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도 퀴어문화축제는 계속된다

온라인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들

등록 2020.06.26 09:24수정 2020.06.2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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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수놓은 캐릭터들의 모습 ⓒ 주영민


인스타그램에서 퀴어퍼레이드가 진행중이다. 형형색색 각자가 만든 캐릭터가 인스타그램속 거리를 행진한다.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가 주최한 온라인 퀴어문화축제 풍경이다. 

'닷페이스'는 23일부터 "온라인 퀴어문화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pride.dotface.kr 사이트로 모바일로 접속하면 자신의 별명과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는 기분, 입고 싶은 옷과 탈 것, 악세서리 등을 결정해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만들어진 캐릭터 이미지를 인스타에 '#온라인퀴퍼',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 등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며 참가하는 것이다.

이 해시태그를 들어가보면 참가자들이 올린 이미지가 인스타그램 특유의 정사각형 이미지가 연달아 보여지면서, 퀴어퍼레이드의 모습이 재현된다. 축제 참가자들이 도로를 행진하는 현실의 퀴어 퍼레이드와 달라보이지 않는다. 

이 해시태그가 시작되고 25일까지 약 2만4000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국여성민우회, 성소수자 부모모임,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한국 여성의 전화와 같은 시민단체들도 이 행사에 참여했다. 참가자들 중엔 푸드트럭이나 생수를 판매하는 모습, 성소수자 관련 도서를 홍보하는 부스, 트럭에 올라탄 모습이나, 디제잉 하는 모습, 반려동물 사진 등을 올려 재치있게 재미를 더했다.

'닷페이스'의 온라인 퀴어문화축제 이전에도 온라인으로 퀴어문화축제는 진행된 적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지역에서 개최되던 퀴어문화축제들은 대부분 취소를 알려오던 중 전주퀴어문화축제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5월 17일 온라인 퀴어문화축제를 진행한 바가 있다.

동시에 매년 퀴어퍼레이드가 진행되던 전주시의 거리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공동 캠페인을 같이 진행하기도 했다. 아직 개최관련 소식을 알리지 않는 지역의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들도 온라인 퀴퍼 진행방식을 고려하고 협의중인 곳도 있다

퀴어문화축제에 빠지지 않는 혐오세력, 인터넷에서도 같이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이나 혐오적 이미지가 올라온 모습 ⓒ 주영민


매해 전국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에는 항상 방해세력이 따라 붙었다. 반동성애를 주장하는 단체나 기독교 일부 세력들이였다. 이들은 행사방해와 더불어 참가자들에게 협박과 폭행도 서슴치 않았다. 


온라인 퀴어문화축제에서도 여김없이 혐오세력이 나타났다. 이들은 해시태그를 단 뒤 혐오성 짙은 이미지를 올렸다. '게이남성 사기결혼 그만해라', '여혐퀴퍼 불매', '쓰까 OUT'(쓰까는 쓰까페미를 뜻하며 퀴어, 장애인, 동물, 난민 등 여러 사회적 의제에 관심을 갖고 연대하는 페미니스트를 표현) 등 을 이미지화 해 올렸다.

TERF(성소수자를 배제한 래디컬 페미니즘) 도서를 출판하는 '열다북스'의 국지혜 대표도 이들과 같이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성소수자들을 표현하는 깃발인 프라이드 플래그를 잘라버리는 이미지도 간간히 보인다. 

러시아의 호모포비아, 네오 나치, 백인 우월주의자인 '막심 마르친케비치' 사진을 올리는 이용자들도 있다. 게이나 성소수자를 구타하고 그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것으로 알려저 있는 그의 사진으로 글을 올려 방해하는 것이다. 성소수자들을 폭행하는 사진도 특정 이용자에 의해 집중적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행사를 주최하고 준비한 '닷페이스'는 SNS를 통해 이들의 혐오적 표현을 중단하고 이용자들에게 혐오 조장 게시물로 신고할 것을 요청하였다. 

'닷페이스'는 24일 SNS에 "개별적, 집단적으로 차별과 혐오가 담긴 게시물을 의도적으로 업로드하는 행위를 중단하기를 단호히 말씀 드립니다. 온라인 퀴어퍼레이드는 차별과 혐오가 아닌 연대와 지지를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혐오 표현 게시물에 닷페이스가 기획한 행사의 해시태그를 다는 것은 닷페이스와 이 행사에 함께한 분들이 들인 노고와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입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연대하는 이들을 위해 캐릭터를 만들며 추가할수 있는 아이템에 '우리의 연대는 혐오보다 강하다' 깃발을 추가했다. 

정의당의 장혜영, 류호정 의원도 행사에 참가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겠다며 뜻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소수자 #퀴어문화축제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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