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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1조 입수... 다이버가 버려야 할 가장 나쁜 습관

[무작정, 프리다이빙 2] 고막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이퀄라이징

등록 2020.06.27 11:43수정 2020.06.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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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 알아주는 '맥주병'에 고소공포증까지... 이런 내가 프리다이빙이라니

이제 겨우 6월 중순인데, 덥다. 야외주차장에 차를 대고 직장까지 걸어가는 5분 동안 셔츠는 이미 땀으로 눅진해진다. 날달걀을 차에 두고 내리면 퇴근할 때 즈음 훈제계란이 되어 있을 것이다.

실내로 들어서자 찬 기운이 몰려온다. 예전에는 그저 시원할 따름이었지만, 에어컨 바람이 마냥 달갑지는 않다. 뼈가 시큰할 나이다. 이제는 자연의 바람이 좋다. 맑고 차디찬 물이 그립다. 바다가 그립다. 나는 프리다이버다. 아니, 그러고 싶다.   

훈련 두 번째 과정, 압력 평형
 

압력 평형(이퀄라이징) 압력평형을 위해 물속에서 코를 막는 모습 ⓒ 최재호


지난 회에 이어, 프리다이버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 두 번째 시간이다. 마음은 이미 돌고래와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지만, 더딘 몸은 아직 숨 조절도 힘들다. 3층 계단만 올라도 '회복 호흡'이 필요한 망가진 몸으로 무작정 도전하는 프리다이빙. 이번 회에서는 호흡의 다음 단계이자, 프리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압력 평형(이퀄라이징)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압력 평형이란 낯선 개념이 아니다. 누구나 일상에서 혹은 여행에서 경험해본 일이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에 오를 때나, 강원도 여행을 위해 태백산맥을 넘을 때, 제주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당신은 귀가 멍해짐을 느껴 보았다. 바로 기압 차이 때문이다.

높은 곳에 오르면 그만큼 대기의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 몸의 말랑한 몇 부분은 밖으로 튀어나오고 싶어 한다. 선봉에 서는 대표적인 녀석이 고막이다. 녀석을 제압하기 위해 우리는 침을 꿀꺽 삼키거나 물을 마신다. 이것이 압력 평형의 원리다.

프리다이빙에서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압력이 증가한다. 이번에도 고막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다. 수압에 몰린 고막은 통증을 동반한다. 어떻게든 고막의 평형 상태를 유지 시켜 압력에 적응해야 한다.

이것을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이퀄라이징(equalizing)이라고 한다. 이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물속에서 숨을 참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압력 평형의 기술에는 세 가지가 있다. 발살바(Valsalva)와 프렌젤(Frenzel), 토인비 기술(코를 막고 침을 삼키는 방법인데, 프리다이빙 기술로는 적합하지 않아 설명에서 제외한다)이다.

발살바 기술은 배나 가슴의 압력을 이용하여 공기를 외부로 밀어내는 것이다. 입을 닫고 코를 잡은 후, 힘껏 숨을 내뱉는다. 배출구가 막힌 공기는 당신의 중이를 통해 고막에 전달된다. '펑' 소리와 함께 수압으로 찌그러진 고막이 팽창하며 평형을 이룬다. 스킨스쿠버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술이다.

프리다이버들이 주로 하는 방법은 프렌젤 기술이다. 코를 잡고 입천장과 입속 깊숙이 혀를 대고, 침을 삼키듯 혀 안쪽을 부드럽게 위로 올린다. 이런 움직임이 공기를 귀로 주입해 고막의 평형을 이루게 한다. 배와 가슴의 움직임이 없이 이용하는 기술이라서 호흡을 아껴야 하는 프리다이빙에 더 적합하다. 물론 이론은 쉽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2인 1조 입수... 승부욕은 절대 금물

압력 평형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으면 이제 입수의 시간이다. 프리다이빙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2인 1조로 움직인다. 버디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한 사람은 상대의 기록과 안전 상태를 확인한다. 그러한 역할을 '버디'라 한다.
 

