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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유시민을 위한 변명

등록 2020.04.19 14:07수정 2020.04.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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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진행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료사진)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시민이 정치비평을 그만두겠다고 공언했다. 유시민은 180석 희망발언이 통합당과 과점언론에게 프레이밍된데다 이 프레이밍이 일부 지역구의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민주당 내 비판이 있자 급기야 정치비평 은퇴를 선언했다.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나와 정치 및 선거비평 은퇴 선언을 하는 유시민은 지치고, 조금 슬퍼보였다. 또한 유시민은 자연인 자격으로 하는 각종 비평이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의 입장으로 환원되는 현실에 퍽 힘겨워하는 듯 보였다.

유시민과 범진보 180석

우선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유시민은 범진보 180석을 '예측'한 적이 없다. 유시민은 범진보 180석을 '희망'했을 뿐이다. 유시민의 '희망'을 '예측'으로, '예측'을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으로 프레이밍 한 건 통합당과 과점언론이다.

다음으로 유시민의 입 때문에 민주당이 180석 이상을 얻을 수 있었는데 180석에 그쳤다는 평가가 있다. 이런 평가는 정치와 선거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다. 정치와 선거는 '정학'이 아닌 '동학'이다. 정치와 선거는 생물이며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다.

유시민의 범진보 180석 '희망'발언을 통합당과 과점언론이 '예측'으로 프레이밍하고 이 프레임에 포획된 보수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더 나갔을 수는 있다. 이건 '작용'에 해당한다.

하지만 통합당과 과점언론이 유시민의 발언에 '180석 예측 프레임'을 거는 순간 범진보성향의 유권자들도 바짝 긴장한다. 통합당과 과점언론이 던진 프레임에 포획된 보수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수유권자들의 결집을 예상한 범진보유권자들의 다음 행동은 무엇이었을까? 필사적으로 투표장에 나가는 것이다. 이게 '반작용'이다. 작용은 반작용에 의해 상쇄되며, 보수유권자들의 결집은 범진보유권자들의 결집을 야기한다. 정치와 선거를 생물이자 동학이라고 칭하는 까닭이다.

결론을 내자. 유시민은 설화를 일으키지 않았으며, 유시민 때문에 민주당이 몇석을 손해봤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박빙으로 패한 민주당 후보들 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 유시민 때문에 진 선거가 아니다.

유시민은 돌아와야 한다

노무현 서거 이후 나를 가장 매료시킨 사람은 단연 유시민이다. 참여정부 시절 이미 유시민의 박람강기와 지적 통찰력과 실무능력과 정무감각과 전략적 시야는 필적할 상대가 없었다. .

진정 놀라운 건 이미 절정의 고수인 유시민이 시간이 흐르면서 지적 능력과 인품,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더 향상됐다는 사실이다. 노무현의 비극적 죽음과 이런저런 정치적 실패를 겪으면서 유시민은 더 단단해지고, 더 넓어지고, 더 너그러워지고, 더 혁신적이 됐다.

공중파와 자웅을 겨루는 미디어 알릴레오의 성공은 혁신가 유시민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검찰과의 싸움에서 오직 사실과 논리로 맞서며 검언복합체의 추악한 실체를 폭로한 용기와 지적 능력, 시민적 덕성은 지식인의 전범이었다.

민주당과 범진보시민들은 유시민에게 진정 감사해야 마땅하다. 유시민이라는 대체불가의 실존이 있었기에 극단적으로 불리한 언론지형과 담론지형이 가까스로 균형을 찾을 수 있었다.

유시민은 돌아와야 한다. 휴식과 충전을 마친 후에 말이다. 유시민을 향해 쏟아지는 수다한 비난과 험구는 바람에 불과하다. 자연은 진공을 허락치 않고 장강의 앞물결은 뒷물결에 밀린다지만, 아직 한국사회는 유시민을 대체할 사람을 만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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