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위해 뜨거운 아스팔트에 몸을 던진 사람들

[현장] 27도의 날씨 속 국회 앞에서 진행된 오체투지

등록 2020.06.19 18:11수정 2020.06.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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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서 오체투지를 하는 참가자들 ⓒ 주영민

 
27도의 여름 날씨, 18일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 무릎과 팔부터 머리까지 몸의 다섯 군데를 땅바닥에 던진다는 오체투지가 이어진다. 이들은 왜 국회 주변을 돌며 몸을 던지는 것일까?

이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비롯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사회단체의 사람들이다. 21대 국회에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부터 추진됐지만, 매번 입법의 문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대부분 폐기됐다. 성별, 인종, 장애, 성적 지향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을 금지하는 기초에 성적 지향을 비롯한 성소수자 관련 내용에 기독교계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차별금지법, 성소수자만을 위한 법안 아냐
 

국회 옆 도로를 돌며 오체투지 하는 참가자들 ⓒ 주영민

 
이날 오체투지에 앞서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은 "혐오를 처벌로써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법이 아니 인권에 물러설 수 없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자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정의당은 1호 법안으로 차별금지법을 발의할 것을 예고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14일에는 정의당 관계자들과 사회운동가들이 모여 차별금지법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 정당 모두 차별금지법을 논의에 나서자고 이야기했다. 20대 국회에서 심상정 의원이 발의를 준비하였으나, 10명의 공동 발의자를 채우지 못해 발의에 실패했던 정의당은 좀 더 강력한 동력을 모으는 중이다. 

보수 기독교 세력들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오랫동안 반대를 표해왔다. 그들은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합법화하는 악법'으로 보면서, 성소수자들의 존재와 삶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만을 위한 법안인 것은 아니다. 2007년 법무부 입법 당시부터 차별금지조항으로 병력,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성적지향, 학력 등 총 20개의 차별금지조항을 설정했다.

즉 모든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괄적인 차별을 금지하자는 수단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됨에도 사회에서 장애인 차별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별금지법은 상호 연계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다.

차별금지법 악용 논란에서도 국가인권위와 같은 차별금지법의 중심적 단체들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장애인차별금지법 통과 이후에도 차별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주 논리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악용 관련 질문에 차별 관련 소송은 매우 적은 편으로, 재정 이후에는 다양한 판례를 만들어나감으로써 차별의 판단 및 시정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 밝혔다. 

차별금지법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평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될 것이다. 일부가 우려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일방적인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법도 아니다. 

얼마 전 국회에서 경찰의 차별과 폭력으로 숨진 조지 플루이드의 사망에 추모 시위를 했던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 관련하여 좀 더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위탁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차별금지법 관련 조사에서 응답자 중 87.7%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역대 대통령 선거 당선자 득표보다 높은 수치이다. 사회적 합의가 전 국민 100% 찬성을 원하는 것인가 깊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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