프리다이빙 버디의 역할-1 스테틱 무호흡(숨을 참고 물속에서 가만히 있는 상태로 무호흡 시간을 측정하는 것)을 버디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 최재호


초보자의 경우, 반드시 숙달된 버디와 함께 입수한다. 숙달되면 버디와 프리다이버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가며 프리다이빙을 진행한다. 따라서 프리다이빙의 기술을 훈련하는 것만큼 버디로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고 훈련이 필요하다.

강사님의 지도하에 2인 1조가 되어 먼저 수중 숨 참기를 연습하기로 했다. 한 사람이 물속에서 숨을 참는 동안 물 위에서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고, 스톱워치로 기록을 측정하는 것이다.
 

프리다이빙 버디의 역할-2 필자가 버디의 역할을 맡아 기록을 측정하기 위한 준비 자세에 있다. ⓒ 최재호


나의 파트너는 20대 초반의 여학생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연습이란다. 나는 처음이라고 했더니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내가 먼저 버디 역할을 했다. 호흡을 고르고 풀장 벽을 손으로 잡은 채 그녀가 물속으로 잠수했다. 스톱워치의 시간은 생각보다 느리다. 그녀의 기록은 48초.

이제 내 차례다. 이깟 잠수가 뭐라고 경쟁심이 발동하려 한다. 진정하자. 지면 좀 어때? 난 나이가 많은 데다, 기력도 쇠하고, 하물며, 처음이잖아. 갖가지 핑곗거리를 떠올리며 준비 호흡을 시작한다.

사실, 가장 나쁜 습관이자 다이버로서 버려야 할 마음가짐이다. 절대 승부욕을 보여서는 안 되며, 물속에서는 모든 생각을 지우고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해야 한다. 요가의 명상과 비슷하다. 고개를 저어 잡념을 털어내고, 긴 호흡과 함께 물속으로 들어갔다.

몸에 최대한 기운을 빼고 물에 떠 있는 자세를 유지한다. 코로 미세하게 숨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살아있다. 움직임이 사라진 육신은 물과 동화되기 시작한다. 내 몸은 이제 나의 것이 아니다. 내겐 오로지 의식과 호흡만이 남아 있다. 호흡이 서서히 빠져나가면서 의식은 점차 또렷해진다. 말장난이 아니다. 호흡이 빠져나갈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물 밖으로 나갈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마지막 한 모금의 숨까지 소진했을 때, 온몸에 힘을 주고 고개를 쳐들었다. 회복 호흡을 충분히 한 뒤, 엄지와 검지로 원을 만들어 버디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이는 자신의 상태를 버디에게 알려주는 만국 공용어다. 오케이 사인을 보낼 정도로 의식이 또렷해야 한다.

첫 잠수의 기록은 1분 4초였다. 생각지도 못했던 기록이다. 일단 민폐 캐릭터는 아니다. 자신감을 얻고 두 번째 도전한다. 1분 8초. 자체 기록 경신이다. 간단히 배운 호흡법만으로 1분이 넘도록 잠수할 수 있었다. 스스로 대견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프리다이빙과 핀 핀(일명 오리발)을 이용하여 물속에서 속도를 내며 움직임이 가능하다. ⓒ 최재호


잠수를 통해 물에 대한 공포증이 어느 정도 극복되었다. 긴급 상황으로 물속에 잠겨도 1분간은 버틸 수 있지 않은가.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맥주병이 물개로 진화하기 위한 첫 변태의 과정이자. 두려움이라는 알의 껍질을 깨주는 첫 조탁의 과정이다. 자신의 잠수 시간을 알고 조금씩 늘려 가는 과정이 프리다이빙의 훈련 과정의 절반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핀 차기. 스노클링 하듯 마스크와 호흡용 대롱을 입에 물고, 발에 핀(프리다이빙용 오리발로 길고 좁은 것이 특징임)을 장착한 후 3m 깊이에서 발차기 연습을 진행했다. 수트 자체의 부력으로 충분히 물에 뜨기 때문에 전혀 어렵지 않고, 그저 물놀이 하는 것처럼 편하게 연습하면 된다.

핀을 이용할 때는 종아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허벅지 전체를 이용해서 부드럽게 다리를 움직여야 근육의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해 숨 참기에 사용하는 것이 프리다이빙의 기본이다. 핀 차기 연습을 충분히 했다면 이제 물속 깊이 들어갈 시간이다.

(* 다음 회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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