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생태전환교실'

서울시 교육청, 기후 위기극복-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생태전환교육' 진행

등록 2020.06.09 16:23수정 2020.06.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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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교실' 첫 대면 수업 서울시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생태전환교실'이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을 하다 6월 8일 중1 등교 개학과 함께 성보중학교와 시흥중학교에서 동시에 열렸다. 사진은 성보중학교 물상실이다. ⓒ 김광철

 [기사 수정 : 10일 오후 6시 16분]

서울시 교육청은 제2기 조희연 교육감 시대가 출범하면서 공약으로 내걸었고, 2020 생태전환 추진 계획과 서울특별시 교육청 학교환경교육진흥조례 등에 근거하여 '생태, 환경 교육'이 '생태전환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지난해부터  전담 장학사를 배치하고 예산을 확보하여 본격적으로 기획, 추진되고 있다.

'생태, 환경 교육'에 대하여 보수적 교육감 시절에는 예산 배정을 하지 않아 시민, 환경시민사회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곽노현과 조희연으로 이어지는 진보교육감 시대에도 생태, 환경 교육만을 전담하는 장학사를 두지 않고, 예산도 확보도 소극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인 전기 생산시대'로 에너지 전환 교수, 학습 활동 이날 강사로 참여한 '자연의벗연구소'의 유근향 초록교사 ⓒ 김광철

 
기후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의 노력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산업화 시기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 상승하면서 북극과 남극, 그린란드, 고산지대의 얼음이 녹고, 해수면의 상승, 폭염과 사막화,  냉해, 대홍수, 폭설, 강력한 태풍 등 전례에 없는 기후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하여 1992년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는 178개국 대표들과 6천명의 NGO들이 모여 '지속가능한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선언하면서 기후변화협약을 이끌어 낸 바가 있다.

이 협약 이행을 위한 교토의정서가 2020년에 만료됨에 따라, 2015년 11월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미국 오바마 정부, 중국 등도 참여한 195개국은 2020년까지 해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조금씩 높여  제출하기로 합의하였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는 멈출줄 모르고 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보고서보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전 세계가 비상이 걸려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하에 묶어두기 위하여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자발적 설정하여 노력하자고 결의하였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협약을 탈퇴했고, 최대 배출국인 중국, 인도 등도 미온적이다. 한국이 내놓은 목표량도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탄소와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 육식 등의 식습관, 폐기물의 양산 등 부와 안락한 삶만을 추구해 나간다면 이런 목표는 불가능하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보여주고 있다. 생태문명으로의 대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로마 교황청 등 천주교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연설 장면 스웨덴의 환경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유엔 기부변화정상회의 참석하여 기후위기 극복에 대하여 절규하는 연설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성보중 학생들 ⓒ 김광철

 2018년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가 매주 금요일에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 전 세계 많은 학생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였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그레타 툰베리는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세계 정상들을 향해 외쳤다.


"여러분은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앞으로 10년 내에 온실가스를 반으로 줄이자는 제안이 지금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는 지구 온도의 상승폭을 1.5℃ 밑으로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50%로 줄인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린 50%의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대기에 배출한 수천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없앨 임무를 우리와 우리 후세대에게 떠넘긴 것입니다."

이날 전 세계 약 450만 명의 청소년과 시민들이 기후 파업 시위에 동참하였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3월 15일, 5월 24일 청소년기후행동에 이어 9월 27일 500여 명의 청소년들이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감행한 바도 있다. 이들은 서울시 교육청 앞 시위,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과의 면담 등을 통하여 '환경교육 강화'와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주문한 바가 있다.
   

서울시 교육청 박진희 장학사의 강의 박진희 장학사가 '생태전환교실' 참여를 위한 강사 연수에서 서울시 교육청의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배경과 필요성, 계획 등에 대하여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 김광철

지난해 9월 26일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시와 함께 '생태문명 전환도시 서울'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의 어린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모든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때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적 전환에 집중하겠다"라고 선언했다.

 

'O, X' 게임을 통한 학습 '생태전환교실' 학습을 마치고 마무리 시간에 'O, X' 게임을 통하여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는 활동에 학생들이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다. ⓒ 김광철

올해부터 중학교 자유학년제에 운영에 있어서 '생태전환교실'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생태전환교실' 운영 우수 민간단체를 선정하여 생태전환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추진할 민간단체로는 공모를 통하여 '자연의벗연구소'가 선정되었다. 코로나 19로 '생태전환교실' 운영도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하다가 지난 8일 중학교 1학년 개학에 맞추어 성보중학교와 시흥중학교를 시작으로 '생태전환교실'이 처음 문을 열었다.

이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진학을 하여 등교 개학을 처음 맞는 날이어서 학생들은 굉장히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강사로 참여한 유근향 초록교사는 자신의 소개에 이어 '생태전환교육'이 갖는 의미, 기후위기의 시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삶의 전환의 필요성', 기후위기의 시대 에너지 전환 등에 대하여 짚어나갔다.

