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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비늘,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비결은?

[김창엽의 아하, 과학! 65] 겉은 손톱 같고 속은 피부 같은 콜라겐 구조로 배열된 덕분

등록 2020.06.26 15:50수정 2020.07.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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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낚시를 해본 사람들은 잉어나 붕어의 비늘이 상당히 딱딱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고래로 자연을 흉내내거나 자연에서 힌트를 얻어 온 인류가 물고기의 몸을 지켜주는 이런 비늘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무장이 있으니, 바로 갑옷이다.

물고기의 비늘은 실은 그저 딱딱하기만 한 것만은 아니다. 포식자의 이빨을 견뎌낼 정도로 단단하면서도 동시에 아주 유연한 까닭에 여간해서는 비늘은 잘 깨지거나 부서지지 않는다.
  

비늘로 무장한 잉어. 비늘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이중성이 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최근 잉어 비늘 구조를 정밀 분석,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비결'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잉어 비늘이 단단함과 유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 콜라겐의 배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콜라겐은 사람의 피부를 비롯해 동물의 몸 여기저기에 가장 흔하게 분포하는 단백질 가운데 하나이다. 피부 외에 연골이나 손발톱, 힘줄, 인대 등의 주성분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연구팀은 잉어 비늘의 겉부분은 사람으로 치면 손톱과 유사하게 딱딱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 반면, 비늘의 몸쪽 부분은 사람의 피부와 같이 말랑말랑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특히 비늘의 몸쪽 부분의 경우 콜라겐이 새끼를 꼬아놓은 것처럼 꼬여져 있어 외부 충격, 즉 다른 포식자 물고기가 콱 깨물거나 할 경우 탄력적으로 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고기의 비늘을 확대한 사진. 비늘의 겉쪽은 단단하지만 안쪽, 즉 몸통쪽으로 향할수록 부드러운 특징이 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게다가 잉어의 비늘은 딱딱한 콜라겐 구조와 부드러운 콜라겐 구조 등 2가지 종류로 딱 부러지게 구별돼 있지 않은 게 단단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울 수 있는 특성을 나타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비늘의 바깥쪽은 아주 딱딱하지만 안쪽으로 갈수록 딱딱한 정도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대신 부드러운 특성이 점차 도드라진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2개의 물성을 가진 물질이 붙어 있다면 경계면은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잉어의 비늘은 단단한 부분과 말랑말한 부분을 양 극단으로 하고, 이들이 스펙트럼처럼 단절 없이 이어져 있어 이렇다 할 경계를 찾을 수 없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로버트 리치 박사는 "단단하면서도 충격에 잘 깨지지 않는 특성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은 재료과학 전공자 등 적잖은 과학자들의 목표"라며 "잉어 비늘 구조에 대한 연구도 그같은 목표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치 박사팀은 앞서 남미 아마존 강에 서식하는 '아라파미아'라는 물고기 비늘 구조도 규명한 바 있다. 이 물고기의 비늘은 무시무시한 이빨 힘을 자랑하는 '피라냐'의 습격에도 견디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사람 피부의 콜라겐은 일정한 꼬임 구조로 배열된 잉어 비늘의 콜라겐과는 달리 스파게티가 엉켜있듯 무질서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구조는 딱딱함이나 단단함은 떨어지지만, 충격을 흡수하는 데는 상당히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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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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