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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이장우 꺾은 36세 장철민 "구의원 50%·시의원 30% 청년 공천하자"

[당선자와의 대화] 홍영표 보좌관 출신, 대전 동구서 이변..."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는 정치개혁"

등록 2020.05.03 11:39수정 2020.05.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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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장철민(대전 동구) 당선자가 2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보수 텃밭 대전 동구에서 재선의 이장우 미래통합당 의원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장철민(36)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8일 "이제 사회적으로 우리 젊은 세대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은 '구의원 청년 공천 50%', '시의원 청년 공천 30%' 등을 목표로 기초·광역의원부터 청년 정치인들의 풀을 공격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진 출신인 장 당선자는 대학 시절 민주당 선거 캠프 자원봉사부터 시작해 2012년 홍 의원 비서로 채용됐다. 이어 차례로 비서관·보좌관으로 승진한 그는 홍 의원이 원내대표로 있던 2019년엔 여당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 자리까지 올랐다.

장 당선자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홍영표 의원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청년 정치인의 풀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청년 국회의원 숫자만 늘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적절하지도 않다"면서 "아래서부터 넓은 후보군을 확보하고 정치적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처럼 당에서 훈련 받은 20~30명 정도의 정치 신인이 계속해서 어려운 지역에 나가 부딪치고 들이받을 수 있다면 그 성패를 떠나 앞으로 정치권에 주는 변화의 에너지가 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세대교체론'에 대해선 "우리 젊은 세대만의 철학과 정치 방법론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현재 상태에서 그저 '586은 그동안 많이 해먹었으니 나가라'고만 하는 건 일종의 '젊은 꼰대' 같은 생각"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청년 세대가 공유하는 미래 비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노동 전문 보좌진으로 일해온 장 당선자는 특히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과거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저임금·비정규직을 늘리고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라며 "코로나 사태로 배달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 조건이 열악한 비정형 노동자가 이미 크게 급증했다. 이들에 대한 안전망 강화와 함께 대기업·공공·금융권 등 1차 노동시장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30년 강자 이장우 꺾은 비결

- 첫 출전인데 친박 공격수인 재선 이장우 미래통합당 의원을 꺾었다(장철민 51.01%  - 이장우 47.56%). 당초 대전에선 동구가 민주당에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는데.
"원도심인 동구는 보수세가 강한 험지다. 게다가 이 의원은 구청장 출신으로 지역 정치 구력만 30년이 된다. 신인으로선 정말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동구 주민들은 이번엔 좀 새롭게 바꿔보자는 열망이 더 크셨던 것 같다. 대전의 뿌리이자 가장 오래된 원도심이다 보니 지역 발전이 많이 정체돼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에너지와 여당이란 점을 부각시킨 게 잘 어필된 것 같다.

또 이번 선거에선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험악한 정치, 막말하는 정치에 대한 심판이 있었던 것 같다. 선거운동 하면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제발 싸우지 좀 말라'는 거였다. 국민들 삶과 상관 없는 싸움을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홍영표 의원의 보좌진으로 일했다. 후보로는 처음이지만, 보좌진으로는 선거 경험이 많다. 어떤 점이 다르던가.
"정말 다르더라. 수도권 지역 보좌진으로서 선거를 치를 때 선거는 그냥 전쟁일 뿐이었다. 제도화된 전쟁. 그 전쟁에서 보좌진은 프로이고, 그게 그냥 직업이다. 기술적이고 차가운 느낌이랄까. 근데 이번에 직접 선거를 뛰어보니 선거가 좀 더 뜨겁고, 사람을 모아내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일 보수도 없이 자원봉사 해주시는 분들과 민주화 운동 출신의 지역 사회 원로들이 자기 일처럼 마음을 쏟아주시는 걸 보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루에도 수만번 하게 되는데, 그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 동구 선거는 얼마나 준비했나.
"10개월 했다. 홍영표 의원 원내대표 임기가 끝난 2019년 5월 이후 한 달간 인수인계를 끝낸 뒤 곧장 대전으로 내려갔다."
 
