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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생태계가 건강하려면 돈 버는 사람이 필요하다"

[로컬에서 길찾기④] 로컬 웹진 '비로컬' 김혁주 대표

등록 2020.04.20 10:40수정 2020.04.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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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컬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 함께 '로컬에서 길찾기'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과 출산율 감소로 로컬이 빠르게 활기를 잃어가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면서 지금껏 우리가 추구해온 삶의 방식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로컬을 되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로컬에 희망은 있을까. 이런 물음에 답을 얻고자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로컬 전문가들을 만났다. 앞으로 5~6회에 걸쳐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기자말]
로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보도들도 늘었다. 하지만 대개는 눈에 띄는 몇몇 사례들을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정도로, 수박 겉핥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미래의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로컬에 깊이 뿌리를 내리려는 미디어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어 반갑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LOCAL UP(業) - 로컬매거진을 만드는 사람들>에는 <아는동네> <브로드컬리> <베어> <페이보릿> <라라> <다시, 부산> <하트인부산> <날_서면> <iiin> <RE:> <이음, 제주> <전라도닷컴> <공통점> <광:클> <토마토> <보슈> <별별사이> 등의 잡지들이 소개돼있다. 물론 이들 말고도 더 있다.

이번 기획의 첫 번째 인터뷰이였던 모종린 교수는 로컬 생태계가 발전하려면 "로컬의 상업 자원을 큐레이팅하는 로컬 매거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콘텐츠를 개념화하고 발굴하는 방법론까지 제시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역할을 해보겠다고 나선 곳이 있다. 바로 웹진 <비로컬(beLocal)>이다. <비로컬>은 '로컬트렌드 미디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9년 5월에 창간했다. '비로컬'이라는 이름엔 '하고 싶은 일을 살고 싶은 곳에서 할 수 있도록 로컬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비로컬> 김혁주 대표는 2000년대 후반에 떠났던 이스라엘 유학이 로컬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도시와 도시가 이어져 있지 않다. 하나의 도시를 벗어나면 자연 그대로의 광야가 펼쳐지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도시마다 자급자족 구조를 이루게 되었다. "단순한 공동체성을 넘어 골목과 동네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로서의 생활권이 존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럽을 오가면서 로컬에 대한 그의 관심은 더 깊어졌다. 그의 눈에 비친 유럽도 봉건제도와 분권적 전통이 남아있어 지역, 골목, 동네가 일상의 주 무대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몸소 겪은 도시를 한국에서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김혁주 대표가 생각하는 로컬과 로컬 크리에이터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4월 초 <비로컬>이 자리한 사당역 근처의 카페에서 진행했다.

"같이 일하고 문화생활 즐기며 살아가는 골목 생태계 꿈꿔"
 

<비로컬> 김혁주 대표 ⓒ 비로컬

   
- 처음엔 코워킹 스페이스로 창업한 걸로 안다. 어떻게 미디어로 전환하게 됐나.
"처음부터 코워킹 스페이스만 할 생각은 아니었다. 일단 터를 잡고 나서 회사가 커지면 셰어하우스나 서점처럼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더 마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다 같이 일하고, 다 같이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는 골목 생태계를 꿈꿨다.

더 나은 공간을 만들려고 좋은 사례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업이 됐다. 다양한 분들을 만나다 보니 같은 업종끼리 모여 있는 네트워크 속에 녹아들었고, 그렇게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인연을 이어가다 보니 저마다 독특한 요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요즘 활동이 무척 활발해 보인다. 팟캐스트도 진행하던데.
"우리끼리는 메타 매거진을 표방한다고 말한다. 고정된 틀이나 경계를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웹진 말고도 팟캐스트, 유튜브, 이메일 매거진, 그밖에 다른 매체들과 공유하는 섹션 등이 어우러져 있다. 다양한 수용자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띠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힘이 많이 든다."

- 페이스북에 '로컬 크리에이터스(Local Creators)'라는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가.
"2018년 11월에 열었고, 700명 조금 넘게 모여 있다. 이곳에 자료를 공유하다보니, '아, 이런 세계가 있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하는 일이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영역으로 묶일 수 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자연스럽게 미디어 사업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일종의 피봇팅(사업 전환)일 수도 있고, 로컬 비즈니스를 더 잘하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 최근 로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소비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효율을 추구하던 소비패턴이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변했다.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옮겨갔달까. 이제는 스토리텔링이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러면서 더는 대규모 산업군에 관심이 없는 독특한 이들이 나타났다. 이 부류가 로컬이라는 화두로 모이고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진 주목받지 못하다가 소셜 네트워크와 다양한 미디어 덕에 점점 빛을 보고 있다. 이들이 로컬 크리에이터인데, 새롭게 생겨났다기보다는 원래 존재하던 이들이 재발견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 로컬 씬(Local Scene)에도 갈래가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나눌 수 있나.
"로컬에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공존하고 있고 다양한 생태계도 형성되고 있다. 로컬이라는 장을 두고도 각자의 생각과 꿈, 지향이 다르다. 시민사회 운동을 전개하는 활동가나 소셜 벤처 종사자들은 비영리에서 출발하고 공동체를 지향한다.

