택관리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남동발전 등과 함께 진주 혁신도시(충무공동)으로 이전했다.

지역구 전체 결과는 여당 후보의 완패다. 박대출 후보가 총 6만112표(54.75%)를 얻어 4만2241표(38.47%)를 얻은 정영훈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15개 관내 읍면동 중 충무공동의 선택만 유일하게 달랐다. 정 후보는 충무공동 소재 투표소 3곳에서 총 6009표를 얻어 4276표를 얻은 박 후보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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