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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때 해경 헬기, 승객들 존재 알았을 것... 수사 요청"

[현장] 사참위 “항공구조세력 승객 구호 미실시"... 1일 중앙지검에 수사요청서 전달 예정

등록 2020.06.30 18:22수정 2020.06.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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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459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속 우측이 당시 현장에 출동한 해경 항공출동세력 모습. ⓒ 해양경찰청 제공

"여객선이라는 사실만 알고 갔지 그 여객선의 이름이 세월호인 것도 나중에 10시 30분경 헬기 연료보급을 위해 목포항공대에 착륙한 다음에 알았다."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일 세월호가 전복되기 이전에 사고 현장에 도착해 구조활동을 진행했던 해경 항공기 511호기의 기장 양아무개씨가 그해 6월 검찰 참고인 진술조사에서 밝힌 내용이다.

양 기장은 "(자신을 포함해) 헬기에 탑승한 대원들이 만약 세월호 내에 승객들이 350명 또는 450명이 있고, 그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월호 선내로 들어가 승객들을 밖으로 나오도록 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당시 세월호 참사 현장에는 511호기를 비롯해 해경 소속의 항공기(헬기) 4대가 투입돼 구조활동에 참여했다. 그러나 4대의 항공기 기장 모두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될 때까지 세월호 안에 다수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라는 식으로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아래 사참위)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8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항공기에서는 청취의무가 있었던 교신장비를 통해 세월호에 다수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교신내용이 다수 흘러나온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승객들의 존재 유무를 몰랐다'라는 해경 항공 기장들의 진술과는 상반되는 내용을 발표했다.

사참위는 "항공구조세력이 세월호와 교신을 통해 승객에 대한 퇴선조치를 미실시 했고, 항공구조사의 선내 진입지시를 통해 승객 구호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항공구조사의 선내 상황 인지 후 구호조치를 전개하지 않았다"면서 "이로 인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303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상해를 입게 되었다. (기장 4인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와 업무상과실치상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항공구조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해경 항공, 정말로 구조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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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사참위에서 공개한 2014년 4월 16일 당시 (VHF채널) 통신 내역. 세월호가 수차례 언급됐다. ⓒ 사참위 문건 재촬영

사참위는 4명의 기장들을 포함해 당시 해경 항공기에 탑승했던 인원들의 진술이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기장 등 당사자를 포함해 해경 관련자 17명과 세월호 생존자 15명을 면담조사하고, 항공기 관련 각종 교신 내역을 확보해 분석했다"라고 밝혔다.

사참위는 "세월호 승객수를 직접 언급하거나 세월호에 다수의 승객이 탑승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교신 내용이 세월호가 전복되기 전인 오전 9시 10분에서 10시 사이에 수십회 흘러나왔다"라는 점을 강조해 발표했다.

이날 사참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모든 선박과 상황실은 물론 비상시에는 헬기 등 항공기들까지 함께 쓰는 비상주파수(VHF 등)에서 '세월호'라는 선명, 승객의 수, 다수의 승객 탑승 사실 등이 수십 차례 교신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참위는 당시 상황에 대한 증거로 단원고 생존자의 진술도 덧붙였다.

"5층 난간에서 항공구조사에게 '아저씨 저쪽에 애들이 엄청 많아요'라고 얘기하였으나, 해경은 고개를 저으며 '일단은 너 먼저 올라가라'라는 듯한 손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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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459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해양경찰청이 공개한 구조작업 모습이다. ⓒ 해양경찰청 제공

사참위는 "국제매뉴얼에는 수온이 12.6도의 경우 6시간 미만으로 생존이 가능하다"면서 "해경이 선원들에게 퇴선유도를 지시했다면 승객들은 배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해경 항공에서 퇴선유도 조치를 취했다면 전파가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참위는 조심스럽게 "만약 구조세력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승객들이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라면서 "선내 대기방송으로 인해 가만히 선내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은 최초로 도착한 511호기의 프로펠러 소리를 듣고 '이제 해경이 왔으니 살았다'하며 안심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현장출동세력 그 누구도 퇴선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해경 항공출동세력들은 해경 123정장에 준하는,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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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희생학생 고 문지성양의 아버지 문종택씨 ⓒ 김종훈

한편 이날 현장에서 사참위의 해양경찰 항공출동세력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을 지켜본 단원고 희생학생 고 문지성양의 아버지 문종택씨는 <오마이뉴스>를 만나 "오늘 사참위 발표는 공적인 입장에서 증거를 바탕으로 해양경찰 항공세력의 잘못된 구조행태를 문제 삼았다"면서 "사참위가 의혹을 제기한 만큼 언론에서 보다 세밀하게 파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앞으로의 과정 역시 쉽지 않을 거다. 가장 큰 문제는 앞서 '내가 아니다', '모른다'라고 증언했던 관련자들이 이제는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도 지켜봤지만 거짓으로 시작해 거짓으로 말하고 있다. 진실로 만들기 위해 흔한 말로 다들 짜고 치고 있다."

사참위는 1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에 세월호 참사 해양경찰 항공출동세력에 대한 수사요청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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