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송악산 난개발 막자", 주민대책위 꾸려졌다

한국환경정책평가원구원(KEI) 의견 누락한 채 개발동의... 문제 여지 남겨져 있어

등록 2020.06.16 15:52수정 2020.06.1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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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임 상임대표 송악산 개발 반대 대책위가 피켓을 들고 송악산 개발 반대 이유를 알리고 있다. ⓒ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수확한 양파를 말리고 대를 자르는 일, 딸기 수확 등 농부로 당장 할 일이 쌓일때면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인 송악산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포기할 수 없어요."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김정임 상임대표의 말이다. 양파·딸기, 등 농사를 짓는 농부인 그녀는 이른 장마로 미처 수확하지 못한 양파를 버려 둔채 회의, 간담회, 피켓 시위 등을 하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레길 10코스가 지나는 제주 서귀포시 송악산 일대는 해안도로가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경관지로 올레길을 찾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그 송악산 일대가 송악산 뉴오션타운 건립 추진으로 훼손될 처지에 놓였다. 2019년 개발은 환경적으로 입지 불가능이라는 한국환경정책평가원구원(KEI)의 의견이 누락된 채 개발 동의를 얻어냈지만 다행스럽게 2020년 5월 도의회에서 개발 부동의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도의회 일부와 사업자는 환경영향 평가를 보완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주환경연합, 김정임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 대표, 제주 여성농민회, 양윤모 영화평론가, 박성인 가장자리 농원 대표 등은 제주도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사업 인허가 대신 자연문화유산 등록을 통해 송악산을 원향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송악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캠페인,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통한 개발 무효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도의회의 부동의 결정 이후, 제주도와 도의회 모두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하면 사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부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행정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고 부동의 결과를 왜곡하는 것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하거나 개발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올레 10길 있는 송악산 일대 송악산 일대는 해안가가 아릅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송악산 일대는 해안도로가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경관지인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계획에 따르면 높은 고도·풍광을 차단하는 형태의 건물들이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송악산과 섯알오름 양쪽으로 밀집하게 돼 경관 차단은 물론 경관자원이 사유화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들은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주체가 중국자본이고 중국정부의 자국기업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정책기조가 불명확해 사업이 완결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상태이고 최악의 경우 공사 중단으로 제주의 중요한 미래자원이 훼손된 채 방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악산이 개발되면 바뀔 전망 송악산에 숙박시설이 들어서면 아름다운 산의 전경은 볼 수 없게 된다. ⓒ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송악산과 섯알오름의 연약한 화산지질에 지하 3층의 깊은 터파기 공사는 오름의 원형을 훼손하고 인근 일오동굴과 섯알오름 진지동굴 등 근대사 비극의 현장인 제주와 대정읍의 귀중한 역사유산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는 염려도 크다.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은 송악산 일대 19만1950제곱미터에 6층 규모 총 464실의 대규모숙박시설, 문화센터, 캠핑장 등을 건설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사업에는 중국 자본 3700억 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악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려는 사람들은 '1990년부터 2004년까지 관광 지구 개발 사업이 시작됐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남기며 송악산 관광지구 지정이 해제되었다'며 '지난 2018년 원희룡 도지사는 자연보호, 사업자의 이익, 행정의 일관성이란 세가지 가치가 충돌할 때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환경보호'라며 개발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송악산 개발 반대 대책위는 '송악산 일대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망가지기 전 송악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자연문화유산 등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화어머니회 평화어머니회는 지난 6얼 11일 제주 송악산 인근에서 연대 활동을 벌였다. ⓒ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평화어머니회는 지난 11일 제주를 방문 송악산 개발 반대 연대활동을 벌였으며 이후에도 연대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윤모 평론가는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대표를 맡아 송악산 개발 반대 운동에 함께하고 있다.

송악산 개발 반대 대책위는 간담회, 토론회, 피켓 들기, 전국 시민사회 단체 연대 요청, 송악산을 찾는 관광객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송악산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를 알리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송악산 원형보존 #평화의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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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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