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판할 수 있다면 최순실조차 감싼다?

[종편 뭐하니 ②] TV조선, 채널 A의 무리한 엮기 사례들

등록 2020.06.11 14:58수정 2020.08.0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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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5일 종편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기 위해 최순실씨를 감싸거나, 윤미향 의원의 국회 본회의 출석을 두고 '세 과시'라고 표현하는 등 각종 무리수가 등장했습니다. 

1. 국정농단 최순실과 조국 비교... 정유라와 조민 비교까지
 

조국 비판하려 최순실조차 감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5) ⓒ 민주언론시민연합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기환송심에서 18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인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가 옥중에서 회고록을 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5일)에서는 최순실씨 회고록에 대한 대담을 나눴어요.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꺼내 들었는데요.

김 교수는 "최순실을 비롯한 국정농단 세력과 현 정부의 조국 전 장관 등을 비교해봤을 때" 현 정부가 더 '두려움의 대상'이라고 했어요. 이유가 뭘까요? 정유라씨를 조민씨와 비교해보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이라도 따지 않았느냐", "정유라씨가 요즘 재평가를 받는다"는 거예요. 최순실씨 관련한 대담에서조차 '조국'을 비판하고자 하는 TV조선 패널의 발언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완전히 다른 두 사건, 심지어 조국 전 장관 관련한 여러 의혹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걸 비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이미 판결 난 국정농단까지 감싸주면서 '조국'을 때리고자 하는 TV조선의   최순실씨는 삼성으로부터 말과 관련해 수십억의 뇌물을 받고, 많은 기업으로부터 재단 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로 대법원판결을 앞두고 있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비선실세로 국정운영에 개입했다는 것 자체가 큰 범죄를 넘어 위헌이에요.

정유라씨도 그 범죄에 연루되었고 대입 특혜가 확인되어 입학이 취소됐죠. 언론에 나오는 출연자라면 범죄자가 억울함을 토로하는 회고록에 감정이입해서 안타까워할 게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5일) https://muz.so/abHr

2. 국회의원 표결참여가 '세 과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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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근길, 외출길, 퇴근길 중계에 이어 본회의장 등장까지 주목한 채널A <뉴스TOP10>(6/5) ⓒ 채널A

   
5일 국회가 개원했죠. 언론은 윤미향 의원을 집중 조명했어요. 기자들이 윤미향 의원실 앞에서 뻗치기를 하며 윤 의원의 출근, 외출, 퇴근을 중계했죠. 윤 의원의 본회의장 등장에도 주목했는데요. 뭘 보도했을까요?


채널A <뉴스TOP10>(6월 5일)에서 구자홍 동아일보 주간동아팀 차장은 윤미향 의원이 본회의장에 참석해 국회의장 선출 표결에 참여한 걸 두고 "처음 열린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각종 의혹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21대 국회의원 신분이다'라는 것을 오늘 본회의장 참석과 이 표결을 통해서 전 국민 앞에서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국회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구자홍씨는 국회의원이 당연한 일을 한 걸 가지고 '전 국민 앞에서 세를 과시한 거'라네요.

☞ 채널A <뉴스TOP10>(6월 5일) https://muz.so/abHs

3. 부장검사 성추행 사건에서 '부산'이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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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검사 성추행 사건보다 '부산' 강조한 채널A<김진의 돌직구 쇼> ⓒ 채널A

 
지난 1일 한 부장검사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5일)에서는 대담을 나누다 뜬금없이 사건이 일어난 '부산'이라는 지역에 방점을 찍었어요. 출연자 김수경 교수는 "걱정되는 부분은 지금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지금 조사를 받고 있는데 거기도 부산이죠"라고 말했어요. 오 전 시장을 조사하고 있는 부산지검에 근무하는 검사가 성추행 사건을 일으켜 우려된다는 말이었죠. 

진행자 김진씨는 한술 더 떠 "부산 시민들 입장에서는 얼마 전에는 시장님이 그러더니, 이번에는 검사님이 그랬다. 것도 부장검사님"이라고 말했어요. 이재명 보도본부 부장은 "부산 시민들 입장에서는 충격적일 테고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 일벌백계해야겠죠"라고 덧붙였고요.

물론 고위공직자의 성추행은 제대로 조사해서 엄하게 처벌해야죠. 그런데 굳이 이렇게 여러 차례 '부산'을 말해야만 하는 걸까요? 서울에서 이런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면, '서울 시민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발언은 없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결국 중앙에서 지역을 바라보는 위계적 시선을 언론이 그대로 노출한 것 아닐까요?

특정 범죄를 언급하면서 <김진의 돌직구쇼>처럼 '부산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명명하는 순간 특정 지역에 부정적인 이미지만 덧씌울 수 있다는 점, 언론이 꼭 명심했으면 좋겠네요.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5일) https://muz.so/abHt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6월 5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 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민언련 #조국 #최순실 #윤미향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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