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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부산항 러시아 선박, 유증상자 신고 안 했다

항만 전자검역 과정서 '구멍'... 부산시 "접촉자 전수검사, 안전할 때까지 자가격리"

등록 2020.06.23 16:13수정 2020.06.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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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인 아이스스트림호(오른쪽)과 아이스크리스탈호(왼쪽). 아이스스트림호의 선장 등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이스크리스탈호에 있는 선원 21명에 대해서도 이날 진단 검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 연합뉴스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화물선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러시아 선박은 입항 과정에서 유증상자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부산검역소는 해당 선박에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부산시는 "러시아 선원들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하고, 접촉자를 대상으로 24일까지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원 확진자 16명 "국제법상 우리 정부가 치료"

23일 부산시와 국립부산검역소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의 냉동 화물선(3900톤급)인 아이스스트림호는 지난 1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21일 오전 8시 부산항으로 입항했다. 이들은 선원들의 하선 제한을 조건으로 전자검역 절차를 밟았고, 이후 부산항 감천항에 정박해 21일과 22일 선적 화물의 하역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22일 오전 러시아 측 선주가 현지에서 하선한 선장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결과를 우리 측에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모든 작업이 중지됐고, 오후 1시 30분부터는 선원들을 상대로 검체 체취 등 검사가 이루어졌다. 함께 작업했던 부두 노동자들은 모두 별도의 사무실에 격리됐다.

오후 9시에 나온 검사결과는 무더기 양성 판정이었다. 선원 21명 중 16명이 확진자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하역 과정에서 이들과 접촉한 92명을 파악해 바로 자가격리 조처했다. 또한, 부산항에 아이스스트림호 외에도 같은 선사 소속인 아이스크리스탈호가 입항했다는 사실을 파악해 해당 선원 2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이스스트림호의 확진 선원들은 23일 오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국제법에 따라 선원에 대한 완치까지 치료를 우리 정부가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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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16명의 확진자가 나온 부산항 러시아 선박의 선원들이 치료를 위해 부산 의료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 부산소방재난본부


이번 러시아 선박 무더기 감염으로 항만의 전자검역 문제 또한 드러났다. 러시아 화물선은 검역 과정에서 유증상자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입항했다. 검역절차 간소화를 위해 진행되는 전자검역은 검역관이 배에 타지 않는다. 배에서 내리는 하선자가 있으면 별도의 검역절차를 거친다.

김인기 국립부산검역소장은 "전자검역에선 (코로나19) 증상이 없다고 했으나, 실제로 배에 올라가 보니 유증상자가 있었다"며 "검역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작업자 외 일반 시민 접촉 없다"

러시아 선원의 하선은 없었지만, 결국 우리 측의 작업자가 승선해 작업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뒤늦게 화물선 내에서 대거 확진자가 나와 승선한 작업자 모두 자가격리 조처됐다.

이 때문에 부두 노동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승선한 모든 사람을 접촉자로 분류했고, 이들에 대한 검사를 24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현재 소방본부에서 확진자를 의료원으로 이송했고, 음성 판정을 받은 선원은 배에 격리되어 있다"며 "작업자를 제외하면 일반 시민과의 접촉은 없다"고 말했다.

안 과장은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승선과정에서) 접촉한 항운노조 조합원 등 작업자에 대해서는 전수검사를 하고 안전하다고 할 때까지 자가격리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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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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