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강의와 과제의 상관관계

코로나19가 바꾼 대학생활의 일면

등록 2020.05.22 12:19수정 2020.05.22 12:1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뭐? 학교 봉쇄했다고?"

2월말 어느 날, 학교에서 졸업논문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집에 가던 중 대학원 선배들이 함께 있는 메신저에서 나온 말이다. 얼마 후, 학교에서 정식으로 학교 건물 전체를 폐쇄한다는 공지가 올라왔고, 아직도 실험은 멈춰있다.

3월 개강 전, 학교는 개학을 2주 연기하고 2주 동안 온라인으로 강의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2주 후, 사이버강의를 연장한다는 공지가 다시 올라왔고, 얼마 후 학기 전체를 사이버강의로 진행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학교도 사이버 강의만으로 학기를 지나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경험이다.

처음으로 사이버강의를 시작하던 날, 접속수가 너무 많아서 일부 학우는 서버에 접속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도 나왔다. 학생들의 반발에 의해 서버를 증설하긴 했지만, 예상이 가능했던 점이라 학교에 적잖은 비판이 쏟아졌다.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20대와 다르게 일부 교수님들에게 사이버강의는 익숙하지 않았다. 학습 동영상의 내용과 그 교수법에 대한 학교와 학생들의 마찰 또한 불 보듯 뻔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사이버강의는 인터넷이 우리의 삶에 들어옴과 동시에 시작돼 현재까지 유용하게 활용되는 학습법이다. 일반적으로 녹화된 영상을 올리면 일정한 기간 내에 영상을 공부하고, 출석이 인정된다. 중·고등학교 때는 인터넷 강의로, 대학교는 사이버강의로 그 이름은 다르지만 모습은 같다.

학생으로서 이번 학기를 사이버강의로 보내며 느낀 점은, 장단점이 너무 명확하다는 것이다. 사이버강의의 큰 장점은 시간, 공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TED와 같은 강연은 사이버 강의의 이런 특징을 극대화한 부분이다. 지역과 시간에 상관없이 배우고자 한다면 배울 수 있는,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심지어 학기 내내 학교에 갈 일이 없어지자, 학기중에 평일 파트타임을 하며 다른 시간에 강의를 듣는 평소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사이버강의는 학생과 교수자 사이의 소통에서 단점을 보였다. 학교 현장에서 하는 강의와는 다르게 온라인에서 학생들이 강의 도중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도 어렵고, 교수자 또한 학생들이 강의를 잘 따라오는지 알기 힘들다.

이 문제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여러 번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현장 강의는 교수님들이 중간에 학생들의 분위기를 보거나, 학생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바로 질문하거나 하는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다.

하지만 교수자가 학생들의 성취도를 파악하기 힘들어지자 과제를 통해 파악하려 했고, 매시간 강의에서 쌓인 과제를 일주일 내내 하고 있다는 학생들의 불평이 학교 커뮤니티에 심심찮게 올라왔다. 어느 학우가 올린 이미지에는 하루 동안 제출해야 하는 과제 개수가 19개였는데, 바로 아래 댓글에서 시험도 하나 포함됐다고 놀리는 모습은 현재의 웃기지만 슬픈 단면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사이버강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상에서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님들도 있다. 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 Teams나 Zoom 등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이런 실시간 사이버강의는 교수자와 학생 간의 소통의 벽을 더 낮춰준다. 하지만 첫 실시간 수업 때 장비와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는 교수님들의 마이크 소리가 나지 않거나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고, 갑자기 교수자의 화면이 나가서 긴 시간 문제해결에 시간이 낭비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심지어 현장강의를 사이버강의로 전환하며 생긴 괴리감도 있다. 기존의 대학교 학부과정에서 해당 과목을 들으면 반드시 조별활동이 있는데, 사이버강의에서도 조별활동을 그대로 진행하는 과목들이 많다. 주위 학교 사람들에 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이던 얼마 전까지는 학교에서 만나기도 힘든 그룹이 많아서 캠코더를 이용해서 화상 조별활동을 하거나 시간을 정해서 메신저를 통해 했다고 한다.

조별활동의 특성 상 직접 모이는 것과 다르게 온라인으로 하면 집중도가 흐트러지거나 진척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이 많다. 이런 점이 학교에서 실시하는 의견 수렴조사에 올라갔으나, 아직까지는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전면적 사이버강의는 이전부터 사이버강의를 메인으로 강의를 진행하던 대학이 아니던 4년제 종합대학에게 어려운 도전이다. 그러나 다음 학기 또한 사이버강의로 진행한다는 예상이 조금씩 나오는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학습을 위해 애쓰는 학생들을 위해 강의환경을 개선하고 질을 높이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잘 쓰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아무리 코로나라지만... '극과 극' 학교급식
  2. 2 "아니 증인이 왜..." 조국 재판장이 놀란 이유
  3. 3 "말 한마디 못 하면 의원 왜 하나" 박수받는 낙선, 김해영
  4. 4 '윤미향 패션'부터 '맥주값'까지... 종편 뭐하니?
  5. 5 병원 탈출하는 코로나 확진자들... 6월부터 시작된 슬픈 뉴노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