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라이더유니온' 오토바이 행진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안전 배달료 도입' 등 촉구... "가장 절실한 것은 산재보험 전면 적용"

등록 2020.04.30 16:08수정 2020.04.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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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노조 '라이더유니온'이 제2회 오토바이행진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퍼포먼스를 했다. ⓒ 김동영

 
햇빛이 뜨거운 4월 말, 배달노동자 50여 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강남 일대를 행진했다.

노동절을 앞둔 29일 배달노동자들의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안전배달료 도입'과 '배달보험료 현실화' 등을 촉구하며, 강남역 8번출구에서 출발, 배달의민족 남부센터를 거쳐 근로복지공단 강남지점까지 오토바이 행진을 했다.

이날 오토바이를 탄 노조원 중에는 고등학생인 청소년들도 있었다.

부산에서 배달을 하는 조모씨는 "배달을 험하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서 "그렇게 배달을 해도 월 200만 원을 못번다"고 토로했다.

배달 플랫폼 노동자들은 배달 건당 수수료를 지급받기에 더 많이 배달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

부산 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스의 기본배달료는 한 건당 2300원~3000원 수준이며 플랫폼사는 여기에 수수료를 300원씩 떼간다. 시간당 3건을 배달해도 최저시급에 못미치는 셈.

또 오토바이 렌트비로 월 35만 원과 기름값, 기타 장비 비용도 배달노동자들의 부담. 조씨는 하루 10시간~12시간, 주 6일씩 일하지만 소득은 200만 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배달기사들이 안전하게 배달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안전 배달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배달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 유모씨는 "얼마 전 배달을 하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사업주가 산재보험에 가입해주지 않아 내가 다 보상해야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나같은 10대 배달기사들은 산재보험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업주들이 배달기사들을 산재보험에 가입해주고, 사고가 나면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달노동자 A씨는 "보험사들이 배달기사들의 보험가입을 거절하거나, 연간 600만 원~800만 원에 이르는 막대한 보험료를 요구한다"면서 "오토바이 보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달노동자 B씨는 "대한민국에서 하루에 8시간 이상 일하지 말라는데, 배달기사들은 하루 17~18시간씩 일한다"면서 돈을 많이 못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라이더유니온은 ▲ 안전 배달료 도입 ▲ 배달용 보험 현실화 ▲ 산재 전면 적용 ▲ 플랫폼사의 갑질 근절 ▲ 배달산업 규제 ▲ 공정한 알고리즘 시스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가장 절실한 것은 산재보험 전면 적용"이라면서 "일부 지점에서는 라이더들과 계약할 때 '사고가 나더라도 산재보험을 요구하지 않겠다'라는 서약서를 쓰도록 한다"고 비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적인 대화를 요구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플랫폼노동사회적 대화 및 배달의민족과의 교섭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사측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청정뉴스>에도 실립니다.
#라이더유니온 #배달노동자 #배달노동자노조 #라이더 #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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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석사]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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