비즈니스 트랙을 보면 스타트업이 꿈꾸는 도시와 로컬 크리에이터가 꿈꾸는 도시는 다를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비즈니스는 스타트업과 로컬 크리에이터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가령, '어반플레이'처럼 누구보다 로컬을 잘 이해하는 회사가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 서비스와 기술의 결합) 스타트업을 만나면 로컬 프롭테크 스타트업 비즈니스가 만들어진다. 프롭테크를 활용해 쇠락해가는 골목길을 되살릴 수도 있고 나아가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로컬에 왕성한 창업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정도"

- 비즈니스 측면을 강조하는 것으로 들린다.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교수도 경제적 측면을 놓치지 않고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를 기업으로 보면서 스스로의 지속가능성과 자생력을 갖도록 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거다. 이들이 괜찮은 업을 만들어내고 이 여파가 사회로 퍼져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비로컬>도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산업으로 보기엔 로컬 크리에이터의 숫자와 규모는 미약하다. 다양성을 놓치지는 않되, 로컬에 왕성한 창업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정도로 보면 된다.

이곳 사당역 인근 골목에도 좀 엉뚱한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화적 지향성을 내세운 창업자인데 대로변이 아닌 이면도로에서 이런 멋스런 카페를 운영한다. 내가 원하는 세계를 구축하면 사람들이 매료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는 거다. 이런 가게들이 나중에는 기업이 될 거라고 본다. 예를 들면 강릉의 '테라로사'가 그렇다. 동네에서 시작한 스몰 비즈니스도 스타트업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일각에선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역재생 혁신가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로컬 씬과 도시재생 씬이 겹쳐지는 곳에서 강해진다. 이럴 땐 로컬 크리에이터를 스타트업 씬에 겹쳐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스타트업들도 사회 혁신을 이루어 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창업 동기와 과정에서 맞닿는 점이 있어서라고 본다. 그런데 그 얘기를 지역 발전을 책임진다거나 소셜 미션 쪽으로만 강요하면 비즈니스에 제약이 걸린다.

지역 활성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는 다르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역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경제 얘기는 너무 어렵다고 생각해서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특성을 두고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지역 활성화까지 책임지라고 하면 버겁다.

개별업체나 창업 팀은 이런 얘기를 하기 어렵다. 바깥에서 목소리를 내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그런 역할을 하는 미디어들이 좀 있는데 로컬 씬에도 그런 미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로컬트렌드 미디어 <비로컬>의 시작이기도 하고 일종의 소셜 미션이기도 하다."

-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없는 건가.
"정말로 돈을 벌어가며 비즈니스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은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전에는 지역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하면 다 같이 힘을 합쳐 도와주자고 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스스로 지속가능한 사례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생성해내고 이슈를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거다.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게 되고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따로 구별해 부르는 거다.

또 전에는 창업하려는 사람들은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창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도 있고, 고객을 만나려고 하고 감동을 주려고 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입장 차이가 로컬 씬 내부에도 미묘하게 있다.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돈 버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우리는 돈 버는 얘기에 집중하고 있다."

"2회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 가능하면 민간 주도로"
 

지난해 10월 진행된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 포스터 ⓒ 로컬크리에이터페스타 조직위

   
- 로컬 씬의 현황을 평가해본다면 어떤가.
"굳이 얘기하자면 완전 극초기라고 생각한다. 로컬 씬 안에 굉장히 다양한 부류의 개인과 회사들이 모여 있었다. 적어도 상업적 영역을 묶어 부르기 시작한 건 <비로컬>이 처음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낯설었고 그들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거나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 저긴 스타트업이고, 저긴 도시재생이고, 또 저긴 커뮤니티다 하는 식으로 다 따로따로 흩어져 있었다. 상업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나서는 이 다양한 흐름을 엮어 로컬 씬으로 부르고 있다.

상업적 가치 추구를 중요하게 보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재 로컬 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어반플레이 같은 회사들이 6~7년차를 넘어가고 있다. 이들이 창업하던 때를 돌아보면 비슷한 시도를 했던 일종의 문화기획 집단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문을 닫았다. 어반플레이는 오래 버텼을 뿐만 아니라 답을 찾아냈고, 대규모 투자도 받았다."

- 지난해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공동으로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라는 큰 축제를 열었다. 참여자로서 어떻게 평가하나.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대규모로 모인 첫 행사였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왔던 건 본인의 콘텐츠를 다른 사람이 재해석해서 밖으로 끄집어내줬기 때문이다. 대중은 아직 로컬에 큰 관심이 없지만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계층별로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독특한 활동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내가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페스타가 풀어줬다고 생각한다.

