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법·제도 보완 시급하다"

대전여성단체연합, 성명 통해 '여성의 삶과 건강권' 보장하는 제보 보완 촉구

등록 2020.05.19 18:21수정 2020.05.1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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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여성단체들이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진 지 1년을 맞아 "여성의 삶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법 개정과 제도보완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여민회,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등 대전지역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대전여성단체연합'은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난 지 1년이 지났고, 이에 국회와 정부는 오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대안법안을 제·개정을 통해 마련해야 하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면서 21대 국회가 낙태죄 폐지 이후에 필요한 법안을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5월 14일 대전에서 중국산 '가짜 낙태약' 불법 유통ㆍ판매한 일당이 검거되었다"며 "여성의 생명을 담보로 한 '가짜 낙태약' 불법 유통은 정부와 국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난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판결 이후 법 개정과 후속정책 논의를 미루고 회피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의지가 있다면 당장 유산유도제의 도입과 승인을 위한 절차부터 시작해 현재 가능한 임신중지 상황의 의료조건부터 바꿔나갔어야 했다"며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모두 손을 놓고 있었던 현실이 지금의 사건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신중지는 여성의 건강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료행위다. 100% 완벽한 피임법이 존재하지 않고, 성별 위계구조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임신중지시술이 필요한 여성은 언제든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러므로 한 여성이 임신중지를 할지 말지는 그 당사자가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이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유산유도제를 도입해서 의료인들에게도 교육하고 필요한 여성에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도입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대전여성단체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여성의 삶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법 개정과 제도보완이 시급하다!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났다. 이에 대해 국회와 정부는 오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대안법안을 제ㆍ개정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이에 21대 국회가 낙태죄 폐지 이후에 필요한 법안을 조속히 입법할 것을 요구한다.
 
지난 5월 14일 대전에서 중국산 '가짜 낙태약' 불법 유통ㆍ판매한 일당이 검거되었다. 이들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300여명을 대상으로 '가짜 낙태약'을 판매하였다. 미국FDA에서 정식 승인된 의약품이 아닌 '가짜 낙태약'을 마치 미국에서 수입해서 들여오는 것처럼 속여 판매했다.
 
여성의 생명을 담보로 한 '가짜 낙태약' 불법 유통은 정부와 국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난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판결 이후 법 개정과 후속정책 논의를 미루고 회피한 결과다. 임신 중지 약으로 알려진 '미프진'은 미국 등 해외에서 의사의 처방을 통해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약이지만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지 못해 유통 자체가 불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 '미프진' 유통과 구매행위가 이어지는 것은 여성의 건강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임에도 국가는 여성의 건강과 재생산권을 확보하기 위한 입법노력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에서는 형법 낙태죄 조항 폐지, 모자보건법 전면 개정, 임신중지 약물의 도입과 승인, 지역별 보건의료 격차개선, 의료인 교육, 보험보장, 소수자들에 대한 의료 접근성 확대, 피임 접근성과 포괄적 성교육 확대 등 그에 따른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정부와 국회가 의지가 있다면 당장 유산유도제의 도입과 승인을 위한 절차부터 시작해 현재 가능한 임신중지 상황의 의료조건부터 바꿔나갔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모두 손을 놓고 있었던 현실이 지금의 사건을 만들었다.
 
임신중지는 여성의 건강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료행위다. 100% 완벽한 피임법이 존재하지 않고, 성별 위계구조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임신중지시술이 필요한 여성은 언제든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한 여성이 임신중지를 할지 말지는 그 당사자가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이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유산유도제를 도입해서 의료인들에게도 교육하고 필요한 여성에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도입이 되어야 한다.
 
모든 법과 제도는 여성의 삶과 건강 그리고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여성의 임신중지를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가 아니라 여성의 건강과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입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국가와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지난 1년 동안에도 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들 중 일부는 안전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폭력을 감당하거나 블랙마켓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건강권을 침해받고 있다. 21대 국회는 반드시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와 여성들의 건강권 보장, 사회적 차별 해소를 위한 입법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와 21대 국회는 여성들의 안전한 재생산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20년 5월 19일
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여민회,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대전평화여성회, 여성인권티움, 풀뿌리여성'마을숲', 실천여성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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