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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종신집권' 길 열리나... 러시아, 개헌 국민투표 시작

푸틴 '연임 제한' 사라져... 2036년까지 집권 가능

등록 2020.07.01 15:39수정 2020.07.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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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헌법 개정 찬반 국민투표 시행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러시아가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시작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러시아 전역에서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진다. 이번 투표는 지난 4월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야외에도 투표소를 설치했고,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사전 투표도 진행했다. 또한 러시아 우주인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전자투표로 참여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대통령직 수행 횟수 '삭제'... 푸틴의 연임 야욕 

이번 개헌의 핵심은 권력 구조 개혁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내용은 개헌 이전의 대통령직 수행 횟수를 '제로'(0)로 만드는 것이다.

러시아는 대통령직의 3연임을 금지한다. 푸틴 대통령은 2연임을 한 뒤 2008년 자신의 부총리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올리고, 4년간 총리로 내려간 뒤 2012년과 2018년 다시 대선에 출마해 2연임을 했다. 

2024년 임기가 끝나는 푸틴 대통령은 개헌을 하면 그동안의 대통령직 수행 횟수와 상관없이 곧바로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그리고 또다시 2연임에 성공하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지킬 수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헌법이 개정되면 다음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연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 개헌이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종신 집권'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총리로 총 36년 집권하는 푸틴 대통령은 구소련 시절 이오시프 스탈린 전 공산당 서기장보다 7년이나 더 집권하게 된다.

'예' 혹은 '아니오'만 선택... 대안 없는 러시아  

이 밖에도 개헌안에는 러시아 영토를 침략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결혼을 남녀 간 결합으로만 인정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이번 국민투표는 '예' 혹은 '아니오'만 선택할 수 있다. 러시아의 정치 평론가 글렙 파블로브스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왜곡되고 단순화한 국민투표 절차"라고 비판했다. 

사실 이번 개헌은 러시아 의회와 헌법재판소가 승인했기 때문에 국민투표가 꼭 필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러시아 국민이 살고 싶은 나라를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며 독려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눌려온 야권은 반대의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파블로브스키는 "많은 사람이 러시아 정부를 싫어하지만, 여전히 푸틴 대통령 말고는 대안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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