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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앉히려던 검사장의 몰락... 아베 '레임덕' 가속화?

아베 측근 구로카와 도쿄고검 검사장, '내기 마작' 드러나 사퇴

등록 2020.05.22 09:30수정 2020.05.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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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카와 히로무 일본 도쿄고검 검사장 사퇴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일본의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하던 검사장이 '마작 스캔들'로 물러나면서 아베 정권이 궁지에 몰렸다. 

일본 NHK에 따르면 21일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은 전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 중 기자들과 내기 마작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격 사퇴했다. 

코로나19 긴급사태 중에 기자들과 '내기 마작' 

구로카와 검사장은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총리 앞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언론 보도 일부가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지만, 긴급사태 기간에 내가 한 행동은 긴장감이 결여되고 경솔한 것이어서 반성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로 검사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으로 사직서를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아베 신조 총리는 63세인 검사 정년을 정부의 재량에 따라 만 65세까지 연장할 수 있는 검찰청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정권과 가까운 구로카와 검사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야권과 법조계는 아베 총리가 검찰을 장악해 삼권분립을 흔들려고 한다며 반발했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잘 내지 않는 일본 사회에서 이례적으로 수백만 건의 '반대 트윗'이 쏟아지기도 했다.

결국 아베 총리는 검찰청법 개정을 가을 국회로 미루겠다며 한발 물러섰으나, 야권은 완전 폐기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일본 전국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되어 외출과 모임 자제를 당부한 가운데 구로카와 검사장이 이달 1일과 13일 두 차례에 기자들과 내기 마작을 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아베, 선거 이겼다고 백지위임 받은 것처럼 행동"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구로카와 검사장이 결국 사퇴하면서 그를 검찰총장에 앉히려던 아베 총리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아베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리로서 당연히 책임이 있다"라며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청법 개정에 대해서도 "국민의 이해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번 사태가 아베 정권의 '레임덕'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검찰뿐 아니라 레임덕 현상을 보이고 있는 아베 정권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그동안 아베 정권은 선거에서 이겼다고 마치 백지위임을 받은 것처럼 힘의 정치를 펼쳐왔다"라며 "이번 사태는 여론을 경시하는 아베 정권의 거만함과 느슨함이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아베 정권이 민심을 잘못 파악해 타격을 입었다"라며 "여당 내에서도 아베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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