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반응은 '소통'에 따라 달라진다

[주장] 상호 소통 없는 수업 때문에 답답한 대학생들

등록 2020.04.29 09:50수정 2020.04.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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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놈팽이'라고 해~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내가 수업을 대신하기로 했어."

화면에 갑자기 등장한 펭귄 인형이 학생들에게 말을 건다. 마치 인형극을 하듯이 자기소개를 이어나가는 이 영상은 다름 아닌 세종대의 '수리물리학' 수업이다. 이 수업은 트위터에서만 무려 73만 5000뷰를 기록했다.

울산대 교육학과 교수의 수업은 유튜브에서 볼법한 편집 스타일로 교수 이름 대신 '아키아빠(집사)'라는 자막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었고, 인제대에서는 코로나로 지친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수업 중 트로트를 부른 교수도 있었다. 이렇듯 일부 교수들의 재치 있는 수업이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대학 수업을 이렇게 진행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생들이 듣고 싶어 하는 질 좋은 온라인 강의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그 해답이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하려는 의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위 강의들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더 강의에 집중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학교 온라인 강의의 방식은 ▲실시간 화상 강의(ZOOM, 유튜브 라이브 등) ▲PPT(교육자료)+음성녹음 영상 ▲외부 콘텐츠 활용(K-MOOC, 다큐멘터리 등)이 있다. 이 중 내 주변 친구들의 만족도가 높은 수업은 단연 '학생들과의 소통 의지가 있는 수업'이다. 위 사례처럼 꼭 재치 있는 강의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교수-학생 간의 상호 소통으로 수업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ZOOM을 활용한 수업은 학생들의 이름을 랜덤으로 호명하거나, 질문자를 정해서 발언권을 줘 대화하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수업 집중도가 높았다. 맨 앞자리에서 수업 듣는 것을 좋아하는 강원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최모양은 "오히려 실시간 화상 강의가 다 같이 앞자리에서 듣는 느낌을 주어 좋다"고 했다. 또한 ZOOM으로 찍은 수업을 유튜브에 부분 공개 링크로 업로드해 온라인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살리는 수업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학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지 않는 수업도 많다. 출결 확인 등의 이유로 과도하게 부과되는 과제를 제때 제출해도, 이에 대한 피드백이 없는 수업들이 대표적이다. 교수-학생 간 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피드백이 없는 일방적인 강의는 학생들에게 '질 낮은' 강의다.

오히려 장기적인 온라인 강의 체계 마련 기회로 삼아야

좋은 강의를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과, 학교의 구조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중 나는 학생들에게 곧 각 대학마다 이뤄질 '수업 중간 강의평가'에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고 싶다.

중간평가는 학기 중간에 수업에 대한 평가를 받아 학기 중에도 수업이 개선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로 대다수의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기말 평가에 비해 매년 낮은 참여율을 보인다. 불이익이 걱정돼 직접적으로 의견을 말하기 어려운 학생들이라면 중간 강의 평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제시해 학교 차원의 변화로 이끌어내는 것이 좋겠다.

교수들 또한 본인 수업에 대한 자가 진단을 통해 수업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실제로 기자가 듣는 수업 중 하나는 불만 사항을 구글 설문조사로 받아 '과제가 과도하다'는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 과제량을 줄인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수업을 듣는 부담감이 크게 줄어들고, 서로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아 좋았다.

학교 차원에서는 온라인 강의 표준모델을 적용해 앞서 말한 소위 '질 낮은' 강의를 올리는 교수들을 모니터링하고, 전문가 분석 컨설팅이나 온라인 강의 우수사례 확산을 위한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우수 강의에 대한 교수법이 공유 및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각 대학은 이번 학기를 학생들과 강의 질 향상에 주력해 이번 학기 이후에도 원활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기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학생-교수-학교' 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다들 처음 겪어보는' 대규모 온라인 강의를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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