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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만 왜 안오르냐고 묻는 분들에게

등록 2020.05.12 10:29수정 2020.05.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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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은 왜 안올라요?

최근 투자에 관한 글을 쓰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 1위가 삼성전자이니, 이 회사에 대해 받는 질문의 빈도도 많을 수밖에 없다. 나는 사실 이 질문을 굉장히 싫어한다. 다들 투자를 하겠다면서 하루하루의 삼성전자 주가를 보며 계속 나한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투자자 및 투자 좀 한다는 사람들은 삼성전자 말고 다른 회사 주식을 사서 벌써 자기보다 더 많은 수익을 보고 있으니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지난번 기사에서도 말했지만 투자는 단기간의 싸움이 아니다. 그날 그날의 가격을 사는 것이 아닌 삼성전자라는 회사의 '사업'을 사는 개념이다. 내가 오늘 당장 어디 가서 콜라를 먹고 싶어 한다면, 콜라를 습관적으로 사먹는다면 코카콜라의 주식에 관심을 가지면 되는 것이고 요즘 나온 현대차의 신차 제네시스 g80이 너무 가지고 싶다면 현대차의 주식에 관심을 가지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여러분들이 주주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면 투자 어플을 깔아 해당 회사의 주식을 사면 된다. 하루에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주가를 보고있자면 100원이라도 싸게 사고싶은 마음이고 필자 또한 그러한 마음이지만 정말로 마음에 드는 회사를 발견했다면 나는 그 날 호가창의 주가는 신경쓰지 않고 그냥 그 회사의 주식을 산다. 그리고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가장 수익이 잘 난 사업은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산 회사의 주식들이다.

아니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삼성전자 주식은 왜 안오르냐구요

이 짧은 글을 읽는 찰나에도 머리속에 이런 생각이 드셨다면 오늘부로 가지고 계신 주식을 다 처분하시고 주식시장에 발을 더이상 들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린다. 지금은 욕하고 나가실지도 모르지만 그런 마인드로는 별안간 삼성전자 주식을 다 팔아버리고 급등한 테마주들을 쫓아가다가 낭패를 볼 지도 모른다. 갑자기 일개 시민기자가 썼던 이 글이 뇌리를 스쳐가며 그때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올바른 주주의 마음에 대해서 알려드리고자 잠깐 주주의 마음가짐에 대한 설명을 드렸고, '삼성전자 주식은 왜 안오르는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결론은 '이미 오를만큼 올랐다'이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1950선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2020-05-11 종가 현재 코스피는 1935선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코스피 지수보다 조금 더 빠진 48,400원에서 마무리됐다.

코스피 지수 1935선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48,400원인건데 그렇다면 너무 멀리도 말고 당장 근 1년간 비슷한 선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어땠는지 한번 보여드리겠다.
 

작년 9월 2일 즈음에 코스피지수는 1960선 정도에 머무르고 있었다. ⓒ 배동환

2019년 9월 2일 삼성전자 주가 ⓒ 배동환


코스피 1년 차트(위)와 삼성전자 일봉 차트(아래)이다. 위를 보면 현재의 코스피 수준과 비슷한 1960선 정도에 머물렀던 날이 2019년 9월 2일인데, 같은 날 삼성전자의 주가를 보면 44,000원 정도이다.

물론 절대적으로 코스피 지수와 개별종목의 지수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대한민국 코스피 시장에서 자타공인 압도적인 시가총액 1위의 기업이고 사실상 삼성전자 주가표가 코스피 지수표라 봐도 될만큼 둘 사이의 괴리율은 아무리 삼성전자와 코스피가 따로 날고긴다고 하여도 그렇게 크게 벌어질 수 없다.

차트만 보여드리면 극단적으로 이러시는 분들이 있다. "아유 요즘 누가 차트를 보고 투자를 하냐, 나는 머리 아파서 쳐다도 보기싫고 저런거 보고 투자하는 놈들 다 사기꾼이다." 

그럼 얘기를 다르게 해보자. 한국사람으로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 모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사회에서 어떠한 취급을 받게 되는지 그분들에게 질문드리고 싶다.

차트가 절대적인 투자의 지표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차트는 그 기업의 주가가 걸어온 발자취이며 역사책이다. 등락폭이 컸던 해에는 그 해의 기사를 찾아보고 회사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그 위기와 기회를 어떻게 해결하고 이용하였는지 알아볼 수 있다.

현재의 주가 48,400원은 비슷한 주가 지수의 삼성전자 가치보다 높게 책정돼있다. 이유인 즉슨 떨어져야 할 구간에 '동학개미운동'이라고 하여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개인주주들의 엄청난 투자자금이 삼성전자의 주가를 방어해주었고, 다른 기업들의 주가가 코로나의 역풍을 맞아 폭락하여 있을때 삼성전자의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즉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가를 방어하지 못해 폭락한 회사의 주식들은 빠르게 다시 올라오고 있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아주 천천히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주도시장이라는 것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그래서 흔히 외국인들만 쫓아다니시는 투자자들도 있는데 유독 삼성전자에는 외국인들이 투자를 잘 하지 않는다며 푸념하시는 분들이 있다.

외국인들의 성격이 모나서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들어가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안 사는 것이 아니다. 이미 삼성전자의 주가라는 가치가 지수보다 오를대로 올라있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밸류에이션(적정가치평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투자가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만약 언택트 분야의 사업이 주력사업이어서 코로나로 인해 손해가 아닌 수혜를 받았고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 나왔다면 전 고점인 61,000대의 주가를 벌써 뛰어 넘었을것이다.

같은 시각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를 보신다면 한번에 이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은 그냥 '코로나에도 선방했다' 정도였고, 사실 이 정도도 다른 제조업 회사들이 몇십프로씩 손해가 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어닝서프라이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2분기, 3분기까지도 제조업 회사의 실적은 느낌표보단 물음표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가의 등락폭은 '당연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오늘의 결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오를만큼 올랐다. 앞으로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삼성이란 회사 자체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시국에도 다른 회사들이 현금 보유에 급급할때 역대급으로 R&D에 투자를 하고있으며 새로운 사업으로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어떤 회사의 주주가 되기로 마음먹으셨다면 그 회사의 직원과 경영진들을 믿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가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회사의 직원과 경영진들을 믿을 수 없는 회사에 투자하셨다면 자신의 주식이 물론 예뻐보이시겠지만 조금은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셨으면 좋겠다.

기사를 마치며

그래도 처음 주식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셨다면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하지만 이 기회에 조금 더 주식이라는 것을 '대박'의 기회로 보는 것이 아닌 재태크의 수단으로써 열심히 공부하고, 부모님세대가 은행에 '적금'을 붓는 것같이 접근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다 '요즘엔 2차전지가 잘 나간다는데, 헬스케어 사업이 유망하다는데 다른 기업들의 주가는 투자할 매력이 있는 상태인가 한번 볼까?' 하는 식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다음 기사는 테마주에서 세력들이 개미투자자들을 유혹하는 몇가지 유형과 올바른 상한가를 먹는 방법, 가지고 있는 종목에서 상한가가 터졌을 경우 대처법 등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주식투자 #삼성전자 #주식공부 #가치투자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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