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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인천에게 없는 '승리 DNA', 이기는 법을 아는 '1위' 전북의 위용

[2020 K리그1 6R] 전북, 인천에 1-0승… 1위 유지

20.06.14 09:31최종업데이트20.06.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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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국-이승기 전북 이동국이 인천과의 K리그 6라운드에서 후반 10분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후 거수경례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승리 DNA를 보유한 전북 현대의 쾌속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선두 전북이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의 강력한 저항을 뿌리치고 다시금 연승 가도를 내달렸다.
 
전북은 13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2연승을 내달린 전북은 5승 1패(승점 15)를 기록, 2위 울산(승점 14)에 1점 앞선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4연패의 늪에 빠진 인천은 2무 4패(승점 2)에 머무르며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견고한 인천, 선수비 후역습으로 전반전 무실점
 
호세 모라이스 감독이 퇴장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한 가운데 김상식 코치가 이날 지휘홉을 잡았다. 전북은 4-1-4-1을 가동했다. 원톱 이동국, 2선은 이성윤-김보경-이승기-한교원,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준호가 포진했다. 포백은 김진수-최보경-김민혁-최철순,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인천은 3-4-3 포메이션을 꺼냈다. 김호남-무고사-이종욱이 스리톱을 형성했고, 김성주-임은수-이우혁-정동윤이 허리를 맡았다. 수비는 김정호-이재성-김연수, 정산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수비의 핵 이재성은 올 시즌 첫 출전이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전북이 쥐었지만 오히려 슈팅 기회가 많은 쪽은 인천이었다. 역습에서의 빠른 전환과 역동성이 돋보였다.
 
전반 8분 왼쪽에서 김성주가 올린 크로스를 이종욱이 재빨리 쇄도하며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송범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분 뒤에는 김호남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도 송범근 골키퍼가 쳐냈다. 이후 무고사는 치열한 몸싸움 끝에 회심의 헤더슛을 시도했다.
 
오히려 전북은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수비시 5-4-1 형태로 전환하는 인천의 견고한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 17분 김진수의 중거리 슈팅이 이동국의 몸 맞고 뒤로 흐른 루즈볼을 이승기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전반 18분 다시 인천이 반격했다. 김호남이 페널티 아크 왼쪽 지점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북도 서서히 기회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전반 21분에는 김진수의 하프 발리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정산 골키퍼가 잡아냈다. 25분 이성윤의 터닝슛은 골키퍼 손에 스치고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
 
인천의 임완섭 감독은 전반 36분 이종욱 대신 지언학을 투입하며 빠르게 변화를 가져갔다. 전북의 김상식 코치도 곧바로 응수했다. 전반 38분 이성윤을 빼고 왼쪽 윙어 무릴로를 넣었다. 교체 투입된 무릴로는 전반 41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바이시클슛으로 연결하며 인천 수비를 위협했다.

전북은 슈팅수 9-4, 볼 점유율 61%를 기록하고도 전반 45분을 득점없이 마감했다.
 
 

▲ 이동국 전북 이동국이 인천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실수와 골 결정력 차이에서 갈린 승부
 
후반 2분 만에 이동국이 시도한 회심의 발리슛은 정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단단한 압박과 투지 넘치는 수비로 잘 버티던 인천은 끝내 자멸하고 말았다. 이동국이 가슴으로 떨궈준 공을 인천 김연수가 왼손을 뻗으며 막아섰고, 결국 주심으로부터 핸드볼과 함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10분 키커로 나선 이동국은 골문 왼쪽 상단으로 강하게 차 넣으며 팽팽한 균형추를 깨뜨렸다.
 
인천도 공격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후반 15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정동윤의 패스가 전북 수비진 사이로 빠져나갔고, 왼쪽으로 쇄도하던 김성주의 슈팅이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서 골문을 빗겨나갔다.
 
