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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고소인측 "장례 중 최대한 기다려... 서울시, 조사단 구성해 진상 밝혀야"

박 시장 사후 첫 공식 입장 밝혀 "실체 밝히는 게 인권회복의 첫걸음, 다음주 추가 회견 열겠다"

등록 2020.07.13 16:56수정 2020.07.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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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권우성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측은 박 시장과 고소인의 관계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규정하며, 이 사건이 "전형적인 위력 성폭력의 특성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경찰, 서울시, 정부, 국회, 정당에 "책임있는 행보"를 요구하며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발인이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해선 "장례 기간 중 최대한 기다렸고, 저희 나름대로 최대한의 예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고소인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시장 사후 처음으로 고소 이유와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우리가 접한 피해사실은 전형적인 권력과 위력에 의한 피해였다"라며 "비서가 시장에 대해 절대적으로 거부나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무시간뿐만 아니라 퇴근 후에도 사생활 언급, 신체접촉, 사진 전송 등이 이뤄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곧바로 고소를 하지 못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라며 그간 고소인이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려 노력한 내용을 거론했다.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시장의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비서의 업무를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로 인식하거나 피해를 사소화하는 등의 반응이 이어져 더 이상 피해가 있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피해자는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시장이 이를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했다. 본인의 속옷차림 사진 전송, 늦은 밤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대화 요구, 음란한 문자 발송 등 점점 가해의 수위는 심각해졌고 심지어 부서 변경이 이뤄진 후에도 개인적 연락이 지속됐다."


이어 이 소장은 "이번 사건은 성폭력의 행위자가 죽음을 선택한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심각한 사회적 논쟁을 일으켰다"라며 "만약 죽음을 선택한 것이 피해자에 대한 사죄의 뜻이기도 했다면 어떠한 형태로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책임진다는 뜻을 전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박 시장은)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라며 "이를 두고 '피해자는 이미 사과 받은 것이며 책임은 종결된 것 아니냐'는 일방적인 해석이 피해자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력으로 가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겐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목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시스템을 믿고 위력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소할 수 있겠나"라며 "앞으로는 피해를 입고도 숨죽이며 살아갈 사람이 없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위력 성폭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란 점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 피해자 인권회복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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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 권우성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피고소인(박 시장)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비난이 만연한 현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피해자 인권회복의 첫걸음이다"라며 "현재 경찰에서는 고소인 조사와 일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한 것으로 안다. 현재까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서울시는 본 사건의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직장이다. 규정에 의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라며 "정부와 국회, 정당은 인간이길 원했던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있는 행보를 위한 계획을 밝혀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원하는 것처럼 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 서울시와 정부, 정당, 국회 등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단체, 시민 등과 힘을 합쳐 행동을 시작하겠다"라며 "다음 주에는 이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는 많은 사람들과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변호사는 고소인과의 첫 상담을 시작으로 사건이 이어져 온 경과와 고소인이 주장하고 있는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고소인이 직접 작성한 글을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대신 낭독했다.

[관련기사]
"박원순 성추행 장소는 시장 집무실 및 내실, 4년간 지속" http://omn.kr/1oanf
피해자의 글 "사과 받고 싶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http://omn.kr/1oalm

장례위원회 "재고" 요청... 고소인 측 "2차피해 시간 보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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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오른쪽 두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장례위원회(위원회)'는 기자회견 공지 후 "고인과 관련된 금일 기자회견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라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오늘 박 시장은 이 세상의 모든 것에 작별을 고하는 중이다. 한 인간으로서 지닌 무거운 짐마저 온몸으로 안고 떠난 그이다"라며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이 시각 유족들은 한 줌 재로 돌아온 고인의 유골을 안고 고향 선산으로 향하고 있다. 부디 생이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유족들이 온전히 눈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김혜정 부소장은 "피해자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2차 피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기자회견 후 진행된 질의응답을 요약한 것이다. 주최 측은 질문을 여러 개 받은 후 이를 한 번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 고소 후 서울시나 정치권,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나.
- 기자회견 직전 (박 시장) 장례위원회에서 '(고소인 측) 기자회견을 재고해 달라'고 발표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 (기자회견 중) 고소 당일 피의자(박 시장)에게 모종의 경로로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박 시장 측에 고소 사실을 알리거나 암시한 적이 있나.
- 고소인 외 다른 피해자가 있나.


김재련 :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을 먼저 말하겠다. 고소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피해자에게 가해진 압력은 없다. 피해자가 박 시장에게 고소 사실을 알리거나 시장실에 암시한 바도 없다. 고소 후 신속하게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담당수사팀에도 절대적 보안을 요청했다. 정보가 나가지 않기 위해 (우리도) 고소 당일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저는 이 사건의 대리 변호사이고 저와 피해자는 다른 (피해 사실) 부분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김혜정 : "피해자는 오랫동안 스스로가 경험한 것을 스스로 은폐하며 참고 지냈다. 사명감을 갖고 일하기 위해 살아왔다. 하지만 비밀을 유지하면서 지내는 게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망설이다 고소를 결심했는데 피고소인이 그런 선택을 할 줄 전혀 몰랐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부담과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이었다. 더해 지난 며칠 신상을 색출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겠단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았다. 2차 가해를 중단해달란 말씀을 드리고 싶어 오늘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장례위원회가 기자님들께 어떤 요청을 했는지 몰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피해자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2차 피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미경 : "장례 기간 중엔 우리는 최대한 기다렸다. (그래서) 오늘 발인을 마치고 나서 오후에 기자분들을 뵙게 된 것이다. 저희 나름대로 최대한의 예우를 했다고 이해해주시면 되겠다."
 
- 박 시장이 실종된 날부터 고소장 내용이라며 SNS에 공유된 내용이 있는데, 그게 고소장과 동일한 내용인가. 
- 지난 4월에도 서울시청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 압력까진 아니더라도 서울시 등에서 공식적, 비공식적 조치나 언질이 없었나.


김재련 :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고 떠돌던 문건은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 그 문건 안엔 사실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들어 있다. 오늘자로 그 문건을 유포한 자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이다. (지난 4월) 서울시청 성폭력 사건과의 연관성을 물어보셨는데 공통점은 서울시 내에서 발생했단 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

이미경 : "저희가 피해자를 지원하기 시작한 시점은 고소 직후였다. 그리고 피해자 지원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왜냐하면 피해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일단 저희는 청와대든 어디에서든 이 사건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았다. 받았다고 하더라도 전혀 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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