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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인사 혐의 김한근 강릉시장 징역6월 구형... 김 시장 '당황'

등록 2020.06.25 14:15수정 2020.06.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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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지방공무원법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한근 강릉시장이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결심공판을 마친뒤 기자들에게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 김남권

 
검찰이 지방공무원법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한근 강릉시장에게 징역6월을 구형했다. 

김 시장은 최후 진술에서 "지난 2년 동안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행한 인사였다"면서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분들을 위해 임기를 마친 뒤에도 기도하며 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지난 24일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열린 김한근 강릉시장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시장은 첫 취임 시기인 2018년 7월, 4급 서기관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강릉시는 4급 행정직 3명과 시설직 1명 등 모두 4명이 결원 상태였고, 승진 우선 순위를 정한 '승진후보자명부'에도 4명이 있어 인사위원회 사전심의에 이들 모두를 승진후보로 상정해야 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행정직 2명은 자격이 부족한 이들을 선정한 뒤 인사위 심의가 필요없는 직무대리로 결정하고, 나머지 1명만 결원인 것처럼 인사위에 축소 상정했다.

또 시설직(토목,건축,지적)의 경우 승진후보 1순위인 건축직 박아무개씨를 배제하기 위해, 토목직으로 승진 대상을 제한한 뒤 승진 자격을 갖추지 못한 토목직 과장을 직무대리로 인사위에 상정했다. 수사 결과, 이는 김 시장의 '잔여임기 2년 이하자 승진배제'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 시장은 인사 실무자들로부터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위법성이 있다는 조언을 받았지만 이를 무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짧은 임기로 인한 폐단을 없애기 위한 적극적인 행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승진에서 배제된 3명 중 잔여임기가 2년 5개월 남은 사람도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특정인을 위한 보은인사라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검찰은 김 시장이 지방공무원법 결원보충방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구형에 앞선 최후 진술에서 "피고인 측은 적극 행정 차원에서 인사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적극적인 행정도 법령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해야 한다"면서, "승진 최저 연수도 채우지 못한 사람을 승진시킨 것은 지방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30년 동안 성실히 일해온 사람들의 승진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한 것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하지만 범죄 구성요건이 명확하고, 당시 인사담당 자로부터 2회에 걸쳐 위법성이 있다는 고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강행한 점으로 볼 때 확고한 고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당시 강릉시는 행정직류 3명, 시설직류 1명 등 모두 4명의 국장(4급) 자리 결원이 발생해, 이들 모두 인사위원회에 올려 사전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직류 1명, 시설직류는 토목직류에 한정해 직무대리 심사를 행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 사건에서 직무대리는 사실상 승진임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승진 자격을 갖춘 이들은 배제됐고, (그들을 대신한) 직무대리자들은 승진최소근무 연수를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면서 "지방공무원 임용령에는 '승진최소연수'는 직급별로 근무기간을 채우도록 되어있고, 특별승진 임용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일반 승진에서는 승진최저연수 충족해야 하지만 피고인은 적극행정이라는 미명하에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는 이를 적극행정(잔여임기 2년 이하배제)이라고 해명하지만, 적극행정의 경우에도 법에서 정한 한도내에서 실시해야하고, 당시 승진에서 배제된 이들중 잔여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사람도 포함되어 있어 이런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의 적극행정 주장은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다만 양형에 참조될 뿐이다"면서 "또 피고인은 대통령령인 '직무대리 규정'을 적용했다고 주장하나, 승진최소년수를 채운 대상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무대리를 강행한 것은 사고를 고의로 자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전국 자치단체장의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고, 본 건 역시 인사 부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면서 "피고인은 승진 자격없는 자를 직무대리 발령하면서 인사위에 사실과 다른 안건을 올림으로써 인사위가 피고인의 인사권 남용을 견제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당시 국장 승진 앞두고 있던 박모 과장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했고, 피고인은 취임 10일전인 2018년 6월 21일 실무자로부터 인사 보고 받아 충분히 인사규정을  검토할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두 번이나 인사규정 위반 보고 받았기 때문에 규정 위반에 대해 검토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죄질이 매우 무거워"

검찰은 취임 당시 강릉시의회 개회가 동시에 이루어져, 의회 출석을 이유로 국장을 대리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시의회 규정에는 국장이 출석하지 않아도 과장이 대리 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할 것이므로 징역 6월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의 구형량은 지역 사회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지역 내 법조계는 물론 김 시장 측에서도 최악의 경우 낮은 벌금형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피고인석에 앉은 김 시장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어 최후변론에 나선 변호인은 "당시 인사는 민선 시장에 당선되어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자 하는 의욕에서 나온 것이지 인사위원회 업무를 고의를 방해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한 것이 아니어서 무죄가 선고돼야 된다"고 요청하고 "검찰이 법리를 오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지방공무원법 위반 여부는 인사위 제도, 인사위 권한, 시장으로서 인사에 관한 자율권 등을 살펴봐야하는데, 검찰 측 주장에는 법리적인 오해가 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현재 쟁점은 지방공무원법 42조(시험 또는 임용 방해행위의 금지)를 고의로 방해한 것인지, 부당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다"면서 "시정의 연속성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한 것이지, 개인적 이익을 위해 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최후 진술에 나선 김 시장은 "당시 인사는 소신에 따른 인사관행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고통을 입은 당사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최후 진술에서 "처음으로 국장급 대다수 인사 원인이 발생했고, 인사 관행을 개선해보자는 마음으로 해봤지만 아픔을 겪으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사법부에 공명정대한 판단을 수용하고자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주어진 임기 절반을 최선을 다해 고민하며 일했다"면서 "읍참마속의 결심으로 행한 인사로 인해 가장 가까운 친구로부터 '배은망덕 토사구팽 당했다'는 원망을 지금도 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뒤 순간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잠시 보이기도 했다.

김 시장은 또 "지난 인사로 업무 연속성과 책임행정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그 예로 지난 2년간 정부공모사업 선정이 10배 증가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천억에 가까운 예산을 확보했다"면서 당시 인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을 포함해 승진 누락의 아픔을 감내하고 당하신 분들께 미안한 마음은 두고두고 저를 힘들게 할 것 같다. 임기를 마친 후에라도 마음의 고통을 받은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면서 "이 재판을 계기로 더욱 세심하게 살펴서 오류가 없도록 다짐하면서 재판장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김 시장은 재판이 끝난 뒤 법원 입구에 기자들을 만나 "시장이 이렇게 재판을 받고 다니는 것은 유무죄를 떠나 강릉시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임기 동안 같은 단체에게 3번이나 고발을 당했지만 2번은 혐의없음으로 이미 끝났다. 결심을 앞두고 기자회견까지 열고 하는게 좀 심한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 시장에 대한 최종 선고는 오는 7월 17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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