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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살면 죽고 서울에 살면 산다"... 방역 모범국의 민낯

[현장] 무상의료운동본부 "20대 국회, 코로나19 겪었음에도 공공의료법안 외면해"

등록 2020.05.07 13:27수정 2020.05.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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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등 40여개 시민사회 보건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의과 대학 설립법과 건강보험 국고지원 정화상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한국은 코로나19 초기부터 격리병상, 보건소, 검역소 쪽에(공공의료기관) 의사 인력이 부족했다. 특히 대구는 의료진 개인들의 자발적 헌신에 의존하는 형식이었다. 이걸 국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나. 국가는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던 거다."

7일 오전 10시, 국회 정문 앞을 메운 보건의료인 20여 명이 국내 코로나19 대응을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의 '모범 방역국' 평가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헌신과 국민들의 시민의식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평상시 적자라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취급받던 공공의료기관이 그 역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의 공공의료 체계로는 코로나19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고, 감염병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코로나19 2차 유행이 올 경우 또다시 의료진들의 헌신에 의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의료진들은 그간 코로나19 현장에서 겪었던 의료진들의 부족 문제들을 언급했다.

"한국이 방역에 성공한 것은 기적"
 

무상의료운동본부 "20대 국회, 코로나19 겪었음에도 공공의료법안 외면해" ⓒ 유성호

 
이날 기자회견은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아래 운동본부)의 주최로 열렸다. 현장에 참석한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이 병을 치료할 수 있었던 의사는 14만 명의 의사 가운데 단 250명밖에 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부위원장은 "(공공의료 인력 부족으로) '지방에 살면 죽고, 서울에 살면 살아남는다'라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지방의료원에는 의사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한국의 공공의료부분 의료진 수는 OECD 기준 꼴찌"라고 비판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국가지정치료병상에 의사가 부족해서 문제였다. 전남 목포에 위치한 국립목포병원의 경우,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어서 음압격리병실을 운영 못 했던 황당한 상황이 보도된 적도 있다"며 "이런 상항에서 한국이 방역에 일시적으로 성공한 것은 기적"이라고 했다.

전 정책국장은 "사실 감염병 전문인력만이 아니다. 공공의료부분의 의사 수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2017년 보건복지부와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의료취약지 등에서 필요한 공공보건의사가 최대 2000명 넘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월에 발표한 '공중보건장학의 제도보완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2017년 기준 미충족(부족) 된 공공보건의사가 최대 2083명이 된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지역별 의료 불균형 심화를 막기 위해 전북 남원에 '4년제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원(아래 공공의대)'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대 국회가 외면한 공공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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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등 40여개 시민사회 보건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의과 대학 설립법과 건강보험 국고지원 정화상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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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등 40여개 시민사회 보건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의과 대학 설립법과 건강보험 국고지원 정화상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공공의대 설립 요구는 2018년에도 화두가 돼왔던 사안이다. 2018년 9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로 해당 법안을 발의했고, 같은 해 10월 19일 복지부가 '공공의료 대책'을 발표하면서 2022년 3월까지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까지 관련 법안을 발표하면서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기대감은 증폭됐다. 

하지만 대책은 점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2019년 국회 내 여야 대치로 관련 법안 논의 자체가 지연됐고, 11월 말에야 건강보험 국고지원 정상화 법과 묶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으나 현재까지도 어떤 진전도 없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국고지원 정상화 법과 관련해 운동본부는 "정부가 건강보험법상 불명확한 규정을 악용해 건강보험 국가예산 지급을 법정 비율보다 적게 지원해 온 것은 오랜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면서 "지금껏 과거 정부들이 미지급한 금액이 누적 24조 5천억 원이 넘는다"고 비판했다.

계류돼있는 두 법안과 관련해 박 부위원장은 "2년동안 통과되지 못했던 건 의사협회와 미래통합당의 반대와 때문이었다"라며 "우리는 이들의 반대 근거에 어떤 정당성도, 명분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힘은 공공의료 확대와 공공의료부분 의료진 확충, 건강보험 국고 지원 정상화에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한 달 채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법안 통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전 정책국장은 "이런 상황에 정부는 지역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고 의료 인력을 늘리는 대책이 아니라 원격의료를 꺼내 들고 있다"며 "필드에서 공공의료를 수행할 필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영리형 사업가 의사를 만들려는 정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운동본부는 한달 채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게 공공의대 설립법안과 건강보험 국고지원 정상화법 통과를 촉구했다. 전 정책국장은 "이번 국회 한 달은 코로나19 국면 골든타임이다"라며 "다음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시급하게 공공인력 양성을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하고, 의료 영리화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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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등 40여개 시민사회 보건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의과 대학 설립법과 건강보험 국고지원 정화상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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