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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코로나시대 사회안전망은?"... <총·균·쇠> 저자 "안전망 투자를 두 배 늘려라"

재러드 다이아몬드, 박원순 시장과 온라인 대담... "기후변화가 코로나보다 심각"

등록 2020.06.04 12:04수정 2020.06.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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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온라인 국제회의 'CAC 글로벌 서밋 2020'에서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저자인 문화인류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와 온라인 대담을 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박원순 시장 : 서울은 코로나19 초기 단계부터 긴급재난지원금과 자영업자 금융지원, 전국민 고용보험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불평등이 더 심화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서 이러한 조치를 취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재러드 다이아몬드 : 답변을 드리자면, 지금 하는 일을 두 배로 해야 한다.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베스트셀러 <총·균·쇠>를 쓴 문화인류학자이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대학 교수이다. 1997년 이후 다섯 차례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글을 읽고 쓰는 방법을 강의에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사정에도 정통한 인물이다.

그런 다이아몬드 교수가 우리나라에 사회안전망 투자를 2배로 늘리라고 조언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3일 오후 4시(한국 시간 4일 오전 8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온라인 국제회의 'CAC 글로벌 서밋 2020'에서 박원순 시장과 온라인으로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에서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유럽계 미국인(백인)들보다 코로나19 치명률이 높다. (불평등으로 인해) 기존 건강 상태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는 '부자들은 스스로 위험을 느낄 때 가난한 사람들을 걱정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사회안전망을 미리 정비해 불평등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더욱 큰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아아몬드 교수는 항체가 없는 병으로서 가장 넓고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코로나19의 특성에 주목했다.

중세의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면서도 지리적 단절로 미국이나 호주까지 가진 못했고 1차대전 이후의 독감이 선박이나 철도를 통해 제한적으로 퍼졌지만, 코로나19는 비행기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천연두의 경우 유럽에서 미주로 전염될 때 병균을 가져온 유럽인들에겐 항체가 있었지만 코로나19의 경우 누구나 균에 노출될 수 있어서 치명적이라는 게 다이아몬드 교수의 설명이었다.

특히,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은 즉각적으로 대응해서 수천, 수만의 목숨을 살렸지만 미국은 그러지 못하고 몇 주, 몇 달의 시간 낭비가 있었다"며 "한국에서는 시민들이 정부의 지침을 따르려는 의향이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차이였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호주와 함께 (시민들이) 정부 지침에 따르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시민들의 이동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를 최근 내렸는데, 내가 LA 등을 산책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하지 않고 다니더라. (미국 시민들은) 정부에서 하지 말라는 짓을 하다 보니 (최다 사망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 서울로부터 배울 것이 굉장히 많다."

한편으로,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인류가 모두가 고민할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고 하면서도, 기후변화가 코로나19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는 코로나19 이상으로 인류에 영구적인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질병 확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정말 심각하다. 기후가 바뀌면서 열대지방에만 있던 질환이 다른 기온대로 퍼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열대성 질환은 미국에 이미 상륙했고, 한국에도 올 것이다.

아프리카 우간다에만 있던 열병이 10년 전에는 이탈리아에서 발병했다. 곡창지대인 캘리포니아주도 기후변화로 건조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보다 기후변화가 더 큰 문제인데, 박원순 시장이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을 높이 평가한다."


박 시장이 "세계 인구의 60%가 도시에 거주하고, 10~20년 후에는 도시 지붕화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전하자, 다이아몬드 교수는 "내가 휴가를 많이 보내는 몬태나주는 인구밀도가 낮고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도 그만큼 낮지만 뉴욕과 LA의 상황은 그와 전혀 다르다"면서 "인구 과밀화가 감염률을 높이겠지만 그렇다고 투자를 많이 한 메가시티를 폐쇄하면 안 된다. 새로운 방식으로 도시를 운영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CAC 회의는 서울시 공식 유튜브(국문: https://www.youtube.com/seoullive, 영문: https://www.youtube.com/seoulcityofficial)를 통해 한국어‧영어 동시통역으로 생중계되고, 중계가 끝난 후에도 다시보기를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박원순 #코로나19 #CAC #총균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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