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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가서 하시죠" 이 한 마디로 좌절된 '예술인 권리보장법'

김도읍·장제원 '날치기' 주장하며 반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성폭력 해결 또 미완의 과제로

등록 2020.05.20 16:59수정 2020.05.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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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인 김도읍 법안심사제2소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으로 시일이 있다면 (다시) 검토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도 못합니다. 21대 국회 가서 하시죠. 100항(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은 보류하겠습니다."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상규 위원장의 말을 끝으로 20대 국회에서의 예술인권리보장법안 논의는 종결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발생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과 문화 예술계 성폭력 사태를 막기 위한 취지로 입안 된 법안이었다.

공청회 '관례' 없다는 이유... 박양우 "여야 심도 논의 거쳤다"

이날 법안 통과가 좌절된 것은 김도읍,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반대 때문이었다. 김 의원은 관례 상 제정법의 경우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와, 체계자구심사가 더 필요하다는 근거를 들었다.

그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법원행정처에서 이례적으로 이견을 낼 정도로 체계자구에 문제가 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법사위의 심사권을 뺏고 날치기처럼 하려고 한다"고 질책했다. 박 장관이 "여야 합의를 통해 최종 상임위까지 올라온 만큼, 예술인들의 복지를 위해 도와달라"고 읍소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장제원 의원은 별도의 심도 검증이 더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법원행정처에서도 입법 취지는 공감하나 신중해야 한다며 의견서를 보냈다. 심도 검증을 통해 수정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이 "여야 의원들이 소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이미) 했다고 생각한다"고 재청했으나, 다시 김 의원의 반박에 부딪혔다.

반박은 역으로 곧 '일 안 한 국회'를 입증하는 말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발의, 6월 문체위 전체회의에 회부된 뒤 지난해 11월 소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리고 지난 7일 소위에서 한 번 논의된 뒤 전체회의를 거쳐 바로 보냈다. 무슨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는 거냐"고 말했다.

다만 해당 법안을 심사한 전문위원은 "법원행정처에서 크게 세 가지의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전문위원과 문체부가 협의해 (수정 사항을) 반영했고, 문체부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이 반론을 제기하긴 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송 의원은 "의원들이 걱정하는 것을 문체부가 잘 반영해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다소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20대 국회에서 이것은 좀 통과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상규 위원장은 이에 "두 분의 의원이 문제제기하고 있어서 그냥 의결할 순 없다"며 결국 보류 결정을 내렸다.

"대선 공약사항, 야당 반대 방어도 못하다니..."

"4년 동안 국회는 무엇을 했나? 문화예술인들이 잇달아 겪는 권리침해를 구제하거나 예술인의 창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입법을 했나?"

예술인들은 이미 법안 통과 불발을 우려하기도 했다.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문화예술노동연대 등 예술인 시민단체들은 지난 18일 공동성명에서 "결국 국회와 정치인들은 블랙리스트와 미투로 인한 문화예술인들의 피해를 상대 당을 공격하고 자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정쟁 도구로 취급한 것임이 국회의 태도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예술인권리보장 법안 통과를 촉구해 온 송경동 시인은 집권여당의 '의지 없음'을 비판했다. 그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공약 사항이었고, 적폐청산과제로 약속한 사안이었다. 진작 회기 내 처리했어야 하는데 눈치 보며 슬그머니 끼워 넣으려다가, 적극적으로 (야당의 반대를) 방어도 못했다.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 "(여당을 향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이제 의석 핑계도 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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