특히 삶의 현장에서 에너지 문제를 중심에 놓고, 대기전력의 문제, 에너지 절약의 문제 등을 파워포인트 자료와 동영상, 설문 등의 다양한 교수, 학습 자료를 동원하여 진지한 진행이 이루어졌다. 교수, 학습은 교사의 발문, 학생의 응답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첫날이어서 학생들이 쑥스러워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성보중학교 담당교사인 박성래 교사는 강의가 끝날 때 "풍부한 교수, 학습 자료에 의한 훌륭한 강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교수, 학습을 진행한 유근향 교사는 "첫 시간이라 긴장되었고, 갑자기 강의시간이 학교 사정에 의하여 단축이 되는 바람에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학생들이 잘 따라주었고, 무엇보다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질의, 응답을 통한 교수, 학습 진행 유근향 초록교사의 질문에 답변하는 김문옥 학생, 수업이 끝난 다음 인터뷰를 했더니 "변화와 전화의 의미를 알았고, 앞으로 시간이 기대된다."고 하였다. ⓒ 김광철

이날 교수, 학습을 마치고 나가는 1학년 1반의 김문옥 학생을 만나 소감을 '생태전환교실' 학습에 대하여 물어보았더니 "변화와 전환의 차이점을 알게 되어 좋았어요. 앞으로 어떤 내용의 교육들이 이루어질지 무척 궁급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성보중 홍형표 교감 서울시 교육청의 좋은 환경교육 프로그램에 감사드린다고 하면서 참여하는 선생님들의 재미있는 강의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 김광철

교육을 마치고 교무실에서 만난 홍형표 교감도 "서울시교육청이 '생태전환교육' 계획을 세워 학교를 지원해 주니 학교로서는 반갑다. 학생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생태전환교육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기전력 즉정 이날 동시에 진행된 시흥중에서는 학생들의 에너지 학습을 위하여 교실의 전기제품들에 대한 대기전력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 김광철

한편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시흥중학교에서도 제갈영 초록교사도 강의실에 있는 가전제품들의 대기전력을 측정을 하며 에너지 교육을 하거나, 'O, X' 팻말을 이용하여 퀴즈를 푸는 등 재미있게 교수, 학습이 진행 되었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하여 '자발적 가난, 자발적 불편'으로 인식 전환이 필요
 

'자연의 벗 연구소' 오창길 소장 서울시 교육청의 '생태전환교실' 위탁 운영에 대한 '자연의 벗 연구소'의 입장과 중점적으로 교육할 방향에 대하연 인터뷰를 하였다. ⓒ 김광철

'생태전환교실' 총괄하여 운영하고 있는 오창길 소장에게 몇 가지를 확인해 보았다.

- 이번 '생태전환교실' 운영을 신청한 학교는 몇 개교인가?
"서울 386개 중학교 중, 지난 3월 신청을 받은 결과 '전환기 교육' 방식으로 학기말이나 학년말 등 특정한 시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에는 53개교가 신청을 하였고, 학교당 10시간 이내 '주제 선택'이나 동아리 대상 신청학교는 81개교로 134개교 총 1929차시를 신청하였다. '주제 선택'은 주로 1학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나 '전환기 교육' 방식은 학년 구분 없이 신청이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하여 1학기 등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근래에 신청을 포기한 학교들도 몇 개교에 이른다."

- 이번 '생태전환교실' 운영 계획에서 중점적으로 하려는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가?
"서울시 교육청의 추진방향 '손수건에서 태양광까지' 삶의 전환을 실천하는 생태시민육성' 목표를 존중하면서 ▲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전환교육 ▲ 학교 시스템과 연계하는 생태전환교육 ▲ 통합적이고 실천적인 생태전환교육 ▲ 생활양식을 전환하는 생태전환교육을 내걸고 있다. '자발적 가난, 자발적 불편' 등 삶의 방식의 대전환이 전제되는 실천 중심의 교육에 중심을 두고 지자체, 지역사회, 시민 환경단체 등과의 파트너 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 현재 추진 상황은 어떠하며, 교육청의 지원에서 어려움은 없는가?
"30여 명의 강사 요원들을 모집하여 서울시 교육청 박진희 장학사를 비롯하여 교수, 생태, 환경분야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하여 연수를 진행했다. '생태전환교육과 생태문명전환 철학',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적정기술', '녹색소비와 자원순환', '채식과 기후변화 방지, 생명권 존중',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폐기물과 플라스틱', '교수, 학습 진행 기법', '수업 시연'과 평가를 통하여 강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생태전환교실 운영 프로그램에 계발, 표준 교수, 학습 교안도 개발하였다. 앞으로 현장에서 운영을 하면서 모니터와 현장의 의견, 교육청이나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으면서 더욱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학습 준비물비 등이 충분하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한편 서울시 교육청에 취재 문의를 한 결과, '생태전환교육'에 대해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자세히 밝힐 계획이라고 한다.
#생태전환교육 #서울시교육청 #자연의 벗 연구소 #기후위기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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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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