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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미, 남북문제 시비할 권리 없다... 제집안이나 돌보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중앙통신 문답 형식으로 미국에 경고

등록 2020.06.11 06:57수정 2020.06.1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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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폐기한다고 밝힌 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남한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북한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가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2020.6.9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북한 외무성이 남북 연락채널을 전면 차단한 북측에 '실망'했다는 미국을 향해 남북관계에 참견하지 말라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정돈부터 하라"고 경고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권 국장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흑인사망 항의 시위 등으로 어지러운 미 상황을 겨냥,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 변수가 대선판 악재가 되지 않도록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려고 애쓰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권 국장은 또 "북남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하는 것 같으면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이 난다"면서 "미국의 그 '실망'을 지난 2년간 우리가 느끼는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고 분노했다.


북한이 외무성 국장 명의로 언론 문답 형식을 택하고 적대적인 표현을 자제한 데서는 그나마 미국을 향한 수위 조절 의도가 엿보인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차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북한 외무성 #권정근 #남북관계 #북미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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