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제작거부 주도' 고 김태홍 전 기협회장, '기자의 혼' 수상

[현장] 기자협회 제15회 기자의 날 기념식 및 시상식... 문재인 대통령, 기자의 날 축하 전문

등록 2020.05.21 12:08수정 2020.05.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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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날 20일 오후 한국기자협회 주최 '제15회 기자의 날'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김철관

 
한국기자협회 기자의 날 '기자의 혼' 수상자로 광주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고 김태홍 전 기자협회장이 선정돼 유족들에게 전달됐다.

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는 20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15회 기자의 날' 기념식을 열고, 고 김태홍 전 기자협회장 유족에게 '기자의 혼'을 시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기자의 날'을 축하했다.

이날 '기자의 날'은 40년 전인 광주 5·18 당시 언론자유를 위해 온몸으로 독재에 저항했던 선배 기자들의 정신을 이어받고 그 뜻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인사말을 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참석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짐작이 됐다"며 "프레스센터에서 가장 큰 행사장인 국제회의장을 선택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벌써 40년이 됐는데, 1980년 5월 광주에서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무자비한 시민학살이 자행됐다"며 "현장을 취재한 우리 기자들이 여기에 항의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신군부의 비상계엄확대조치로 강압적인 검열에 묶여 광주참상의 학살을 일절 보도하지 못한 채, 정부에 일방적인 발표만 왜곡해 전달해야 했다"고 전했다.
  

김동훈 회장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철관

 
김 회장은 "정권의 검열에 맞서 5월 20일 제작 거부에 나섰던 선배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이 '기자의 날'"이라며 "오늘 이 자리로 기자의 날이 부활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축전을 통해 "40년 전, 80년 5월 기자들은 독재와 검열에 맞서 제작 거부를 불사했다, 진실과 양심의 자유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돼주었다"며 "기자들은 체포돼 모진 수난을 당하고 언론사는 문을 닫아야 했지만 기자협회와 기자들의 투쟁은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밀알이 됐다"고 밝혔다.

축사를 한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40년 전인 5.18 광주 항쟁 당시 고 김태홍 회장의 기자협회 집행부가 주도해 5월 16일 전국언론사 대표들이 모여 검열제작 거부를 20일부터 하자고 결의를 했다"며 "당시 엄혹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전두환 일당의 언론사탄압과 정권찬탈의 간교를 부릴 때 이에 맞서 싸웠다"고 말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당시 미국 국무성과 전두환 군부 간의 오간 전문이, 주로 글라이스틴 미국대사의 전문을 중심으로 새로이 공개됐다. 그 공개 전문이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며 "지금도 전두환 일당이 발포명령을 부인하고 있는데 이제 40년이 지나고 있다. 증언이나 증거 등이 생물학적인 한계로 사라지게 돼 있다. 40년이 지났기 때문에 기밀도 아니다, 그런 부분을 미국 쪽이, 특히 군사부분의 자료를 공개하고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5월 20일이 80년 기자들의 민주화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서 정한 날인지 몰랐다"며 "얼마 전 뜻 깊은 세미나에 가 처음 들었는데, 정말 의미 있는 '기자의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언론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현 상황에서 기자협회가 단순히 기자의 날만 기념하거나 기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머물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06년 당시 '기자의 날'을 제정한 정일용(기자협회 고문) 전 한국기지협회 회장은 "1980년 선배들의 제작거부 투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듣고 먹구름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내리쬐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 전통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매년 5월 20일을 기자의 날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협회는 '기자의 날' 시상자로 5.18 당시 보도지침 거부와 제작거부 투쟁을 주도한 고 김태홍 전 기자협회장을 '기자의 혼'상 수상자로 선정해 시상을 했다. 시상식에는 고인의 아내인 최정숙 여사와 딸인 김누리씨가 참석해 상을 받았다. 수상소감을 밝힌 김누리씨는 "우리나라 민주 언론 역사에 남아 계신 아버지를 함께 추억해주시는 이 자리가 있음에 감사드린다"며 "아버지가 정의를 위해 걸어오신 길처럼 저도 올바름을 위해 이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고 전했다.
 

'기자의 혼' 상 수상 ‘기자의 날’ 시상자로 5.18당시 보도지침 거부와 제작거부 투쟁을 주도한 고 김태홍 전 기자협회장을 '기자의 혼'상 수상자로 선정해 시상을 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좌)와 고인의 아내인 최정숙 여사(중), 딸인 김누리 씨(우)가 기념촬영을 했다. ⓒ 김철관

   
한편 '기자의 날'은 광주 5.18 민중항쟁 시절 보도지침에 항의해 당시 기자들이 제작 거부에 들어간 날인 1980년 5월 20일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6년 2월, 정일용 전 기자협회장 집행부의 주도로 제정했다.

두 회(2006년, 2007년) 걸쳐 '기자의 날' 기념식과 시상식을 했지만, 그 이후 유명무실해오다 13년 만인 지난 20일, 김동훈 현 기자협회장이 '제15회 기자의 날'을 부활시켰다.
  
이날 '기자의 혼'을 수상한 고 김태홍 전 기협회장은 5.18 당시 기협회장으로서 전국 기자들의 제작 거부운동을 주도하다 수배생활을 했고 검거 후 온갖 고문을 당해 그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등졌다. 한국기자협회 임원들은 지난 17일 광주 5.18국립민주묘지에 안장된 고 김태홍 전 기자협회장 묘지를 찾아 헌화와 참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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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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