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뒤 울리는 아삭한 죽순 소리, 보물섬 같은 뒷마당

[귀촌 이야기 2] 죽순요리

등록 2020.05.24 19:18수정 2020.05.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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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정금

 

ⓒ 염정금


5월에 들어서니 잦은 비에 뒤꼍의 죽순이 쑥쑥 고개를 내민다.
 

ⓒ 염정금


처음에 꺾은 죽순은 오징어를 삶아 함께 만든 초무침이다. 꺾은 죽순은 껍질을 벗겨 반으로 가르거나 알맞게 잘라 쌀뜨물에 삶아 씻어 건지고 오징어도 손질해 삶아 죽순 크기로 자른다. 양파, 고추, 당근은 길게 썰어두고 고추장과 고춧가루 1대1로 섞은 뒤 매실청 현미식초를 넣어 새콤달콤한 초장을 만든다. 


이 초장에 준비해둔 재료를 넣고 버무린 뒤 접시에 담아 깨를 뿌려 내면 된다.
 

ⓒ 염정금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죽순은 계속 올라와 뒤꼍을 찾을 때마다 한 아름의 죽순을 꺾어왔다. 날마다 초무침을 해 먹을 수도 없고 하여 죽순 장아찌를 담기로 마음먹고 육수를 내었다. 멸치, 다시마, 건새우를 넣고 육수를 낸 뒤 간장 2 조선간장 1 매실청과 현미식초를 넣고 다시 끓여둔다. 죽순도 초무침 할 때처럼 쌀뜨물에 삶아 찬물에 담가두었다 건져 물기를 빼서 유리병에 넣고 삭힌 국물을 부어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3일 후 다시 끓여 식혀 부은 뒤 냉장고나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니 알짜 밑반찬이 되었다.
 

ⓒ 염정금


해남 집! 뒤꼍 대밭은 보물섬 같다.
아침잠을 깨우는 새소리가 정겹고
대숲에 숨어 우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고
비 갠 뒤 울리는 아삭한 죽순이 입맛을 살리니 말이다
 

ⓒ 염정금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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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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