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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녀상에 '박정희' 투척... 시민단체 수사 의뢰

노란 천 걸린 나무지팡이 발견, 일본영사관 앞 경찰도 뒤늦게 파악

등록 2020.06.23 18:00수정 2020.06.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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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녀상에 '박정희' 서울에서 소녀상 철거와 수요집회 중단을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시위가 거센 가운데, 부산 평화의 소녀상에도 누군가가 '박정희'라고 적힌 노란 천과 염주 달린 나무지팡이를 투척하고 사라졌다. 23일 소녀상을지키는부산시민행동은 '소녀상 훼손 시도'라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 소녀상을지키는부산시민행동


서울과 대구 등에 이어 부산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소녀상(이하 소녀상) 훼손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묵과할 수 없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3일 소녀상을지키는부산시민행동의 말을 들어보면, 전날 누군가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에 '박정희'라고 적힌 노란색 천을 비롯해 염주와 빨간 주머니가 걸린 지팡이 모양의 나무막대기 등을 투척하고 사라졌다. 손글씨로 쓰인 '박정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은 이를 뒤늦게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소녀상 지킴이들의 신고로 투척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영사관 주변으로 24시간 경찰이 배치돼 있지만, 이같은 행위를 막지 못했다.

시민행동은 소녀상 훼손을 우려하며 경찰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동안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계속해온 부산시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는 노골적으로 소녀상의 의미를 훼손하는 행동"이라고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논란 이후 다른 지역에서 이런 일이 있어 걱정했다"면서 "소녀상에 대한 또 다른 훼손 시도가 있을 수 있어 인근 CCTV 확보 등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부산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되면 확인을 거쳐 법률 검토 등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민행동은 과거 부산 소녀상 건립과정에서 발생한 극우단체의 훼손 시도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지난 2016년 12월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건립하자, 일부 극우단체가 다음 해부터 자전거와 쓰레기, 폐가구 등을 마구잡이로 투기했다.


당시 지자체와 경찰은 관리 명분이 없다며 이런 행동을 적극적으로 제지를 하지 않아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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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해 부산시민의 모금으로 일본영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 김보성

#부산 소녀상 #박정희 #투척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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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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