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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성관계는 언제" 난민 심사 중에 이런 말은 왜 하나요?

[편지] 저는 트랜스젠더 난민, 티아라입니다

등록 2020.06.24 10:00수정 2020.06.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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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트랜스젠더 난민 티아라라고 합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트랜스젠더인 것을 알았고 친한 친구와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트랜스젠더로 살아왔습니다. 

비록 가족들이 저를 자랑스러워하거나 용기를 북돋아 주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저를 수용해주었고 그래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화장품 회사에서 영업 및 마케팅 담당 직원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것처럼 보이는 삶이지만 저는 오래전부터 멀리 떠날 날만을 기다리며 이를 악물고 일하고 또 저축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가장이 된 큰 오빠가 이때까지 참아왔던 불만을 표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폭력을 일삼는 큰 오빠로부터 누구도 저를 보호해주지 못했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더 견딜 수 없었던 저는 가장 빠른 한국행 비행기표를 사서 도망쳐야만 했습니다.

난민 인정까지의 험난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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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심사 이미지 ⓒ 픽사베이

 
도착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나아질 줄 알았지만 난민 지위를 얻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출입국 사무소에서는 단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제가 난민 지위 심사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려 했습니다. 4시간이 넘게 진행된 2차 인터뷰에서 면접관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남자와 첫 성관계를 가졌는지?' 등과 같이 무례한 질문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답변을 재촉했습니다. 

첫 번째 심사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저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될까 봐 하루하루를 불안함에 떨면서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난민 지위 신청 과정에서 알게 된 한 친절한 법무부 직원을 통해 저와 같은 성소수자 난민을 지원하는 다양한 시민사회 단체와 공익변호사 단체가 있다고 알게 됐습니다. 

그분들과의 소중한 만남으로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저는 난민 지위 획득이라는 꿈을 다시 한번 품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에 온 지 아주 오래되진 않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트랜스젠더로서 한국에서 살면서 큰 차별을 경험해 본 적은 없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좀 더 열린 사고를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사려 깊은 편이라서 마음에 듭니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본 후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은 저의 마음은 더욱더 간절해졌습니다.

저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 모습 있는 그대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면,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소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것으로 저는 정말 충분합니다. 

지금 현재는 한국어도 아직 서툴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기 매우 어렵지만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이후에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 열심히 일하는 저의 모습 그리고 조금 더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국에서 계속 살 수 있게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한 분 한 분을 만난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자 축복이었습니다. 

아직 난민 지위를 얻지는 못했지만 많은 분이 저에게 도움을 주시고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한국에는 저 말고도 많은 소수자 난민들이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밀어주세요.
 

지난 19일 개최된 "무지개는국경을넘는다 2탄: 성소수자 난민심사 과정에서의 인권보장" 발간 기념 간담회 ⓒ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란?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는 성소수자 난민, HIV감염인 난민을 만나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함께 협력하며 고민을 나누게 되면서 2017년 결성됐습니다.

현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난민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개인 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는 성소수자 난민, HIV감염인 난민 등 소수자 난민의 존재를 알리고 이들이 심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겪는 차별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소수자 난민의 긴급한 상황에 함께 대응하고 생활을 지원하면서 이들의 경험을 듣고 나누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는 소수자 난민의 긴급한 상황에 지원할 수 있는 위기지원기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일시적이지만 이들이 생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관계를 만들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들의 삶을 만들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조력하고자 합니다.

소수자 난민들이 한국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이들을 위한 생계비 지원 모금에 함께해주세요!


(번역 및 감수: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활동가 김준태)
덧붙이는 글 모금 링크: https://www.socialfunch.org/rainbowrefug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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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인권센터는 한국사회 내에서 배제되고 있는 난민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로, 2009년도부터 난민권리상담, 사례대응, 사회적 인식과 제도개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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