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서부내륙고속도로 나들목 건설요구? "번지수 잘못 찾았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민간투자사업, 나들목 설치는 건설 사업자 몫

등록 2020.07.02 19:13수정 2020.07.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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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충남도의회 의원들 ⓒ 이재환

   
충남도의회는 최근 서부내륙고속도로 나들목 설치 문제에 대한 건의안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 해당 건의안이 정작 전달되어야 할 곳에는 전달되지 않고, 엉뚱한 곳을 겨냥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지난달 26일 제321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서부내륙고속도로 천태사거리·신창·은산 나들목 설치 및 부여분기점 개선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문제는 충남도의원들이 채택한 결의안을 잘못 해석할 경우, 건설 사업자가 응당 부담해야 할 건설비를 마치 국가가 대신 부담해야 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부내륙고속도로는 국책사업이지만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가는 토지 보상을 진행하고, 민간 건설업자는 건설비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나들목 설치건은 건설업자의 몫이다. 충남도 의회의 결의안은 당연히 건설업자인 ㈜서부내륙고속도로를 가장 먼저 지목해야 한다.

하지만 충남도의원들이 채택한 건의문은 대통령(비서실장), 국회의장, 국무총리, 국토교통부 장관,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 대표로 되어 있다. 건설 사업자에 대한 내용은 없다.

충남도의회 의원들의 건의안을 액면 그대로 놓고 보면, 마치 정부에 관련 예산을 요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서부내륙고속도로는 현재도 '예산을 필요이상으로 투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현재 '실제 물가상승률(1.2%)을 반영하지 않고 임의의 물가상률(3%)을 반영해 예산을 과도하게 증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예산군 오가면과 신암면 등 생활권 관통 문제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건의안은 방한일(미래통합당) 충남도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 민원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의에 방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천태사거리 인주 부여 나들목 설치를 건의한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발의에 참여한 양금봉(더불어민주당) 충남도의원은 "물론 사실 확인을 해 보아야겠지만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 뜨끔했다"며 "아산, 홍성, 부여 주민들의 요구가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설계에 (나들목 설치를) 반영하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양 도의원은 "결의문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정정 발언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부내륙고속도로 피해 주민대책위원회도 충남도의회의 서부내륙고속도로 관련해 '유감 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오경 대책위 사무국장은 "서부내륙고속도로는 환경영향평가(반려 1회 보완조치 3회)도 간신히 통과할 정도로 엉망인 사업"이라며 "예산을 꼼수로 증액한 것은 물론이고, 마을 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이런 사업이 국비를 더 투자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책위 김형수씨도 "충남도의회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은 것 같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경우, 민원으로 인한 추가 비용은 시행사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서약서까지 작성 되어 있다"며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의 80%가 생활권 정중앙을 관통한다. 그로 인한 민원도 해결 못하고 있는데 나들목 설치를 건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충남도의회는 오히려 서부내륙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건의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나들목 #충남도의회 서부내륙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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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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