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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도약 꿈 사라져, 무리뉴 민낯 드러났나

계속되는 손흥민 논란,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 의구심 커져

20.07.10 11:39최종업데이트20.07.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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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무리뉴 축구의 민낯이 드러난 것일까. 토트넘 홋스퍼의 몰락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0일(한국시간) 영국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EPL) 34라운드 원정경기서 토트넘은 강등권의 본머스를 상대로 졸전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무승부로 토트넘은 승점 49(13승 10무 11패)에 머무르며 사실상 상위권 도약의 꿈이 사라졌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주어지는 4위 레스터시티(승점 59)와는 10점차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명단에서 제외되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한동안 중단되었던 EPL이 재개된 후 첫 4경기에서는 모두 선발로 나왔으나 이번 경기에서는 먼저 벤치에서 대기했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되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본머스에 지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토트넘은 이날 9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영국 'BBC'의 분석에 따르면 본머스가 상대 팀에게 유효 슈팅을 단 1개도 허용하지않은 것은 EPL 승격 이후 186경기만에 처음 나온 기록이다.

강등권인 리그 18위에 그치고 있는 본머스는 실점이 59골이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을만큼 수비에 강점이 있는 팀이 절대 아니다. 리그 재개 이후 최근 4경기에서 내리 패배하며 고작 2골을 넣을 동안 12골을 내줄 만큼 답이 없는 팀이었다. 그만큼 토트넘의 경기력이 얼마나 무기력했는지를 보여준다.

오히려 본머스 쪽에서 토트넘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후반 45분 본머스 칼럼 윌슨의 오버헤드킥이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으나, 슈팅이 조슈아 킹의 손에 맞고 들어간 것이 VAR을 통해 확인되어 취소됐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결정적인 일대일 기회에서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선방으로 다시 한번 아찔한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토트넘은 이날 활용가능한 자원을 모두 투입했다. 손흥민이 벤치에서 출발했지만 해리 케인을 비롯한 대부분 주축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전반전 내내 본머스의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빠르게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단조로운 경기력에는 변화가 없었다. 

논란되는 손흥민 활용법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손흥민 활용법의 문제도 여전했다. 이날도 손흥민은 슈팅보다는 2선에서 패스와 수비가담에 치중했고 코너킥만 수 차례 시도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측면에 배치되었지만 중앙지향적으로 움직이며 마치 플레이메이커 같은 역할을 소화했다. 정작 손흥민의 장기인 빠른 역습과 배후에서의 박스 침투같은 플레이를 보여 줄 기회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날 단 1개의 슈팅에 그쳤다. 팔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지기 직전 5경기 연속골을 넣었던 손흥민이지만, 리그 재개 이후로는 5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손흥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주포인 해리 케인 역시 본머스전 내내 상대 박스 안에서 혼자 고립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케인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2선에서 좌우 측면까지 마치 미드필더처럼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정작 공격수 본연의 역할인 골문 근처에서 인상적인 모습은 거의 없었다. 또한 이날 토트넘의 주 공격 패턴은 주로 측면을 활용한 크로스였는데 세르주 오리에와 벤 데이비스가 버틴 토트넘의 좌우풀백은 모두 공격전개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아니다보니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의구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포체티노 감독의 후임으로 시즌중 토트넘의 구원투수로 투입되어 지휘봉을 잡았지만, 팀은 반등은 커녕 각종 대회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한데 이어 이제 마지막 보루였던 유럽클럽대항전 진출마저 멀어지는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 2월까지는 부상 선수가 많았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리그가 재개된 이후 완전체 전력을 회복한 5경기에서도 고작 2승 2무 1패에 그치며 벌써 7점의 승점을 날렸다.

그나마 불안하던 수비는 리그 재개 이후 벌써 3번의 클린시트를 추가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정작 강점으로 여겨지던 공격이 침묵하고 있다. 원래 공격전술을 짜는데 능한 감독은 아니었지만, 팀을 맡은 지 벌써 반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선수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경직된 전술에 선수를 끼워맞추려고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리뉴 감독은 한때 스페셜 원으로 불리우며 첼시, 레알 마드리드, 인터밀란 등 유럽 굴지의 명문클럽에서 무수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5~6년간 무리뉴 감독의 경력은 성공보다는 실패의 연속이다. 트렌드에 뒤처진 수비축구와 과도한 언론플레이, 선수단과의 불화 같은 단점들이 두드러지며 하락세를 걷고 있다.

현재 토트넘의 분위기는 무리뉴 감독의 첼시 2기나 맨유 시절 말년의 모습과 흡사해보인다. 팀은 재미도 성적도 잡지 못하는 무기력한 축구를 반복하고 있고, 무리뉴 감독은 선수 탓이나 판정 탓으로 끊임없이 책임을 전가하며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에버턴전에서 손흥민과 요리스의 충돌처럼, 선수단 내부에서도 이전과 다른 균열이나 예민한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만일 토트넘이 이대로 별다른 반전없이 유럽클럽대항전 진출권마저 상실하고 빈손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면, 포체티노를 내치고 무리뉴를 데려온 토트넘의 결정은 두고두고 최악의 선택으로 남을 수도 있다. 손흥민도 토트넘에서의 미래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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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본머스 무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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