- 보좌관 생활을 하다가 직접 국회의원이 돼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첫 번째로는 개인적인 답답함이 있었다. 국회의원 보좌진, 특히 원내대표 보좌진은 일이 정말 많다. 개인적으로 워낙 일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내 이름으로 하는 일은 아니지 않나. 보좌진들이나 스텝들은 늘 준비하고 시나리오를 만들지만, 정치적 책임을 지고 결정하거나 직접 뭔가를 만들어나가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언젠가부터 장철민이란 이름을 내걸고 일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둘째로는 이제 사회적으로 우리 같은 젊은 세대가 도전을 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많이 얘기했던 게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 한 20~30명만 어려운 지역에 가서 매일 부딪히고 들이받다 보면 개개의 성패와 상관 없이 우리 정치나 민주당에 주는 분명한 변화의 에너지가 있을 거란 거였다. 나부터 가서 들이받자고 해서 험지로 갔다. 특히 나같이 당과 국회에서 훈련 받은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도전해야 하지 않겠나."
 
- 대전 동구에 출마하겠다고 하니 홍영표 의원은 뭐라던가.

"홍 의원과 이철희 의원과 상의했더니 선거 떨어지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조건 돼야 한다고 하더라(웃음). 청년이 나가도 충분히 붙을 수 있을 만한 수도권 지역들을 추천해주셨다. 하지만 험지 도전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봤다. 당선되면 새로운 길을 뚫었다는 의미가 생길 것이고, 떨어진다 해도 정치 신인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나가 당선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줄 수 있지 않나."

"기초·광역의원부터 청년 풀 넓어져야... 민주당 당직자 고령화, 심각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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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장철민(대전 동구) 당선자가 2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결과적으로 장 당선자는 21대 국회 20·30대 당선자 중 유일하게 비수도권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이 됐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2030은 총 13명으로, 전체의 4.3%에 불과하다. 이중 민주당이 8명(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포함), 통합당이 3명(미래한국당 포함), 정의당이 2명이다. 지역구 당선자는 6명, 비례대표 당선자는 7명이다.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석사과정 수료, 유력 의원실 보좌진 7년 이상 경력, 초선 국회의원. 어떻게 보면 정치 엘리트 코스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커가는 정치인이 흔치는 않다. 이런 루트가 오히려 정상적라고 생각한다. 선거캠프 자원봉사 등 정치권 아래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정치인들이 주류가 돼야 당과 정치권이 건강해질 거라고 본다."

-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청년 공천을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에도 2030 당선자는 8명에 불과하다. 청년 정치 양성을 위해 필요한 게 뭘까?
"청년 정치인의 풀이 아래서부터 넓어져야 한다. 지금 정도 준비 상태론 청년 국회의원 비율 10%-20%는 불가능할 뿐더러, 적절하지도 않다. 내가 공천을 한다고 해도 그렇게 못 할 거다. 대신 기초의원, 광역의원부터 청년 정치인들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 구의원 공천 50%, 시의원 공천 30% 등의 목표를 못 박아 아주 공격적으로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좋은 청년 정치인 후보군이 많이 늘어날 거다.

또 중앙당 당직자들의 순환율을 높여 젊은 당직자들이 당무를 배울 기회를 확보해줘야 한다. 민주당은 당직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원내대표 보좌관으로 일할 때 민주당 중앙당 당직자 구조를 처음으로 볼 수 있었는데 200명 규모 중앙당에 국장이 50명, 부국장이 50명 꼴이더라. 차장과 주임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러니 일이 안 되고 조직의 퍼포먼스도 잘 안 나온다. 당이 무슨 평생 직장은 아니지 않나. 의원실 보좌진도 마찬가지다. 중진 의원실 보좌관 중 30대는 내가 거의 유일했다.

전문가 집단 중 젊은 층과의 교류도 더 늘려야 한다. 젊은 정치인을 위한 성장 창구는 다양할수록 좋은데, 어느 방향이든 아직 답답한 수준이다. 그만큼 아직 정당의 발전 정도가 낮다는 거다. 정당이 세련되지 못한 거다."

