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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인간의 무기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도전에 맞서는 인간의 문명: 연대 ①] 반 코로나 체제의 필요성과 핵심요소

등록 2020.05.06 07:44수정 2020.05.0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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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는 오스트라 슈쿠셋 병원 구내에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야전 병원이 구축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가 맞이한 가장 심각한 도전과 싸우는 일이다. 코로나19는 작년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세계보건기구의 공식 통계만으로도 300만 명 이상을 감염시켰으며 2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중국과 한국은 일찍 큰 피해를 본 후 현재 상당한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어서 시민들의 긴장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은 정점 주위에서 여전히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매일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에콰도르, 브라질 같은 중남미 국가에서는 현재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의료체계가 매우 취약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그 피해가 어느 정도까지 갈지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서 아프리카의 확진자가 앞으로 2.5억 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재난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서두르는 것과 그때까지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최상의 전략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밀접 접촉을 통한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으려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에서 이동을 통제하는 봉쇄 조치까지 내리고 있다.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 시기가 최대한 앞당겨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사람에게서 확인된 7번째 코로나바이러스이며 21세기에만 벌써 5번째라고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2002년의 사스와 2012년의 메르스도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다. 그러니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언제 또 다른 변종이 출현하여 세계를 휩쓸지 모르는 일이다.

반 코로나 체제의 필요성

코로나19로부터 신속히 벗어나기 위해 치료제와 백신을 빨리 개발하는 것이 지금은 전 인류의 가장 큰 염원이다. 하지만 인류가 이번에 깨닫게 된 매우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하면 코로나바이러스의 도전에 맞설 방안을 찾아내느냐 하는 것이다. 즉 인류의 반 코로나 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다.

물론 반 코로나 체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성공적인 방역체계를 들 수 있다. 인류는 도전을 통해 더욱 발전해간다.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방역체계의 모델로 거론되는 한국식 모델도 메르스의 도전으로부터 얻은 교훈에 기초해 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글로벌 위험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므로 코로나19의 도전으로부터 인류가 얻어야 할 무엇보다 소중한 교훈은 개별 국가 수준의 방역체계를 바탕으로 어떻게 성공적인 글로벌 방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반 코로나 체제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서는 적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전 세계의 유능한 생명과학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했다는 것은 이 바이러스의 급소를 찾아냈다는 것일 테다. 그런데 교활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신의 귀재여서 언제 또 어떤 다른 모습으로 출현하여 인류에게 도전할지 모른다. 게다가 어디 글로벌 전염병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만인가? 그렇기 때문에 적의 정체를 알아내고 이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병원체의 가장 큰 공통점은 인간을 서로 떼려고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 병원체 자체가 직접 인간을 분리하지는 않지만 감염되지 않으려는 인간은 자연스레 감염 위험인물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스보다 감염력이 수십 배 높은 코로나19는 그만큼 인간을 떼려는 힘이 강하다. 그래서 수많은 나라의 정부가 봉쇄라는 전례 없이 강한 이동 제한 정책,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밀접 접촉 제한 정책 등을 실시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제한되고, 경제·교육·종교·문화 활동이 중단되거나 위축되었다. 이로 인해 초래될 피해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세계식량계획은 코로나19로 인해 연말까지 전 세계에서 극심한 굶주림을 겪는 인구가 1.3억 명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 코로나 체제의 핵심요소: 연대

그렇다면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한 도전에 맞설 인류의 무기는 있는가? 만약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성공적인 방역체계와 함께 반 코로나 체제의 핵심요소가 될 것인데 오늘날 인류는 그것을 '연대'라고 부르고 있다. 연대는 자유·평등·정의 등과 함께 인류가 근대에 와서 새롭게 발견한 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인류 문명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이념과 정책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짓밟히기도 했지만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인식한 사람들에 의해 강력히 소환되어왔다. 그러다가 이번 코로나19의 도전 앞에서 전 인류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게 되면서 매우 광범위하게 연대를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G20 특별 정상회의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연대와 국제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맞이하여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이 연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 중도우파 정당 연합체인 중도민주주의 인터내셔널(CDI)은 "코로나19에 대항하는 글로벌 파트너십과 연대"라는 공식선언문을, 중도좌파 정당의 양대 연합체인 진보동맹(PA)과 사회주의 인터내셔널(SI)은 각각 "국경 없는 도전은 국경 없는 연대를 요구한다"와 "참된 연대를 위한 때"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많은 나라의 정상들도 코로나19의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연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답이라고 강조했으며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바로 지금이야말로 시민들의 연대를 시험할 때라면서 독일 시민의 연대를 강력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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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챌린지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덕분에캠페인', '#덕분에챌린지', '#의료진덕분에' 등 3개의 해시태그를 붙이는 국민 참여 캠페인이다. ⓒ 연합뉴스

