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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칼럼니스트가 자국을 '바보국가'라고 한 이유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한 손엔 코로나19, 한 손엔 중국과 패권경쟁... 힘 부치는 미국

등록 2020.07.15 20:52수정 2020.07.1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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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코로나19 피해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14일 오전 5시 40분 현재, 전 세계 확진자 1317만8738명 중에 미국인은 26.3%인 346만4720명이다. 사망자 57만3632명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인은 24.1%인 13만8095명이다. 확진자나 사망자의 4분의 1이 미국인인 것이다.

금년도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77억9479만 이상이고 세계 3위인 미국 인구는 3억3100만 이상이다. 미국 인구가 세계 인구의 4.2% 정도이며 미국이 최강대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환자 수가 너무 많을 뿐 아니라 미국의 대응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외에도 미국의 힘을 빼는 일들이 올해 많았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뒤 BLM(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집회가 있었던 데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지출도 많았다.

미국의 힘을 빼는 일들

<뉴스위크 인터내셔널> 편집자, <포린 어페어스> 편집장 등을 지낸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 인도계 미국인)는 지난 13일 치 <서울경제>에 기고한 '미(美)는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진 바보국가'라는 칼럼에서 미국의 재정지출 문제를 언급했다. 기고문 제목에 '바보 국가'가 들어간 것은 왜일까. 미국 관료기구가 무능해서 사태 확산을 키웠으며 미국 정부는 '똑똑한 정부'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파리드 자카리아는 "남북전쟁 이래 최악의 정치적 양극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양당 합의로 2조4000억 달러 규모의 재난구제기금을 풀었고 연준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했다"라며 "총액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25%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적 자금을 방출"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많은 돈을 풀었지만, 미국 정부는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바보국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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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 인도계 미국인) ⓒ 파리드 자카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투자은행들로부터도 나오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6일 미국 CNBC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의 -4.2%에서 -4.6%로 하향 조정했다.

전망치를 낮춘 이유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텍사스·애리조나·플로리다주 등에 최근 나타난 확진자 급증이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물론 미국 정부도 위기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이 구사하는 수단 중 하나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1위 국가' 지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중국에 대한 견제도 더욱 더 강화하고 있다. 기존의 무역전쟁도 유지하고 홍콩 문제를 통한 압박도 벌이고 있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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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지도. 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집계된 전세계 총 사망자 57만3042명 중 1/4에 달하는 13만5605명이 미국 사망자다(7월14일 오후1시30분 기준) ⓒ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거기다가 코로나19 자체를 소재로 중국과의 패권 경쟁도 연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책임 공방을 전개하며 중국의 도덕성과 위신을 떨어트리고자 애쓰고 있다.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병명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고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를 소재로 이른바 블레임 게임(blame game, 책임 공방전)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는 어떤 상황에 빠지더라도 중국만큼은 붙들고 있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대로 쓰러지면 중국이 내 자리를 차지할 거라는 미국의 우려가 드러난다. 그래서 코로나19 와중에도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종전과 동일한 양상으로 전개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적 지지를 받고자 이슈를 일으켜 도발하면, 중국이 스스로를 해명하며 대응에 나서는 양상이 종전과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성균 차이나브리프> 제8권 제2호에 실린 양철 성균중국연구소 교수의 기고문 '코로나19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이런 대목이 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블레임 게임을 설명하던 중에 나온 부분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순간 규범과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으로 전환된 것처럼, 이번 사태도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에서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여론전으로 전환되었다. 규범과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 역시 국제사회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는 점, 미국의 조치에 중국이 반응하며 대응하는 형태가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무역전쟁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몸속에 침투한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 건강은 물론이고 세계질서까지 동요하는 이 상황에서도 중국을 철저히 '마크'하는 미국의 태도는 직전 세계 최강인 영국과 비교될 만하다. 1840년 제1차 아편전쟁 승리를 발판으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최강대국이 된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을 계기로 경제 1위를 미국에 내준 뒤에도 정치 분야에서만큼의 종전의 최강국 지위를 그대로 이어갔다.

