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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아리수 페트병'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주장] 라벨 떼거나 생분해성 소재 사용은 대안이 아니다

등록 2020.05.24 20:28수정 2020.05.2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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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물 아리수 병물 아리수 생산공정의 모습. 서울시가 배포한 사진이다. ⓒ 서울시

   
지난 5월 21일, 서울시는 올해 병물 아리수를 라벨 없는 페트병(40만 병), 생분해성 재질의 페트병(10만 병)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 세계가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 상황에 처한 지금 서울시의 병물 아리수 생산은 과연 올바른 정책인가. 
  
병물 아리수가 2011년 8백만 병까지 생산되다가 2020년 50만 병으로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플라스틱 페트병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지적 때문이다.

병물 아리수는 서울시 수돗물의 수질 홍보, 시민들의 음용 기회 확대, 재해 등 비상시 구호품 사용을 위해 2001년 5월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7년간(2011년~2017년) 병물 아리수의 사용량 중 단수, 폭염 등 비상급수용으로 사용된 양은 전체 생산량의 3%~12%에 그친다. 약 80% 이상이 시민홍보, 회의, 행사 등에 사용되었다.

2019년부터 단수 및 재난용으로만 1백만 병을 생산했다. 약 10년간 비상급수용으로 생산된 양은 최소 18만 병에서 최대 1백만 병까지 천차만별이다. 비상급수용 병물 아리수의 양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해도 큰 문제가 없다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대로라면 급수차 지원이나 최소한의 비상급수팩으로도 대처가 가능하다. 

 

병물 아리수 공급현황 병물 아리수 공급현황을 보면 단수,폭염등 재해용의 사용 비율이 낮다. 그럼에도 재해용으로 필요하다면 일회용 페트병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 서울시

 
새롭게 도입될 '생분해성 소재'는 제작 단가가 높고, 아직 배출처리시스템이나 배출되었을 경우 '생분해'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 굳이 수돗물을 담아 마시는 용도에 도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현재의 지침상 생분해성 소재 용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는데, 그런 경우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별도로 수거해서 생분해될 수 있는 환경에 매립하는 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 외에도 많은 광역 지자체가 병물 수돗물 생산을 하고 있다. 서울 '아리수', 인천' 미추홀 참물', 대구 '달구벌 맑은물', 대전 '잇츠수', 부산 '순수365', 광주'빛여울수' 등 광역지자체는 수십만 병부터 최대 200만 병까지 생산하고 있다. 울진' 보배수', 경산 '옹골찬수', 안산 '상록수'까지 종류만 30여 개에 이른다. 일선에서 쓰레기 처리 업무를 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지자체들이 앞서서 쓰레기를 생산하는 꼴이다. 

먹는 샘물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지역에 따라 무분별한 지하수 취수뿐 아니라 페트병 생산에 따른 에너지 사용, 플라스틱 쓰레기의 증가 등 많은 문제가 있다. 공공에서 수돗물 보급이라는 포장하에 일회용 페트병을 생산하고 처리의 실효성도 없는 생분해성 소재 페트병을 친환경 정책이라 하는 것은 '그린워시'다. 서울시가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이라는 기치에 따라 펴야 할 정책은 라벨을 떼거나 생분해성 소재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병물 아리수 생산을 중단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녹색연합 홈페이지에도 게시한 글입니다.
#병물 아리수 #일회용 페트병 #플라스틱 쓰레기 #그린워시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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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은 성장제일주의와 개발패러다임의 20세기를 마감하고, 인간과 자연이 지구별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초록 세상의 21세기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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