   
정치 지도자들의 이러한 요청과 호소에 부응하여 많은 시민사회에서 연대의 열기가 매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코로나 연대에 대한 관심이 최근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연대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유럽에서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연대의 관점에서 다루는 기사들이 일찍부터 각종 언론매체를 도배해왔다.

필자는 독일 언론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대에 대한 도전,' '연대 물결의 유발자' 등으로 묘사하거나 '연대 정신의 발견,' '연대에 대한 호소,' '연대의 방법론,' '연대의 희망,' '연대의 성장' 등을 다룬 수많은 기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언론계 외에 수많은 지식인들도 코로나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연대의 필요성에 주목해왔다. 국내에서도 여러 지식인이 이에 관한 글을 썼지만 유발 하라리 교수가 최근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국내외에서 특히 많이 회자되고 있다. 그가 이 글에서 제기한 도전은 지금이 분열의 길과 글로벌 연대의 길 가운데 인류가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는 인류가 글로벌 연대의 길을 선택할 때에만 비로소 코로나바이러스뿐 아니라 앞으로 닥칠 위기들에 대해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코로나 시대에 연대를 소환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연대가 코로나바이러스의 도전에 맞설 가장 중요한 인류의 무기, 반 코로나 체제의 핵심요소로 오늘날 이렇게 강력히 소환되고 있는가? 그것은 바로 인간을 분리하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강력한 힘을 제어하고 무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연대이기 때문이다. 연대는 감성·이성·도덕성을 통해 인간을 서로 연결하며 때로는 하나 되게 하기도 한다. 이런 일은 결코 시장이 할 수 없으며 국가권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

유발 하라리 교수의 글이 나온 후 필자는 이 글을 비판하는 한 편의 글을 읽었는데,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그 때가 아니며 오히려 강력한 격리조치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요지의 글이었다. 그런데 연대는 연결이지 물리적 접촉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를 물리적 격리와 대립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연대는 방역을 위한 물리적 격리의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필수조건이다. 마찬가지로 연대는 봉쇄와 대립하는 개념도 아니다. 방역을 위한 봉쇄조치가 제대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오히려 연대가 필요하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봉쇄조치가 시행되고 있는데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은 시민들이 그 취지를 받아들여 타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경우다. 이와 달리 시민들이 여러 이유로 이들 조치를 수용하지 않는 경우는 이들 조치를 무력하게 하려는 시민들과 집행하려는 공권력 사이에 갈등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비록 이들 조치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받아들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고통과 불편이 지나치게 클 때는 국가나 시민사회의 지원을 통해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어야지 이들 조치가 성공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과 독일에서는 거리 두기와 격리조치가 시민들의 이해 및 협력에 힘입어 비교적 성공적인 결실을 보았다. 여기에는 도움이 필요한 격리 생활자를 위한 국가의 지원과 자발적인 시민연대 집단들의 연대실천도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본다면 반 코로나 체제의 핵심요소인 방역체계 역시 연대의 원리에 기초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대의 의미는 더욱 부각된다. 물론 중국 사례처럼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협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강력한 국가권력과 감시체계를 통해서도 이런 조치들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코로나19 극복 같은 일시적인 과제의 해결에는 몰라도 지속가능한 반 코로나 체제의 구축에는 적절하지 않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강수택은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경상대학교에서는 사회학이론, 사회사상사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학술지 <사회와 이론>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연대주의>, <씨알과 연대>, <연대하는 인간, 호모 솔리다리우스> 등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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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경상대학교에서는 사회학이론, 사회사상사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학술지 <사회와 이론>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연대주의>, <씨알과 연대>, <연대하는 인간, 호모 솔리다리우스> 등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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