<골목길 자본론>이란 책도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가진 궁금증과 갈증을 해결해 주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래서 저자인 모종린 교수를 첫날 기조강연자로 모셨다. 또 전국의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들과도 함께 준비했다. 덕분에 전국 각지에서 50여 명의 로컬 크리에이터 출연진을 뽑을 수 있었다.

정부가 나서서 큰 플랫폼을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고맙게 생각한다. 올해 있을 2회 페스타에는 더 많은 이들이 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가능하면 민간 주도로 해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 최근에 느껴지는 변화가 있나.
"자본이 갖춰진다면 <비로컬>도 액셀러레이팅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는 투자자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우리 회사에 투자를 유치하기보다는 성장잠재력을 가진 로컬 크리에이터를 소개해 주고 있다. 산업군이 형성되고 파이가 커져야 모두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쪽도 제법 오래전부터 로컬 투자를 준비해왔다. 시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렸다고 할 수 있다."

- 더 성숙되려면 어떤 게 필요한가.
"핵심을 말하자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있는데 이걸 융합적으로 묶을 수 있는 로컬 전문가는 아직 없는 것 같다. 로컬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회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미약하나마 <비로컬>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로컬을 일자리 창출사업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대개 어떻게 도와주면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할 수 있겠는지를 묻는다. 아직은 정의되지 않은 많은 사업들이 있으니 좀 살펴보면서 기존의 테두리로 묶지는 않았으면 한다. '돈 줄게'라는 말보다는 '네가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걸 인정해줄게'라는 말로 시작했으면 한다."

'다 같이 행복하게 삽시다'
 

"그동안 방방곡곡에서 활동해온 혁신가들이 있다. 이들을 뭐라고 부르든 굉장한 소명 의식으로 움직여 왔다." ⓒ 비로컬

   
- 앞으로의 과제를 꼽는다면.
"스타트업 씬에서는 대개 2년 반 안에 졸업을 해야 성공한 회사다. 처음부터 투자받을 준비를 해서 창업을 하고 단계적으로 몇 차례 투자를 받은 뒤에 엑시트(투자 회수)를 하는 게 스타트업들의 공식이다.

지난해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에서 소개한 대표 주자들은 5년차 이상이었고, 나머지는 대개 3년차 안쪽이었다. 이들이 모두 투자를 받은 건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길이 명확하게 보이진 않는다. 우려 섞인 시선이 있는 것도 그래서다.

로컬 크리에이터 3년차들이 제법 눈에 띄고 있지만 이들은 돈보다는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계속 새로운 업들을 구축해나가면서 작은 성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던 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 단축될 것 같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벤처 캐피탈들의 투자방향성은 아마도 도시를 구축하는 형태로 나아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외국 사례를 이야기할 때 일본과 미국 포틀랜드 사례를 말하는데, 한국에 바로 적용하기는 좀 어렵다.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이 다르다. 한국식 답을 찾는 게 어쩌면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북유럽 쪽도 의미가 있다. 이런 정보 수집을 위해 일본 진출을 돕는 기업과 덴마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북유럽 매체랑 교류를 시작했다."

- 우리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방방곡곡에서 활동해온 혁신가들이 있다. 이들을 뭐라고 부르든 굉장한 소명 의식으로 움직여 왔다. 강연을 나가면 가끔 기존 마을 활동가는 뭐라고 부를 거냐, 이런 사람들은 앞으로 배제시킬 거냐고 공격적으로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겐, 그동안 동네에 가게가 10개 있었는데 11번째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일하면서 손님들에게 인기도 좋은 가게가 생겼으니 눈여겨봐달라는 정도로 답한다. 11번째 가게가 다른 10개 가게랑 잘 섞여서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나머지 가게들을 모두 책임지거나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매력적인 새로운 친구가 나타났다는 정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사회 문제를 떠맡아야 할 책임은 없다. 내가 돈 벌기 위해서 또는 내 친구들하고 이 재미있는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려고 창업한 건데 지역 사회의 혁신 과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다. 모두가 사회적 책임 때문에 창업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싸가지 없다는 얘기도 좀 듣는다. 그런데 굉장히 묘한 건 수익이 지역을 기반으로 창출되면서 어느 순간 지역에 대한 책임의식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막 첫발을 뗀 로컬 크리에이터에게 지역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면 싸가지 없는 반응을 맞닥뜨리게 되고, 수익을 좀 내고 있는 이들에게 물어보면 속된 말로 먹고 살기 위해 지역에 삥 뜯기고 있다는 푸념을 듣게 된다.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조금 더 발전하면 미국 포틀랜드처럼 지역과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기업들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런 기업들이 좀 나온다면 그뗀 '다 같이 행복하게 삽시다'라는 어젠다를 이끌고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윤찬영 기자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현장연구센터장입니다. 이 기사는 비로컬(http://belocal.kr), 시사N라이프, 새사연(http://saesayon.org)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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