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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스마트폰 대면 70년 전 기억이 보이고 들린다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멀티미디어북 '사람의 전쟁' 발행... 문학인의 눈으로 재구성한 한국전쟁

등록 2020.06.25 09:47수정 2020.06.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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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전쟁 1, 2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전쟁 70년 1950~2020 ⓒ 심규상

 
한국전쟁이 남긴 기억과 아픔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멀티미디어북'이 출간됐다.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이 펴낸 <사람의 전쟁>(총 2권)이다.

이 책의 주제는 한국전쟁이다. 책을 펴낸 날도 한국전쟁 70주년인 2020년 6월 25일이다. 지금의 눈으로 전쟁의 기억을 소환했다. 소환된 사람들은 전쟁을 겪은 피해자다.
 
'눈이 많이 오던 겨울/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동상에 걸린 누이는/ 오른쪽 다리를 잘라야 했다.'

서사시 '골령골'(함순례)은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죽어간 사람들과 희생자 유가족의 삶의 기억을 담담히 들려준다. '쓸쓸하고 쓸쓸한/ 새소리만 골수에 사무친다'는 서사시의 마지막 표현처럼 깊은 여운이 남는 건 피해자들의 기억을 각색 없이,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담았기 때문이다.
 
"내 얘기여, 내 얘기. 내가 겪은 대로 한 거여."

르포 '그의 목소리'(백민정)와 '그녀의 목소리'(김정숙)는 교복 입고 전쟁터로 향한 학도병과 열두 살 소녀가 겪은 피란 체험을 들려준다.

소설 '사람의 전쟁'(김병호)은 충남 공주 사람들이 겪은 전쟁을 소재로 했다. '오르골의 노래' 제목의 소설(조영여)은 전염병을 접하는 한 여성과 전쟁 당시 여성의 불안과 고통을 대비시켜 불안 심리의 탐색했다.

희곡 '계란을 먹을 수 있는 자격'(정덕재)은 사이다처럼 시원한 풍자가 돋보인다.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을 버리고 충남도지사 관사에서 머문 5일 동안의 일을 관사 일을 돕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조명했다.

이숙용은 '전쟁의 상처를 보듬어준 트로트 가요들'을 통해 전쟁 통에 위안을 준 대중가요를 고찰했다. 동화 '미래의 전쟁비법'(정재은)은 한 아이의 눈으로 전쟁을 탐색한다.

책에 스마트폰 대면 내 눈 앞에서 연극이 열린다
 

2권 멀티미디어북을 펼쳐 책자에 실린 QR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면 영상으로 작가의 시낭송과 희곡을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 심규상

 
이 책은 두 권이다. 1권은 취재와 창작물을 엮은 활자 책이고 2권은 멀티미디어 북이다.

2권에 실린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가져가면 시인이 전쟁의 상처가 남아 있는 현장에서 직접 시낭송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연극도 관람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QR코드에 대면 실제 연극배우들이 참여해 제작한 희곡 '계란을 먹을 수 있는 자격'(정덕재)이 유튜브에서 열린다. 같은 방법으로 대중가요 또한 직접 들을 수 있다.

김병호 작가는 "한국전쟁 70년의 상처를 지금의 눈으로, 다양한 형식을 가진 문학의 입으로 말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정덕재 작가는 "전쟁의 기억을 활자만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이 기획했고, 대전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은 다양한 장르의 문학인들로 구성된 작가 모임으로, 지난 2013년부터 대전의 원도심 기획 취재, 원로예술인 구술녹취,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한 기획 글, 스토리텔링 원고 작성, 지역자원 조사 등 수익과 공익 사이에서 균형 잡힌 글쓰기를 하고 있다.

사람의 전쟁 2 -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전쟁 70년, 1950~2020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지은이),
걷는사람, 2020


사람의 전쟁 1 -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전쟁 70년, 1950~2020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지은이),
걷는사람, 2020


#한국전쟁 #사람의 전쟁 #멀티비디어북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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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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