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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택시노동자, 24m 조명탑 고공농성

경산시에 법인 면허 취소 요구... 회사 측은 입장 없어

등록 2020.06.01 18:14수정 2020.06.0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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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에서 택시노동자가 1일 오전 24m 높이의 조명탑에 올라가 집단해고 해결을 촉구했다. ⓒ 조정훈

 
경북 경산에서 택시노동자가 집단해고 해결과 법인택시조합 면허 취소를 요구하며 24m 높이의 조명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택시노동자 박상태(58)씨는 1일 오전 4시께 경북 경산시 상방동 경산실내체육관 조명탑에 올라가 경산시민협동조합택시의 조합설립허가와 택시면허권을 경산시가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경산시는 집단해고 해결하라!', '협동조합택시 면허권을 환수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고용승계와 업무 현장복귀 등을 주장했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경산택시는 경산시민협동조합택시로 법인을 바꾸는 과정에서 경산시가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인허가를 해줬지만 노동자들에게 먼저 사직서를 제출하고 입사서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동조합 전환 과정에서 경산택시 노동자 119명 중 노조 조합원 30명은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 이들은 사측 요구대로 사직서를 제출할 경우 민주노총 조합원은 고용승계를 하지 않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직서 제출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협동조합택시에 발송하고 경산시 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고용승계를 하지 않을 경우 사측이 신청한 휴업차량 거부와 미운행 시 감차처분을 명령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또 5월 29일까지 고용승계가 되지 않을 경우 1일자로 협동택시의 인허가를 취소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후 협동조합택시 측은 입장표명을 하지 않다가 지난달 30일 노조와 만나 신규 입사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결국 노조는 사직서 작성을 수용하기로 하고 사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지난달 30일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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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에서 택시노동자가 1일 오전 24m 높이의 조명탑에 올라가 집단해고 해결을 촉구했다. ⓒ 조정훈

  
이삼형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정책위원장은 "경산시는 협동조합 전환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인허가를 했다"며 "하지만 사직서를 핑계로 민주노총 조합원만 고용을 승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산교통이 협동조합 전환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출자금을 빌려주고 대납하도록 했다"며 "이는 위장출자로 협동조합택시를 설립한 것으로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규탄집회를 열고 "경산교통이 협동조합택시로 양도양수를 한 이유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최저임금과 유류대 소송, 퇴직금 등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협동조합에 출자한 조합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싸움은 생존권이 걸린 싸움이자 부당함에 맞선 택시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라며 "또 다시 현장으로의 복귀를 외치며 하늘 길에 오른 그가 무사히 땅을 밟을 때까지 총력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사직서와 입사서류를 동시에 받겠다고 구두로 합의한 상태지만 합의서에서는 이런 내용을 넣지 않아 조합원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합의하고 내려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조명탑 근처에 안전시설을 설치했다.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해고 #협동조합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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