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버스 울산공장 폐쇄 철회! 해외 이전 반대! 생존권 사수! 금속노조 결의대회 ⓒ 이윤경
"영안모자가 대우버스를 인수한 후 한 번도 마음 편한 적 없었다. 버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영안모자 그룹은 기술 개발보다 해외 법인 수를 늘리는 데만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로 작년 전기버스 국내 수요 583대 중, 65년간 버스를 만들어 온 대우버스는 10대밖에 납품하지 못했다. 처참했다."
박재우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대우버스지회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영안모자는 한술 더 떠 이 모든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무능력한 데다 파렴치하기까지 한 영안모자 경영자에게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맡길 수 없다. 65년 동안 버스만을 생산하며 기술과 경험이 축적된 버스 전문 기업으로 국가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온 대우버스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반드시 막겠다. 온 나라가 고통을 겪고 있는 코로나 위기를 틈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영안모자에는 공적자금 절대 지원해서는 안 된다."
65년 동안 버스를 생산한 버스 전문 생산기업 자일대우상용차(아래 대우버스)가 울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지난 3월 30일 선언했다. 대우버스의 모기업인 영안그룹은 베트남 공장을 주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6월 15일부터는 울산공장의 모든 생산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10일 오후 3시 금속노조는 대우버스 울산공장 해외 이전을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울산시청 앞에서 열었다. 65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표적 향토기업 대우버스의 해외 이전을 반대하는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부산·울산본부 조합원들과 진보정당, 금속노조 부산·울산 조합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우버스 지회와 대우버스 사무지회는 결의대회 전 대우버스 울산공장에서 '공장사수 출정식'을 열고 박재우, 최지훈 지회장의 삭발로 투쟁 의지와 승리의 결의를 밝혔다.
결의대회의 여는 말을 한 김용화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백성학 회장은 경영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돈이 되는 땅만 팔고 해외로 이전하려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앞에서는 고통 분담을 외치지만 뒤로는 모든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18만 금속노조는 그렇게 물컹하지 않다. 동지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켜 내겠다"라고 말한 뒤 "금속노동자 총단결로 대우버스 지켜내자"라고 구호를 외쳤다.
"백성학은 이윤을 걸었지만 노동자는 목숨 걸고 싸운다"
▲ 김용화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서병준 고강알루미늄 지회장, 최지훈 대우버스 사무지회장, 박재우 대우버스 지회장 ⓒ 이윤경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제조업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버티고 있음이 드러났다. 해외로 나간 공장을 다시 국내로 불러오는 마당에 대우버스는 멀쩡한 사업장을 해외로 이전하려 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면서 "악질 자본이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공장을 이전하려 하는데 울산시는 뭐 하고 있나. 국가의 주인인 노동자가 고통받고 있는데 국가는 뭐 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결의대회를 울산시청 앞에서 하는 이유는 송철호 울산시장이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울산 시민의 세금으로 키운 공장이다. 울산시장이 나서 백성학 회장의 탐욕을 저지해야 한다"라고 말한 뒤 "백성학은 이윤을 걸었지만 노동자는 목숨 걸고 싸운다"라고 승리를 확신했다.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더러운 자본주의를 목격했다. 자신의 배를 불리려 노동자를 죽이려는 탐욕이 대우버스 공장 폐쇄의 본질"이라면서 "울산시청 앞에는 하루아침에 계약이 해지된 롯데택배 노동자 24명이 농성 중이다. 자기 살려고 노동자 죽이는 기업은 망해야 한다"라고 말한 뒤 "이 고통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는 죽을 수는 있어도 포기할 수 없는 불패의 대오, 강철의 전사들이다.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하자"라고 외쳤다.
최지훈 대우버스 사무지회장은 "지난 2019년 쟁의기간임에도 신차 생산을 위해 쟁의행위를 유보, 신차 안정화를 이루었는데 코로나라는 악재를 이용해 노동자들의 등에 비수를 꽂고 있다"라면서 "해외로 나간 제조업체들이 고국으로 돌아오겠다는 시점에 노동자들 생존권을 내팽개치고 해외로 나가려는 영안 자본에 종지부를 찍자"라고 말한 뒤 "국가공단으로 지정된 울산시가 대우버스를 책임지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결의대회 후 참가자들은 울산시청에서 대화강 둔치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울산 시민들은 거리로 나온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호응했다.
▲ '선언'의 노래 공연 ⓒ 이윤경
▲ 태화강 둔치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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