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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IMF에 가까워... 비정규직 1/4 실직"

김승섭 교수, 보사연 특별강연에서 ‘코로나19: 벼랑 끝의 노동자들’ 주제로 발표

등록 2020.07.09 14:46수정 2020.07.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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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특별강연 ’코로나19와 사회적 약자의 건강과 삶‘을 진행하고 있는 김승섭 고려대 교수 ⓒ 보사연 유튜브 캡처


 "'실직'의 입장(측면)에서 코로나19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1998년 외환위기에 가깝습니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교수는 지난 6월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특별강연 '코로나19와 사회적 약자의 건강과 삶'에서 "코로나19 위기는 IMF에 비견할 수 있고, 특히 비정규직에게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의 건강 연구'를 발표하는 등 차별경험과 고용불안 등의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이민자·성소수자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연구해왔다.

"코로나19,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실직 6배"

이날 강의에서 김 교수는 "1997년 12월부터 3개월간 취업자수가 103만 명 감소했는데, 올해는 2월부터 3개월간 취업자 수가 87만 명 감소한 상황(한국노동사회연구소 <코로나 위기와 5월 고용동향)"이라며 "그럼에도 사회가 조용한 이유는 IMF 20년 동안 변화된 노동시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20년 동안 상시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파견·하청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해고에 저항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많이 증가했다는 주장이다. 정부 통계를 따르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연령대로는 '60대 이상'이, 종사상 지위로는 '임시직'이 코로나 사태 속에서 많이 해고됐다고 한다.


김 교수는 중앙대 이승윤 교수·직장갑질 119와 함께 지난 6월에 전국의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을 인용해, 코로나19로 인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상황이 더욱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실직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상용직(정규직)은 4%, 비상용직은 25.8% (프리랜서/특수고용직을 뺀 나머지 비정규직), 프리랜서/특수고용직은 27.4%가 해고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실직률이 무려 6배나 차이 나는 것이다. 

실업급여 역시 상용직은 66.7%만이 '받은 적 없다'고 말했으나, 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는 무려 85.7%, 아르바이트 시간제는 81.5%가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가장 위태로운 사람들이 가장 적게 보호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직', '노동시간 감소', '기본급 삭감', '성과급 감소', '임금 체불', 다섯가지 사안에 대해, '동료가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도 모든 부문에서 상용직에 비해 비상용직의 경험 비율이 높았다. 또한 '5가지 부정적인 경험 중 한 가지도 없다'는 질문에는 상용직은 51.7%, 비상용직은 26.9%, 프리랜서/특수고용 14.7%만이 동의했다. 

해고경험이 없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소득 감소 비율'의 평균을 내보니, 상용직은 16.9%, 비상용직은 37.1%, 프리랜스/특수고용 53.6%가 감소된 것으로 드러냈다.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2020년 1/4분기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는 2019년 1분기 5.18배에서 5.41배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득불평등 심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존 C.머터 컬럼비아대 교수의 책 <재난 불평등>을 인용하면서 "한 달에 150만 원을 벌던 사람이 50만 원을 잃게 되는 것과, 1500만 원을 벌던 사람이 50만 원을 잃게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라며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피해가, 손실 규모로만 보니 작은 사건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재난 속에서 노동자의 안전도 위협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과 비교해서 1월~4월까지 거의 모든 교통사고가 감소했는데, 단 하나, 오토바이(이륜차) 사망사고가 증가했다. 이것은 배달노동의 증가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는 칭찬 속에서 누군가는 몸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 교수는 약 35분 동안 '재난 불평등'과 '불안정 노동'에 관한 문제제기를 비롯해 '낙인', '지식의 생산'의 측면에서 코로나19를 진단했다.

"코로나19 대책엔 '벼랑 끝에 있는 사람들' 꼭 포함해야"
 

6월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특별강연 ’코로나19와 사회적 약자의 건강과 삶‘을 진행하고 있는 김승섭 고려대 교수 ⓒ 보사연 유튜브 캡처


 김 교수는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해고자 규모에 비해서 이에 대한 사회적인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라며 "IMF 당시에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이 해고되기도 했지만, 20여년 동안 파견하청 특수고용 형태의 노동자가 늘어나서 해고를 당해도 말하기 어려운 것이 원인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으로 인한 고용의 위기라는 것은 처음 겪는 일 아닌가"라며 "이전 경험으로 정책의 효과를 추론해내기도 어렵다. 기존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민 고용보험이 꼭 필요한 이유는 현재 프리랜서 등과 특수고용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벼랑 끝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대책인가, 아닌가'가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정책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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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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