좋은 흐름을 유지하던 인천은 또 다시 페널티킥을 내줬다. 후반 10분 페널티킥의 빌미를 제공한 임은수가 또 다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그러나 후반 24분 키커로 나선 김보경의 페널티킥은 정산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후반 25분 전북의 김상식 코치는 김보경 대신 쿠니모토를 투입했다. 인천의 임완섭 감독도 후반 30분 수비수 임은수 대신 안진범을 넣으며 공격적인 교체를 감행했다.
 
인천은 골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 32분 무인지경에 있던 무고사가 시도한 오른발 슈팅을 송범근 골키퍼가 슈퍼 세이브를 연출하며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전북은 마지막 세 번째 교체 카드로 이동국을 불러들이고 벨트비크를 넣으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인천은 끝까지 전북을 몰아세우며 동점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 추가 시간 정동윤의 얼리 크로스에서 송시우의 슬라이딩 슛이 골 포스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결국 인천은 전북에 0-1로 패했다.
 
무시무시한 전북의 승리 DNA…4년 연속 우승 도전
 
이날 경기는 1위와 꼴찌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객관적인 전력상 전북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인천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인천은 이재성의 복귀가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그동안 스리백의 가운데에 포진한 문지환 대신 이재성이 선발 출장하면서 더욱 업그레이드 된 수비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인천은 3-4-3과 5-4-1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수비를 굳건히 하면서도 공을 탈취한 이후 빠른 전진 패스와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슈팅까지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북은 인천의 밀집수비를 맞아 고전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K리그1 MVP 김보경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올 시즌 전북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윙어 한교원마저 이렇다 할 돌파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또, 전체적으로 공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매우 정적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인천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어려운 흐름에서도 승리로 만들어내는 DNA가 전북에게는 있었다. 인천은 매 시즌 강등권에서 사투를 벌일만큼 승리에 익숙하지 않다. 팽팽한 승부처에서 매듭을 짓는 쪽은 전북이었다. 그래서 전북이 강팀인 이유다.
 
전북은 후반 10분 인천의 실수로부터 얻어낸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만들면서 한결 부담을 덜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이에 인천은 수비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적으로 나서는게 불가피했다.
 
물론 이날 인천은 동점을 만들 여지가 충분했다.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이날 전북도 골 결정력이 훌륭했다고 볼 수 없다. 19개의 슈팅 가운데 득점은 1골에 그쳤다. 하지만 인천은 무득점이었다. 8개의 슈팅 가운데 무려 6개가 골문으로 향할만큼 유효 슈팅 비율이 높았음에도 전북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한 것이다.
 
인천은 올 시즌 6라운드까지 겨우 2득점에 머물고 있다. 가장 믿었던 인천의 골잡이 무고사마저 무득점으로 침묵하자 전방에서 해결사 부재를 앓고 있다. 임완섭 감독의 수비 축구는 1라운드 대구전, 2라운드 성남전에서 2연속 0-0 무승부를 거두며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이후 매 경기 실점하며 4연패를 당했다.
 
전북을 올 시즌 다소 들쭉날쭉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승점 3점을 챙기는 경기를 할 줄 안다. 유일한 패배였던 강원전조차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에서도 후반을 지배하며 강팀의 위용을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힘이 전북의 K리그 3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전북은 올 시즌 초반 울산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2점차 앞선 선두를 질주하며 K리그 사상 최초의 4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위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천에게는 전북이 보유한 승리 DNA가 부럽기만한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 (2020년 6월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1 – 55분 이동국(PK)
인천 유나이티드 0
 
전북 현대 4-1-4-1/ 송범근/ 최철순, 김민혁, 최보경, 김진수/ 손준호/ 한교원, 김보경 (70'쿠니모토), 이승기, 이성윤 (38'무릴로)/ 이동국 (77'벨트비크)
 
인천 유나이티드 3-4-3/ 정산/ 김연수, 이재성, 김정호/ 정동윤, 이우혁, 임은수 (75'안진범), 김성주/ 이종욱 (36'지언학), 무고사, 김준범 (72'송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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