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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만에 나온 윤석열의 승부수, 추미애 2시간 만에 퇴짜

[8일 저녁 벌어진 일] "서울고검 검사장이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해..." → "장관 지시 이행 아님"

등록 2020.07.08 21:12수정 2020.07.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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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회의, 수도권 지검장 회의, 전국지방청 검사장 회의가 열릴 예정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깃발이 날리는 모습. ⓒ 이희훈

      
윤석열 검찰총장은 엿새 만에 승부수를 던졌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시간 40분만에 퇴짜를 놓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8일 오후 6시 12분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입장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의 의견을 고려하여, 채널에이 관련 전체 사건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서울고검 검사장으로 하여금 현재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여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아니하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무부장관에게 건의하였습니다."

윤 총장의 이 대답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새로운 역제안이다. 추 장관이 지난 2일 내렸던 수사지휘의 두번째 내용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토록 조치할 것"이었다.

그런데 윤 총장의 제안은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아니하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이라며 장관의 수사지휘를 일부 받아들였지만, 수사 주체를 살짝 변경했다. "서울고검 검사장으로 하여금 현재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당장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는 주체인 '서울고검 검사장'이 누구이고 권한이 어디까지인가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추미애 장관은 오후 7시 52분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음."

이로써 두 사람의 갈등은 외길 수순으로 가고 있다. 완전 수용이냐, 총장 직을 던지느냐.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윤 총장은 리더십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나름 합리적인 절충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을 쌓았다. 추 장관은 파국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절충보다는 원칙이라는 또다른 명분을 쥐고 있다.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장 출신 이완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수사지휘를 통해 (윤 총장에게) '너 못 믿겠으니, 나가라'고 한 것일 텐데, 윤석열 총장이 안 나가겠다고 버티면 수사지휘는 우습게 될 것"이라면서 "추 장관은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의 패착"이라면서 "윤 총장은 항명하기엔 부담스럽고 나갈 생각도 없는 것 같다, (검찰총장으로서) 검사 자존심을 세우지 못하고 (추미애 장관에게) 읍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리더십에 타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엿새 장고 끝에 내놓은 승부수는 1시간 40분 만에 되돌아왔다. 추 장관이 이날 오전 '최후통첩' 한 시한은 9일 오전 10시까지다.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갈등의 결말이 어찌 될지, 막바지에 온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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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량을 타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7.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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