- 586 세대교체론, 830(80년대생, 30대, 00년대 학번) 기수론 등 최근 제기되는 세대교체론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그냥 생물학적인 나이가 젊어진다고 세대교체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세대 조직화를 많이 한다고 세대교체가 저절로 되나? 아니다. 우리 세대가 갖고 있는 철학, 가치 지향, 새로운 대안, 정치 방법론을 내놓지 못하면 새로운 세대도 탄생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런 과정 없이 '586은 지금까지 너무 많이 해먹었으니 나가라'고 하는 건 일종의 '젊은 꼰대' 같은 생각이다. 진정한 세대교체를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청년 정치인들이 모여 치열하게 논쟁하면서 새로운 담론을 내놓기 시작해야 한다."

- 그 '새로운 담론'의 구체적 내용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게 있나.
"함께 논의를 시작하고 공유해서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청년 정치인이 기성 정치인보다 장기적인 미래와 비전에 더 사활을 걸고 얘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1년, 2년, 3년짜리 법이 아니라 10년, 15년짜리 법안을 낼 유인이 크지 않나."

- 그럼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법안이나 분야는.
"홍영표 의원실에서 노동 담당 보좌진으로 오래 일했다. 가장 중점적으로 한 게 일자리 분야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심각한 경제 위기가 예상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현재의 노동 시장 양극화나 이중 구조가 더 심화되는 방향으로 흘러가선 결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그렇게 가다간 정말 우리 사회가 지속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과거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어땠나. 비정규직을 만들고 기존보다 굉장히 저임금의 노동을 양산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 코로나 위기에도 벌써 배달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 조건이 매우 열악한 비정형 노동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보니 이런 노동자만 수십만이 늘어나 있다면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나. 이런 새로운 비정형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 강화를 시작해야 한다. 더불어 대기업·공공·금융권 등 1차 노동 시장 쪽의 사회적 양보, 타협, 연대를 끌어내는 일을 국회가 해야 한다.

또 하나는 '지방 청년기본법'을 만들고 싶다. 이번 21대 국회에서 유일한 지방 지역구 청년 국회의원이 된 만큼 지방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확보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청년 일자리는 정말 다 서울에만 몰려 있다. 극심하다. 특히 IT 등 첨단 신산업 분야는 판교가 '남방 한계선'이란 얘기까지 있다. 지방 청년들도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지속적으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연구하는 중이다."

"180석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개혁...21대 국회 시작부터 달라야"
     
- 역시 상임위는 보좌진 때처럼 환경노동위원회를 희망하는 건가.
"아무래도 그렇긴 한데 지역에선 국토교통위원회를 바라시더라(웃음)."

- 보좌진으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법안이 있다면.
"예전에 대학생 세미나에 초청됐을 때도 한 번 비슷한 질문을 받고 멍해진 기억이 있다. 일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도 막상 보람을 느꼈던 때를 돌이켜 보면 별로 없었던 거다. 반성했다. 하지만 법안을 다뤄보면 중요한 법안일수록 보람을 느끼기보단 아쉬울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더라. 환노위에서 주도적으로 처리한 가장 큰 법안 중 하나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구제법이었다. 그 법안 통과시키려 정말 노력했는데 통과됐을 때 시원한 기분은 정말 1도 없었다. 아프기만 하더라. 어렵고 중요한 법일수록 그런 것 같다. 피해자나 당사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50%도 담아내기 어렵고 다른 법과 헌법 체계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적인 제약이 늘 있다. 그 갈등과 이해관계 사이 어딘가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에선 100%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란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 이번 4.15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민주당은 그 '책임'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180석 민주당이 앞으로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뭐라고 보나.
"정치개혁이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다 중요하지만 개혁해야 할 부동의 1순위는 늘 국회였다. 180석을 갖고도 이번에 정치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국민의 신뢰를 가장 빠르게 쓰레기통에 집어넣는 일이 될 것이다.

그 첫걸음은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길이다. 코로나 국난 극복이 시급하다. 지금껏 국회는 새로 시작할 때마다 원구성 한다고 7~8월까지 개점휴업하고 입씨름만 했다. 21대 국회는 시작부터 달라야 한다. 20대 국회가 마무리 못한 걸 중단 없이 바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5월 7일에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뽑히면 바로 일하기 시작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서까지 기다릴 필요도 여유도 없다. 전체 예산을 다시 다 살펴봐야 한다.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젠다와 정책을 내놓기 위해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정치의 신뢰를 확보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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