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강 교수가 전하는 '우리가 몰랐던 노동이야기'

[현장] 일하는 안산 청년들의 ‘슬기로운 청년생활’

등록 2020.06.19 16:01수정 2020.06.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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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강교수강연 안산청년행동 더함에서 주관한 슬기로운청년생활 노동편 하종강 교수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 황정욱

안산청년행동 더함에서 주관하는 '슬기로운 청년생활'이라는 강연 프로그램이 18일 저녁 7시 안산YMCA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열린 '슬기로운 청년생활' 1강은 '우리가 몰랐던 노동이야기'라는 주제로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가 무대에 올랐다.

청년들이 꼭 알아야 할 '노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슬기로운 청년생활'은 하종강 교수가 맡은 1강을 시작으로 26일 '입사부터 퇴직까지 청년들이 알아야 할 노동법'을 주제로 한지경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노무사가 2강을, 30일 '일하다 죽지 않게, 다치지 않게, 병들지 않게'라는 주제로 노동안전에 대해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이 3강을 진행한다.

'슬기로운 청년생활' 1강 하종강 교수의 강연 현장을 찾아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다.

사회문제를 구조적 관점으로 보자!

"이블린 글레니라는 세계적인 음악가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 장의 음반도 내고 전 세계를 다니며 공연을 하는 이 음악가가 더욱 유명한 이유는 청각 장애를 극복했다는 것입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이지만 오랜 기간 초인적인 노력으로 엄청난 연주 실력을 보여주는 음악가가 된 것이죠.

한편 지난해 올해의 인권상 수상자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선정됐습니다. 박 대표는 한국사회 장애인 인권 증진과 사회적 소수자 생존권 수호를 위해 오랫동안 활동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블린 글레니와 같이 초인적 의지로 성공을 이뤄낸 장애인은 훌륭하게 생각하는 것 좋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몇 백만 가운데 한 명 정도 되는 그 성공도 중요하지만 특별한 능력 없는 보통의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조금씩 바꿔가는 일입니다. 박 대표처럼 사회 변화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현재 설치된 장애인용 시설들조차 아직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렇게 사회문제를 개인의 노력 여부 등 일부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구조적 관점이 필요한 것입니다."

경찰이 노동조합 하면 치안은 누가 지키나?

"프랑스대사관의 부대사가 우리나라 방송 인터뷰에서 제가 원한다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해 이슈가 된 적이 있죠. 프랑스에서는 부대사와 같은 직급의 공무원도 자신을 노동자라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핀란드는 교장들도 교원노조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경찰 노동조합이 있는 나라도 많습니다. 판사노조, 변호사노조, 군인노조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노동인권 교육을 제대로 하는 나라들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생기고 노동조건이 개선되면 근무 의욕이 올라가 경찰이라면 더욱 치안을 잘 지킬 것입니다. 게다가 노동조합이 스스로 감시능력과 자정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군대 등 조직의 비리 문제, 성희롱 문제 등이 거의 사라집니다. 이런 예시들은 유럽 여러 국가들의 실제 결과물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에 비정규직 노동자 감축을 요구하다!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 경제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는 국제통화기금이 한국 정부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줄이라고 한 것은 대한민국 노동자의 비정규직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경제 양극화가 그만큼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절반이 넘는 이 경제 구조에서는 건전한 내수가 창출되지 않고 이는 지금 문재인 정부가 꿈꾸는 소득 주도 성장도 물거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 전체적인 임금, 즉 소득이 올라야 노동자들의 구매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비정규직이 늘어가고 차별이 강화되는 것을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주장과, 사회 불평등 구조를 감수하면서 단기적인 이익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의 주장 가운데 과연 어느 쪽 주장이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에 이로울까요? 눈앞의 이익 때문에 나라의 백년대계를 거스르는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강연을 주관한 안산청년행동 더함 관계자는 "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하는 일하거나 일자리를 준비 중인 많은 청년들이 노동에 대한 바른 관점을 고민해보고 노동인권 감수성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종강 교수 강연을 준비했다"며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슬기로운 청년생활' 2강, 3강에 대한 참여 신청이나 문의는 안산청년행동 더함 사무국(010-3775-6562)로 하면 된다.
#하종강 #안산 #청년 #더함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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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에서 직장다니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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