그런 영국이 직면한 절체절명 위기가 1929년 미국발(發) 대공황과 그 이후의 사태 전개다. 대공황에 대처하는 영국의 방식은 지금의 미국과 다소 달랐다. 경제 측면에서 고립으로 치닫는 지금의 미국과 약간 달리, 최강국 시절의 영국은 영연방(영국연방) 블록을 강화하는 쪽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서울대 교수들인 민석홍·나종일·윤세철이 1988년 함께 쓴 <세계문화사>는 노동당 출신의 제임스 램지 맥도널드(James Ramsay MacDonald, 1866~1937년) 총리가 1931년 거국내각을 조직한 뒤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다음해에는 캐나다의 오타와에서 연방의회를 열고 이미 웨스터민스터 조례로 공동체화한 제국이 경제적으로도 긴밀한 유대를 가지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자치령과 본국이 서로 전자의 농산물과 후자의 공산품에 대하여 특혜관세를 매기도록 하는 대신, 외국 상품에 대한 수입세를 늘리는 등 블록경제를 지향하게 되었다."

이처럼 영국은 영연방 블록화를 통해 대공황 탈출을 모색했다. 이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낳았다. 1933년 후반부터 경기가 회복되고 재정이 안정적이 됐으며 실업자도 감소했다.

영국은 그러나 국제정치에 대해서는 그만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자국의 세계패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도발적 움직임에 대해 유효한 견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게 일본 군국주의와 독일 나치즘에 대한 부실한 대응이다.

일본이 만주를 침공하고 국제연맹을 탈퇴하는데도, 독일이 국제연맹을 탈퇴하고 제1차 대전 강화조약인 베르사유조약를 파기하는데도, 영국을 비롯한 주류 진영은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영국 등이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자신감을 얻은 독일은 1935년에 에티오피아를 침공했고, 일본은 1937년에 중일전쟁을 도발했다. 이런 흐름은 1939년 제2차 대전 발발로 이어지고 세계질서 파괴로 연결됐다.

자크 알드베르 프랑스 교사를 비롯한 13명 유럽 고교 교사 및 대학 교수들이 쓴 <새 유럽의 역사>는 "민주주의, 특히 프랑스와 영국의 민주주의는 독재체제의 대두에 맞서는 데 무능한 것처럼 보였다"며 "그들 국가에서조차 파시스트운동이 발전했는데, 공산당들과 충돌했다"고 당시 영국 정부의 무능을 설명한다.

영국은 경제 측면에서는 블록화를 통해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정치 측면에서는 전체주의를 막지 못해 제2차 대전에 직면하게 됐다. 이로 인해 옛 식민지인 미국에 세계 최강 지위를 넘겨줘야 했다.

물러서기 보다는 앞으로 나아가기

코로나19에 처한 미국은 그 같은 영국과 달리 국제관계에서 공세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정상 등극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집념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세계패권을 위협할 만한 움직임을 적극 견제하고 있다. 직전 세계 최강국인 영국과 비교될 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의 패권 싸움은 실상은 힘에 부치는 싸움이다. 이 점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규모 전염병(감염병)과 싸우는 데는 의료 기술뿐 아니라 국가 시스템도 중요하다. 4.15 총선 때 방역 활동을 통해 한국 정부는 유능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보여줬다. 하지만 미국 국가 시스템은 코로나19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지지를 받아내는 데서도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한국보다 훨씬 더 큰 정부를 갖고도 한국보다 훨씬 못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파리드 자카리아가 미국을 '바보국가'로 부를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해 지치고 힘들어하면서도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박차를 가할 뿐 아니라 홍콩 문제 등으로까지 전선을 넓혀나가고 있다. 예전처럼 중국을 몰아붙일 수 없음이 명백한데도, 외형상으로는 싸움판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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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 AP/연합뉴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중국의 태도가 종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미국의 세계 패권을 수용하면서 곧잘 고개를 숙이던 중국이 최근에는 고자세를 취할 뿐 아니라 한판 대결도 불사할 듯 행동하고 있다. 거기다가 홍콩 문제를 계기로 신경이 한층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처럼 언제라도 터질 듯한 중국을 상대로 미국은 정면승부를 불사할 것처럼 위태로운 상황을 계속 연출하고 있다. 상황이 불리하고 힘이 부칠 때는 잠시 물러설 수도 있을 텐데, 미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뒤로 물러서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되는 모양이다.

세계사가 새로운 페이지로 넘어가게 되는 단서가 출현하진 않을까, 조심스럽게 주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조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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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저서: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신라왕실의 비밀,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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