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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코로나192650화

"나는 코로나에 감염된 죄인입니다" 어느 확진자의 편지

도 넘은 비난·신상공개에 고통 호소... 대전시장 "공격보다 위로가 필요한 시점"

등록 2020.06.24 17:37수정 2020.06.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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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확진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감염병과의 싸움에 더해 일부의 도를 넘는 신상 공격에 몸살을 앓는 것이다. 급기야 한 확진자는 공개 편지로 자신의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24일 대전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보내 온 편지를 공개했다. 현재 충남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 확진자는 양성 판정을 받은 순간 "앞이 깜깜하고 손발이 떨리며 한없는 눈물이 쏟아졌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으로 인해 확진자가 1명 추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난 죄인이구나, 지옥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치료된다 한들 고개 들고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
 

대전시가 공개한 코로나19 확진자의 '눈물의 편지' ⓒ 대전시

 
문제는 확진자라는 이유만으로 인터넷에 그의 가족 신상 정보가 공개되는 건은 물론이고 '신천지' '다단계'라고 비난하는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다는 것. 심지어 자신이 살고 있는 집 건물이 언론에 공개돼,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울면서 전화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죄인이 됐다. 머릿속이 어지럽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며 "온몸이 쑤시고 아픈데 이 아픔보다 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 생각에 마음이 더 아프고 우울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내가 만들어서 전파한 것도 아니고, 나도 내가 모르는 사이 전염된 건데, 그렇다면 나도 피해자 아닌가"라며 "치료된다 한들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에 고개 들고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라고 걱정했다.

확진자가 보낸 '눈물의 편지'는 앞서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브리핑을 하던 허태정 대전시장이 그 내용을 일부 소개한 바 있다. 허 시장은 해당 사례를 알리며 시민들에게 확진자를 향한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 시장은 "확진자도 우리 대전시민이고 이미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며 "고의로 감염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분들에 대해선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눈물의편지 #허태정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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